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고하승②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전망, 밝지만은 않다”
  • 공희준 편집위원
  • 등록 2020-07-03 17:07:56

기사수정
  • 안철수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제3지대 정당의 희망과 동력은 건재해
한국정치에서 제3정당을 한다는 건 희망고문을 자청하는 격이다. 희망고문은 피해자가 곧 가해자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어디 가서 고통과 억울함을 하소연할 길도 없다. 20대 총선 당시 전국을 강타한 국민의당 돌풍은 수십 년간 계속된 희망고문에 드디어 확실하게 마침표가 찍힐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품게 하기에 충분할 만큼 그 위력이 대단했다. 허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정부의 독주로 이어지는 정국 상황은 2016년 초에 창당된 1기 국민의당을 완전히 공중분해시키는 강력한 원심력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또다시 반복된 제3정당의 몰락과 실패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고 무죄한 처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손학규를 위한 변명”에 기꺼이 나선 고하승 시민일보 주필은 제3정당의 장기적 미래에 예상 밖의 낙관론을 기탄없이 표명했다. 그는 도대체 어떤 근거에서 무모함에 가까운 자신감을 찰나의 망설임조차 없이 내비친 것일까?

원로 정치인들도 ‘올드 보이’ 배척 풍토에 책임 있어


고하승 시민일보 주필은 정동영 전 의원 대해서 예상 밖의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사진 김대희 기자) 대화의 초점은 김종인으로 다시금 옮겨갔다. 김종인의 약진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전 대표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응원군 겸 활력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연유에서였다.

 

공희준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만에 하나 대선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며 야권 대표로 출전할 경우에 승산이 있다고 주필님께서는 예견하십니까?


고하승 : 승산이 없습니다. (강조하듯이) 당연히 없습니다. 이기기를 바라는 건 순전히 김종인 위원장 본인의 욕심일 뿐입니다. 저는 본선에서의 승산을 따지기 이전에 김종인 위원장이 보수진영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일 자체부터가 무척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보수진영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기성 조직과 집단들의 텃세를 이겨내는 건 그 누구에게든 결코 만만한 과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김종인 위원장이 보수의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일만큼이나 쉽지 않은 게 또 있습니다. 정치를 오래한 인물들을 무조건 터부시하는 청산주의 문화를 청산하는 것입니다. 허무주의적인 청산주의 문화가 정치권에서 유달리 기승을 부려온 데는 원로 정치인들 스스로의 책임도 큽니다. 이를테면 이번 21대 총선 정국에서 일부 원로 정치인들은 자신이 엄연히 야당에 당적을 두고 있는데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두둔하고 옹호하는 2중대적인 모습을 서슴없이 드러냈습니다.

 

고하승 시민일보 주필은 민생당 공천을 받아 목포 지역구에 출마했던 박지원 전 의원을 아마도 겨냥한 듯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는 몹시 편향된 성격이다. 그러나 매체는 공정하고 중립적인 논조와 태도를 최대한 유지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나는 박지원 전 의원에게 우호적 시각을 지닌 인사를 섭외해 ‘정치인 박지원’을 주제로 하는 인터뷰도 진행할 예정임을 독자들께 미리 고지하는 바이다. 때마침 오늘, 박지원은 문재인 정부의 신임 국정원장으로 전격 내정된 터이다.

 

상당수의 원로 정치인들은 소신과 원칙이 아니라, 오로지 이해득실만을 중시하는 구태의연한 정치에 몰두해왔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나이 들면 물러나야만 한다”는 인식이 유권자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팽배해지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원로 정치인은 분명 존재합니다. 저는 그와 같은 좋은 원로 정치인들 중 한 명이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정동영 전 의원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를 내려왔습니다. 다만 명확히 문제를 제기해야만 할 대목이 있습니다. 정동영은 중도 성향의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부패한 보수와 무능한 진보 사이에서 건전하고 합리적인 민생정치를 해낼 제3당을 만들어 키우려고 끈질기게 노력해온 세력의 주축은 중도적 색채의 노선과 정책을 견지하고 신봉해온 인물들입니다. 정동영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보다 왼쪽이고, 정의당보다는 오른쪽인 정당을 건설하겠다고 본인 스스로의 입으로 선언했던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념과 색깔의 차이를 초월해 정치인 정동영 개인에 관해선 높은 점수를 주고자 합니다.


집권세력의 도덕성 없이는 정권재창출도 없다

 

고하승 주필은 정권의 도덕적 하자가 2022년 대선의 ‘게임 체인처’가 될 걸로 봤다. (사진 김대희 기자)

제3정당, 즉 제3지대로 이야기의 무게중심이 이동한 터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소재가 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었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듯, “안철수 덕분에 흥했다 안철수 탓으로 망했다”가 지난 10년간의 한국 ‘제3지대 흥망사’의 한 줄 요약본인 탓이리라.

 

‘안철수 현상’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단독으로, 자력으로 일으킨 태풍이 아니었습니다. 낡고 무능한 기성 양당정치에 실망하고 좌절한 수많은 국민들이 제3지대에 보내준 화끈한 응원과 폭발적 지지의 산물이자 반영이었습니다. 기득권 양당정치 체제의 모순과 병폐는 근본적으로 전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제3지대에 대한 국민들이 희망과 성원은 숨고르기 단계에 잠시 들어갔을 따름입니다. 절대로 소멸한 것이 아닙니다.

 

안철수 대표가 제3지대의 추동력을 적잖이 깎아먹은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뿌리까지 완전히 뽑아놓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현재 국민들 눈앞에 보이는 안철수의 한계와 미숙함을 극복하고 탈피한 제2, 제3의 안철수가 머잖아 등장할 것이라고 낙관하는 까닭입니다.

 

최근 정치권의 기류도 제3지대의 재건과 부활에 플러스 요소가 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인 8월에 새로운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치를 예정입니다. 친문과 비문의 반목과 불화가 자연스럽게 표출될 계기와 환경이 마침내 조성된 셈입니다.

 

고하승 주필은 2022년의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수월하게 낙승해 정권재창출에 성공할 것이라 전망하는 대다수 정치평론가들과는 관점을 달리하는 기색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승리 이후에 오만과 독선의 극치를 달리고 있습니다. 미래통합당은 역대 최악의 야당입니다. 그렇지만 미래통합당의 무기력과 한심함이 여당이 국회 18개 상임위원회 전체를 싹쓸이한 사태마저 정당화해줄 수는 없습니다. 집권당이 국회 상임위 모두를 독식한 구조는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당장은 축배를 들이킬 일처럼 생각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독배가 되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게 명약관화합니다.

 

대선 승패의 중요한 관건은 집권세력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입니다. 문재인 정권 사람들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은 이명박 정권이나 박근혜 정권의 그것과 비교해 객관적으로 별반 나아 보이지를 않습니다. 심지어 심각하게 퇴보한 인상마저 종종 주는 지경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눈은 매섭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땅 짚고 헤엄치기로 치러낸 선거는 올해 총선이 마지막일 것입니다.

 

공희준 : 의미심장한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고하승 : 두서없는 얘기 진지하게 경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덧붙이는 글

고하승 시민일보 주필은 만으로 현재 61세이다. 시민일보에서는 주필로 취임하기 전에 정치국장과 편집국장을 차례로 지냈다. 신문사 바깥에서는 「국제신학대학원 언론신학연구원」 겸임교수와 「사단법인 우리민족 교류협회」 이사를 역임했으며, 지금은 「사단법인 청소년경제교육재단」 상임이사를 각각 맡아 활동하고 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이원욱 의원, “개혁신당 돌풍은 동탄에서” 총선 후보 등록 완료 개혁신당 이원욱 의원(경기 화성정: 동탄1·2·3·5동, 반월동)이 22일(금), 선거관리위원회에 경기 화성(정) 후보자로 등록을 마치고 총선 승리 의지를 다졌다.이원욱 의원은 이번 총선으로 개혁신당이 양극단 혐오정치를 끝내고, 대한민국의 정치개혁을 이뤄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본후보 등록을 마친 이원욱 의원은 “지난 21.
  2. 김현정 후보, “GTX연계 평택 글로벌대학 캠퍼스 추진” GTX A·C노선 연장으로 서울·평택간 30분대 통근이 가시화한 가운데,  외국 명문대를 유치해 평택 글로벌캠퍼스를 만들겠다는 공약이 나왔다. 21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평택시병 국회의원 후보는 “국내외 대학 유치는 100만 글로벌 특례시를 지향하는 평택시의 과제로 꼽혀왔다”며 “GTX A·C노선의 평택 구간 연장이 기...
  3. 서울시, 잠실종합운동장 방문객 대중교통 이용 당부 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사업소)는 3월 23(토)부터 24일(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에서`2024 프로야구 공식 개막전` 및 `2023~2024 프로농구`가 개최되어 많은 관람객들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 되므로 잠실종합운동장을 찾는 시민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잠실야구장에서는 2023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LG와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
  4. "토요일은 서울 곳곳 누비며 우리 가족 역사 만나러 가는 날" 토요일 주말, 자녀와 함께 교과서 속 역사 현장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역사편찬원은 `엄마아빠와 함께하는 교과서 역사기행(이하 교과서 역사기행)`을 마련하고 참여자를 모집한다.교과서 역사기행은 초·중·고 역사 교과서에 나오는 문화유산을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직접 걸어보며 체험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각 답사...
  5. 차지호 선거사무소 개소식, “오산이 이끄는 미래 경기시대 열겠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오산시 선거구의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후보가 23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세몰이를 시작했다.`오산 미래가 되다, 따뜻한 미래설계자 차지호’를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날 개소식에는 많은 내·외빈이 참석하며 야당의 촉망받는 후보임을 입증했다.또한 시민사회 각계각층과 지지자들이 ..
  6. 박성중 부천을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부천벨트’ 만들 것" 박성중 국민의힘 경기 부천을 후보는 23일, 부천시 중동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부천의 발전과 4.10 총선 승리를 위한 본격적인 출정에 돌입했다.이날 개소식에는 부천시민과 당원들이 대거 참석해 인산인해를 이뤘고,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인천계양을 후보), 권성동 의원과 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사...
  7. 인천시, 산하기관과 소통·협력 강화 나서 인천광역시는 20일 시청 회의실에서 산하기관 협의체 전체 회의를 개최했다. 인천시-산하기관 협의체는 시 산하에 있는 경제자유구역청, 공기업, 출자출연기관 등을 대상으로 산하기관의 관리‧대응 체계를 일원화하고, 대시민 서비스의 최일선에 있는 산하기관과의 소통을 강화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구성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