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과 통합적인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우리 사회 약자 한 분, 한 분을 ‘생활 밀착형 소프트웨어’ 혁신을 통해 계속해서 약자와의 동행을 챙겨나가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2관에서 열린 ‘2024 서울 약자동행 포럼’에서 특별대담에 참여해 지난 2년여 간의 ‘약자와의 동행’ 정책 추진 배경과 성과를 설명하고 앞으로의 정책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포럼은 ‘약자동행, 같이의 가치를 더하다’를 주제로 해외도시 시장단과 글로벌 석학, 민간활동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세계 주요 도시의 약자동행 정책과 다양한 활동 사례를 공유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포럼 개회식에서 오세훈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약자의 범위와 대상도 확대”되고 있다며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고 팍팍한 시민의 삶을 보듬는 동시에 도시경쟁력도 높이기 위해 ‘약자와의 동행’은 필수 가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지난 2년간 약자와의 동행을 시정 최우선 가치로 삼고 안심소득, 서울런 등 시정 전 분야에서 약자동행 정책을 추진하고 약자동행지수도 개발해 활용 중”이라며 서울시의 약자동행정책을 소개했다.
한류 연구학자 샘 리처드(Sam Richards) 美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사회학교수가 ‘동행없는 사회의 위험성과 한국의 이점’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샘 리처드 교수는 약자와의 ‘동행’이 없는 사회가 지닌 위험성을 진단하며 무엇보다 전세계적으로 두드러지는 불평등의 심화 속에서 빈부격차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에 대한 접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문제 해결에 있어 특별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도시로 노르웨이 오슬로, 스웨덴 스톡홀름, 핀란드 헬싱키, 덴마크 코펜하겐,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등 5개 도시를 꼽으며, 소외계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철저히 시행하고 있는 점이 이 도시들의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경제적 불평등은 그 자체로 살아숨쉬는 유기체와 같아 그 움직임이 가속화되면 멈추기 어렵다”며, 최근 경제적 불평등 속에서 한국의 청년층 사이에서 나타난 다양한 우려사항을 눈여겨볼 것을 강조했다.
이어진 특별대담은 ‘약자와 함께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을 좌장으로 오세훈 서울시장, 샘 리처드 교수, 메이 리(May Lee) 로투스 미디어하우스 대표가 논의를 펼쳤다.
아시안계 메이 리 대표는 미국에서 겪은 차별과 극복 과정을 공유하며 도시정부가 다양한 문화와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사회적 약자 지원정책 확대 등을 통해 생산적인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약자와의 동행’ 정책의 추진 배경과 성과를 묻는 질문에 오 시장은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과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라는 두 책의 내용을 예시로 언급하며, ‘정부로서 약자를 챙겨야 할 당위성’과 ‘미래를 위한 발판을 만들기 위함’으로 나눠 설명했다.
이어, 약자동행 정책이 실제로 시민들에게 얼마나 도움 됐는지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약자동행지수’ 개발 후 첫 평가를 실시한 결과 시행 첫해인 ’22년보다 지수가 11% 상승했고 올해 동결된 서울시 예산 편성에 있어, 약자와의 동행 정책은 예산이 늘어났지만 아직까지는 평가가 이르다는 조심스러운 접근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특히, 앞으로의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 정책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오 시장은, “조금 어려운 표현으로 정의하면 ‘생활 밀착형 소프트웨어의 혁신’이라며, 최근 이용자 100만을 돌파했던 손목닥터9988, 정원도시 프로젝트, 기후동행카드와 같은 정책들로 일상 속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아도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이 그러한 접근 방향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동행식당 ▴온기창고 ▴희망의 인문학과 같이 작지만 의미 있고, 또 소소하지만 매우 효율적인 약자와의 동행 정책들이 비로소 많이 론칭된 만큼 남은 임기 동안 사회적 약자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위안을 드려, 서울시가 진정성 있는 따뜻한 마음으로 약자를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계속해서 관리해 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첫 번째 세션에서는 국내외 주요 도시의 약자동행 정책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발표자로 나선 조미숙 서울시 약자와의동행추진단장은 서울시의 약자동행 정책을 소개하고 이어 켈리 디어만(Kelly Dearman) 샌프란시스코시 장애 및 고령서비스부장이 노인과 장애인의 주거 보조와 홈케어 서비스 등 샌프란시스코의 약자정책을 설명했다.
또, 시라베 아와야(Shirabe Awaya) 요코하마시 고령건강복지부장이 개인별 건강 DB를 활용한 예방치료 강화 등 초고령사회 대책을 발표하고 레이첼 아르파(Rachel Arfa) 시카고시 장애인복지국 최고위원이 장애인 접근성을 높인 주택 개조, 일자리 알선 등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소개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제라드 후엔테스 카포(Gerad Fuentes Capo) 바르셀로나시 주거‧재활기구 매니저는 양질의 공공임대주택 보급 확대와 합리적 수준의 임대료 관리 등 취약계층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정책을 발표했다.
사례 발표 후에는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테마 비체칼(Tema Vichekal) 프놈펜시 행정국 부국장이 약자 정책의 발전 방향에 대한 토론이 펼쳐졌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현장에서 약자동행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민간활동가의 사례 공유로 이뤄졌다. 먼저 김기룡 플랜엠 대표가 민관협력을 통한 약자와의 동행 사례와 전략을 발표하고 이어 마이크 김(Mike Kim) 구글 스타트업 아시아태평양총괄이 ‘따뜻한 한 끼, 약자 지원의 첫 걸음’을 주제로 노인빈곤 해결을 위한 봉사활동의 중요성을 소개했다.
다음으로 발표자는 김성민 브라더스 키퍼 대표로 자립준비청년을 돕는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대표 역시 경안신육원(안동시 소재)에서 17년간 생활한 자립준비청년이었으며 브라더스키퍼 직원 대다수도 자립준비청년들이다. 마지막으로 메이 리 로투스 미디어 하우스 대표가 팬데믹 이후 변화된 약자의 상황을 공유하고 나아갈 길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사례 발표 후 정유진 함께하는 사랑밭대표를 좌장으로 최종환 서울시 영등포장애인복지관 관장과 칼릴자데 니하트 한국문화재단 문화유산글로벌홍보단 고문이 참석해 민간영역의 약자동행 활동과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한국삶의질학회(회장 한준)를 중심으로 약자동행 정책이 시민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다. 특히, 서울시 ‘약자동행지수’를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글로벌 지표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도 세밀하게 살펴봤다.
먼저 권다은 KDI 정책대학원 박사가 한국인의 삶의 질 격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소개하고 윤민석 서울연구원 약자동행센터장이 ’23년 서울시 약자동행지수 분석 및 글로벌 지표이자 지속가능한 지수로의 발전 전략을 밝혔다.
사례 발표 후에는 한준 한국삶의질학회장 주재로 변미리 서울연구원 포용도시연구본부장과 최바울 통계개발원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이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약자동행 정책에 대해 밀도있는 논의를 펼쳤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 디지털 전환에 따른 기술․경제적인 변화 등은 취약계층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며 “다양한 영역에서 약자와 동행하면서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전 세계 도시들이 정책의 가치를 공유하며 서울시와 함께 약자와 동행하는 도시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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