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건전·윤리 경영감시자 역할을 약속한 산업은행에 대한항공 내 성폭력(강간미수)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공공운수노조와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내 성폭력 사건을 외면하는 산업은행을 규탄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2월 9일 산업은행에 대한항공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입장질의 및 이동걸 산업은행장 면담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산은은 지난 12월 14일 “동 사건(대한항공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저희 은행도 심히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 사건은 회사와 고용노동부가 조사 중이고, 민사소송도 진행 중인 건으로 저희 은행이 입장을 밝힐 만한 지위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저희 은행이 답변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점을 혜량해 주실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공공운수노조는 “산업은행의 무책임한 답변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산업은행은 대한항공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건전·윤리·경영 감시자의 역할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공공운수노조는 대한항공이 피해조합원에게 언론 보도 정정과 노조 활동을 중단에 협조하는 조건으로 성희롱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이날 피해조합원은 대독 발언을 통해 “현재 회사와 상대로 진행하는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대한항공 내 성희롱 실태조사를 요청했다”라며 “하지만 대한항공이 성희롱 실태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인 제가 언론 보도를 정정할 것과 노조 활동을 중단하게 하는 할 것을 협조하는 조건으로 성희롱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가해자보다 더 악랄하고 비열한 방법으로 피해자인 저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이라며 규탄했다.
앞서 대한항공 직원이자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조합원인 A씨(피해조합원)는 대한항공에서 씨는직장 내 성폭력(강간미수), 성희롱, 괴롭힘, 부당한 인사이동 등의 2차 가해를 겪었다.
이에 A씨는 대한항공에 3차례에 걸쳐 사내진정을 했지만, 회사는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라며 가해자를 징계 없이 사직 처리했다. 이외에도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등의 사건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현재 A씨는 대한항공 내 성폭력, 성희롱 전수 실태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 후 산은 입장 재질의 및 이동걸 산업은행장 면담 요청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