기사 메일전송
PC방 문은 열었지만···“음식 안 돼요, 담배 나가서 피우세요”
  • 안정훈 기자
  • 등록 2020-09-15 19:27:47

기사수정
  • 거리두기, 취식 금지 등 제약 많아···“손님 오면 안 되는 것부터 설명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14일부로 완화됐지만 미성년자 출입 금지, 음식물 섭취 금지 등으로 PC방은 여전히 한산한 실정이다. 사진은 15일 영업을 재개한 서울의 한 PC방. (사진=안정훈 기자)

“손님이 오면 안 되는 것부터 설명해야 한다. 사실 게임 빼고 되는 게 없다.”

   

서울 종로구의 한 PC방 점장 A씨(40대)는 15일 오후 텅 빈 PC방을 정리하며 현재 PC방 제약에 대해 토로했다. 200여 석의 좌석이 준비된 PC방이지만 이날 기자가 방문했을 때 방문객은 20명도 채 되지 않았다.

   

해당 PC방은 정부 방침에 따라 이용자들이 1칸씩 떨어져 앉고, 라면 등의 음식을 팔지 않고 있다. 실내에 설치된 흡연실도 폐쇄해 점장은 들어온 손님들에게 일일이 “흡연은 밖에서 해 달라”고 설명해야 하는 실정이다.

   

A씨는 “이제 문을 연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아 매출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주 고객층인 학생들을 받을 수 없고, 음식도 팔 수 없으니 매출을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3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14일부터 2단계로 완화한다고 밝혔다. 고위험시설로 분류됐던 PC방도 이 과정에서 고위험시설에서 해제됐다.

   

정부는 PC방의 영업을 허용하면서 ▲좌석 띄워 앉기 ▲음식 섭취 금지 ▲미성년자 출입금지 등의 방역수칙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해당 수칙을 위반할 경우 운영중단 내지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A씨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만큼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PC방에서 식사가 금지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식당이나 술집, 카페에서 얼굴을 마주보고 식사하는 게 더 위험할 것 같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PC방이 불안하다면 카페는 안 불안하나, 어딜 가든 똑같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14일부로 완화됐지만 미성년자 출입 금지, 음식물 섭취 금지 등으로 PC방은 여전히 한산한 실정이다. 사진은 15일 영업을 재개한 서울의 한 PC방. (사진=안정훈 기자)

PC방 이용에 제약이 생김으로써 불편을 호소하는 것은 점주들뿐만이 아니다. 이용객 입장에서도 많아진 제약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관악구의 황씨(29)는 “PC방이 위험하다면 다른 곳은 안 그렇나. (다시 영업을 재개한 시설물 중) 어딜 가나 감염 우려가 있는 곳은 똑같다”며 “그렇게 위험하다면 집에 콕 박혀 있으라 하면 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PC방 이용자들 중 일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아예 PC방 발길을 끊고 중고 컴퓨터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최근 중고 컴퓨터를 구매한 김씨(30)는 “코로나19 사태로 답답한 상황이긴 했으나, 아예 게임 자체가 끊길 줄은 몰랐다”며 “감염 위험도 있고 하니 이번 기회에 컴퓨터를 새로 사서 집에서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구매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 ‘새희망자금’ 지원···PC방업계 “월 평균 1000만원 나간다”

   

지난 14일 국회 앞에서 PC방 운영조건 해제 및 실질적인 피해보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앞서 정부는 지난 10일 PC방 등 집합금지업종에 200만원의 ‘새희망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차 재난지원금 세부사항 중 일부다.

   

그러나 PC방업계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지난 14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새희망자금에 대해 “턱없이 부족한 금액으로 생색내기에 불과할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김병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회장은 “월평균 임차료 300~400만원을 비롯 전기·수도 기본료 등 60만원, 그 외 금융비용까지 감안하면 월 평균 1000만원 정도”라며 “이외에 생계비까지 고려한다면 실제 피해규모에 비해 200만원 지원은 너무나, 턱없이 부족한 금액으로 생색내기에 불과할 뿐이며 어떤 산출근거로 200만원이란 금액이 책정됐는지 PC방업계를 대표해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기한은 오는 27일까지다. 다만 추석 명절과 한글날 연휴까지 황금연휴기간이 기다리고 있어 이후 2주간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방역강화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 기간 운영...일주일간 세월호기 게양 경기도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추모 기간을 운영한다. 도는 7일간 광교 청사와 의정부 북부청사 국기게양대에 세월호 추모기를 게양할 예정이다. 세월호기는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라는 문구와 함께 노란색 바탕에 검은 리본 그림을 담고 있다. 또한 도는 ‘1,400만 경기도민 모두 별...
  2. 관악구, 제79회 식목일 기념 탄소·미세먼지 줄이는“나무심기”동참 관악구는 제79회 식목일을 맞아 4월 12일 관악산공원 양지지구에서 지역 주민과 함께 나무 심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나무 심기를 통해 자연의 소중함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미세먼지 저감 실천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나무 식재 장소는 과거 건축물과 지장물 설치로 녹지가 심하게 ...
  3. 잠실야구장 내 38개 식음료 판매업체 다회용기 사용, 올 시즌 플라스틱 24톤 감축 기대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이 가장 높은 야구장이 일회용품 줄이기에 나섰다. 판매자‧관람객 모두 조금은 번거로울 수 있지만 환경보호를 위해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용기’를 낸 것이다. 서울시는 올 4월부터 잠실야구장 내 플라스틱 일회용기를 사용하는 38개 식음료 매장에 다회용기를 본격 도입해 올 시즌에만 약 24톤의 플라스틱 폐기...
  4. 박승원 시장, 신안산선 학온역 신속하고 안전한 공사 추진 강조 박승원 광명시장은 지난 11일 오후 생생소통현장 일환으로 신안산선 복선전철 학온역 공사 현장을 방문해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박 시장은 이날 공사관계자로부터 학온역 출입구 예정부지 앞에서 신안산선 공사 현황을 보고받은 후 지하 터널 공사현장으로 내려가 관계자와 함께 공사장 안전관리, 시설물 등을 ..
  5. 제28회 수원특례시청노동조합 창립기념식 제28회 수원특례시청노동조합 창립기념식이 12일 팔달구 노블레스웨딩컨벤션에서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는 수원시 환경관리원 320여 명과 이재준 수원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준 시장은 모범 환경관리원 5명에게 수원시장 표창을 수여했다. 이재준 시장은 “골목골목을 다니며 시민들의 깨끗한 하루를 책임져 주시는 환경관리원 여러분.
  6.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 올인원 세탁건조기 국내 누적 판매 1만대 돌파 삼성전자가 지난 2월 국내에 선보인 ‘비스포크 AI 콤보’가 국내 히트 펌프 방식 세탁건조기 시장에서 처음으로 1만대 고지에 올랐다.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는 출시 3일만에 1천대, 12일만에 3천대 판매에 이어 지난 주말에 1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국내 올인원 세탁건조기’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 했다.비스포크 AI 콤보의 ...
  7. 하나은행, 글로벌파이낸스지 선정 `2024 대한민국 최우수 은행상`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인 글로벌파이낸스誌로부터 `2024 대한민국 최우수 은행상(Best Bank in Korea 2024)`을 수상했다고 밝혔다.하나은행은 글로벌파이낸스誌로부터 23회 연속 `대한민국 최우수 외국환 은행` , 통산 23회 `대한민국 최우수 무역금융 은행`에 선정되는 등 각 분야별 최우수 은행에 선정된데 이어 이번에 통...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