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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집행’과 ‘생존권 투쟁’ 속에 얼룩진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 김창식 기자
  • 등록 2019-04-25 17: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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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협 측 다섯 번째 강제명도집행에 구(舊)수산시장 상인들 강력 반발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은 서울시민들이 회나 매운탕 등을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자주 찾는 ‘핫플레이스’였다. 


이곳이 현대화 사업이란 이름으로 새 단장을 하면서 사업을 주도한 수협중앙회와 이를 반대하는 상인들 간 깊은 갈등이 빚어지면서 옛 추억이 퇴색돼 가고 있다.


옛터를 지키려는 상인들과 수협 간의 장기간에 걸친 대치로 이 시장은 상처만 깊어가고 있다. 다섯 번째 진행된 강제명도집행이 강행되면서 또다시 서울 횟집의 메카 노량진 수산시장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수협중앙회 측과 구시장 상인들이 대거 충돌하면서 25일 오전 노량진 수산시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오랜 대치 속에 추억은 퇘색돼 가고 상처는 더욱 깊어져


구시장 상인들은 이날 법원과 수협중앙회의 강제 명도집행 중단과 함께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량진 수산시장 강제집행에 나선 용역들과 심한 밀고 당기기 몸싸움이 빚어졌다.(사진=김대희 기자) 


강제집행에 나선 법원 집행원들과 심한 밀고 당기기 몸싸움이 빚어졌다.


이날 법원과 수협의 다섯 번째 구 노량진 수산시장 명도집행이 4시간 만에 종료됐다. 법원과 수협은 구 시장 내 활어보관장과 점포 한 곳을 철거했지만 상인들의 저항으로 구 시장의 핵심 시설인 수산물 판매장을 철거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소속 집행인력 200여 명과 수협 관계자 100여 명은 2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구 시장에 대한 명도집행을 진행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오전 내내 노량진수산시장 시민대책위(대책위)와 민주노점상전국연합(민주노련),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 등 상인 1000여 명은 명도집행에 반발하며 경찰을 비롯해 법원·수협의 명도집행 인력 등과 시종일관 대치했다. 

구시장 상인들은 수산시장 입구를 막고 스크럼을 짠 채 집행 저지시위를 했다.(사진=김대희 기자)  


이 과정에서 양측 간 몸싸움이 벌어지며 어지럼증을 호소한 수협 직원 1명과 입 부위에 부상을 입은 수협 직원 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심한 몸싸움 끝에 종료된 다섯 번째 명도소송 강제집행


이날 강제집행은 노량진수산시장의 다섯 번째 명도소송강제집행이었다. 구시장 상인들은 수산시장 입구를 막고 스크럼을 짠 채 집행 저지시위를 했다. 


수협은 지난 2017년 4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명도집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구시장 상인들의 강경 대응에 막혀 번번이 무산됐다.


상인들은 이날 강제집행 직전인 오전 8시경 수산시장 구시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명도집행 중단하고, 생존권을 보장하라. 서울시는 책임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량진수산시장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노량진 수산시장 구시장에 대한 제5차 명도집행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전열을 가다듬었다. 이에 상인들은 오전 6시부터 시장 입구에 모여 집회를 시작했다. 


대책위는 “오늘 오후 2시 국회에서 공청회가 예정돼있는데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가 명도집행을 진행한다고 밝혔다”면서 “이번 명도집행은 수협에서 노량진수산시장 갈등이 국회와 정치권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떼를 쓰는 것이 아니다”


윤헌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 공동위원장은 "노량진 시장은 서울시민의 시장"이라며 "우리는 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노량진으로 태어나기 위해, 현대화 사업이 잘못됐다는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는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 평가와 대안 찾기 국회공청회’가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 평가와 대안 찾기 국회공청회’가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사진=김대희 기자)


두어 시간 동안 진행된 발제와 토론회에서는 말만 무성했을 뿐 별다른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는 구 수산시장 건물 노후화 등을 배경으로 14년 전인 지난 2005년 시작된 정책 사업이다. 구 시장 일부 상인들이 협소한 공간과 비싼 임대료를 문제 삼아 이전을 거부하면서 2015년부터 수협과의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됐다.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는 구 수산시장 건물 노후화 등을 배경으로 14년 전인 지난 2005년 시작된 정책 사업이다.(사진=김대희 기자)  

수협은 구시장 단전·단수 조치를 취하며 상인들의 퇴거를 압박했으나 여전히 일부 상인들은 시장을 불법 점유하고 있는 상태다. 


수협은 작년 11월 구시장 단전·단수 조치 과정에서 직원이 폭행 당했다며 구시장 상인과 민주노점상전국연합(민주노련) 지도부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지난 2월 11일에는 동작경찰서에 대한 편파 수사에 대해 구시장 측의 반발이 있었다. 


이날 경찰서는 구시장 측 윤헌주 공동위원장과 최영찬 민주노련 위원장 등 8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일반교통방해, 폭행 등 업무 방해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하지만, 구시장 상인 측은 경찰 조사에 반발했다. 상인들 또한 수협 직원들에게 폭행 당했음에도, 경찰이 수협에 대해선 아무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상인들과 민주노련 관계자 등 250여 명은 같은 날 동작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경찰의 편파 수사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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