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안전불감증이 부른 인재(人災)"
  • 강기중 기자
  • 등록 2025-08-19 18:09:25

기사수정
  • 건설사고조사위, 전도방지시설 임의 제거·안전기준 위반 지적
  • 국토부, 재발방지대책 발표...불법 하도급 등 총 14건 적발

지난 2월 25일 오전 9시 50분경 발생한 세종안성 고속도로 청용천교 붕괴 사고의 원인이 `인재(人災)`로 공식 지목됐다.

 

사고가 난 세종-포천 고속도로 사고 구간 `국도 34호선` 개통 사진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사고의 직접적 원인을 `전도방지시설 임의 제거`와 `안전인증 기준을 위반한 장비 운용`으로 결론짓고, 부실한 현장 관리·감독과 불법 하도급 등 총체적 안전 관리 미흡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을 밝혔다.

 

이 사고로 인해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당하는 안타까운 인명 피해가 발생했으며, 교량 거더 24본 등이 붕괴·파손됐다.

 

전도방지시설 임의 해체가 붕괴 결정타

 

국토교통부(장관 김윤덕)는 붕괴 사고 발생 직후인 2월 28일부터 오홍섭 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민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사조위를 출범시켜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사조위는 3회에 걸친 현장 조사와 2회의 관계자 청문, 14회에 달하는 회의를 통해 객관적인 사고 원인을 파악했다.

 

특히 사고조사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CCTV 영상 분석과 3D 모델링을 통한 다양한 붕괴 시나리오별 구조해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런처 후방 이동 등 동일한 조건에서도 전도방지시설인 스크류잭이 제거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거더가 붕괴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당시 현장에서는 거더 안정화를 위해 가로보 타설 및 양생 작업 이후에 해체해야 할 전도방지시설을 작업 편의를 위해 미리 제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120개의 스크류잭 중 72개가 이미 제거된 상태였고, 전도방지 와이어 또한 제거되어 있었다.

 

스크류잭 정면(위), 측면(아래

사고가 난 청용천교와 같이 내진성능이 우수한 양방향 면진받침 위에 거더를 직접 거치한 상황에서는 가로보 타설 전 임시 받침을 제거할 경우 전도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안전인증 위반한 런처 운용, 총체적 관리·감독 부실

 

이번 사고의 또 다른 주요 원인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인증 기준을 위반한 런처 후방 이동 작업이었다.

 

해당 런처 장비는 전방 이동 작업에 대해서만 안전인증을 받았지만, 시공사는 후방 이동 작업을 포함하여 안전관리계획서를 작성했고, 발주청까지 이를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조위는 관리·감독 부실도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한국도로공사의 자체 매뉴얼에 따라 임시시설에 대한 검측은 시공사에게 맡겨졌고, 시공사는 하도급사가 전도방지시설을 제거한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또한 안전관리계획서 검토도 부실했고, 관계 전문가가 가설 구조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시공계획에 명시된 런처 운전자와 사고 당일 작업일지의 운전자가 달랐고, 작업 도중 운전자가 다른 크레인 조종을 위해 현장을 이탈하는 등 전반적인 현장 관리·감독이 허술했던 점도 드러났다.

 

부실 시공 흔적도 발견

 

사고 이후 현장에 남아있는 교각과 교대에 대한 안전성 확인 결과, 부실 시공의 흔적도 발견됐다.

 

다리 시작점 기둥인 A1 교대의 콘크리트 압축 강도는 설계기준(35MPa)의 84.5% 수준인 29.6MPa에 불과해 시방서 기준(85%)에 다소 미달했다.

 

또한 CCTV 영상 분석 결과, 거더 붕괴 당시 P4 교각의 기둥과 기초 접합부에 순간적으로 23cm의 횡변위가 발생하며 손상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미 붕괴 거더에서도 기준치인 55mm를 초과하는 60~80mm의 횡만곡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조위는 향후 발주청의 정밀조사를 통해 이들 구조물에 대한 보수 또는 재시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발 방지 대책, 안전 시스템 전반에 걸친 개선 추진

 

사고조사위원회는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기술적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사조위의 제안을 전적으로 수용하여, 전도방지시설 해체 시기 기준 마련, 건설사업관리자의 관리·감독 의무 현실화, 거더의 횡만곡 및 솟음 관리 강화, 런처 등 건설장비 전문가 검토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교량 공사 표준시방서`를 개정해 전도방지시설은 가로보 타설 및 양생 이후 건설사업관리기술인의 승인을 거쳐 해체하도록 규정할 예정이다.

 

또한 `기술자문위원회 운영규정`을 개정해 런처 등 특정공법에 대해서는 기술자문 시 건설장비 전문가가 반드시 참여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건설공사 안전관리계획서 작성 매뉴얼`을 개정해 안전인증 기준 준수 여부와 장비 선정의 적정성 등에 대한 검토를 강화한다.

 

사조위 활동과는 별도로, 국토교통부 특별점검단은 사고가 발생한 세종-안성 고속도로 9공구에 대해 4월 중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총 14건의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

 

여기에는 정기 안전점검 결과 미제출(4건) 등 안전관리 미흡 사례, 콘크리트 압축강도 품질시험 누락(1건) 등 품질관리 미흡 사례, 그리고 건설업 무등록자에 대한 하도급 등 불법하도급 사례(9건)가 포함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조위 조사 결과와 특별점검 결과를 관계부처 및 지자체에 즉시 통보하고, 해당 법령에 따라 벌점·과태료 부과 및 영업정지 처분 등 엄중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사고 사례를 전파하고, 취약 시기 현장점검을 수시로 진행하여 재발 방지 대책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오홍섭 사조위 위원장은 "다시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의 조속한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 조사 결과는 국토교통부 누리집과 건설안전 종합정보망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한국부동산원, 2026년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기술지원 사업 설명회 개최 한국부동산원이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토안전관리원과 공동으로 `2026년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의무화 기술지원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이번 사업은 의무화 대상 공공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개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문 수행기관이 행정 및 기술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2026년에는 총 10개의 전문 수행기관이 선.
  2. 무주국유림관리소, 산림사업장 안전사고 예방 위한 협의체 개최 서부지방산림청 무주국유림관리소는 12일 산림사업장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도급인과 수급인이 참여하는 `안전보건협의체`를 개최했다.이번 회의에는 김인천 서부지방산림청장을 비롯해 현재 진행 중인 산림사업장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는 산림 현장의 주요 위험요인을 사전에 발굴하고 효과..
  3. 무주국유림관리소, 백두대간 보호 위한 산림정화 캠페인 전개 산림청 무주국유림관리소는 지난 16일 지리산국립공원 정령치에서 고리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일대에서 백두대간 사랑운동과 산림정화 캠페인을 실시했다.이번 활동은 백두대간의 중요성을 알리고 소중한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여자들은 많은 등산객이 오가는 주요 거점인 해당 구간을 중심으로 방치된 각종 쓰레기를 집..
  4. 중기부, 2027년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사업 참여 대상 모집 중소벤처기업부는 2027년도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사업에 참여할 대상을 20일(화)부터 11월 16일(월)까지 모집한다.이번 공고는 전통시장과 상점가, 골목형상점가 등을 대상으로 문화관광형시장, 시장경영지원, 전통시장 안전관리패키지, 지역상품전시회, 우수시장박람회 등 총 5개 사업에 걸쳐 진행된다.주요 개편 사항으로 문화관..
  5. 이재명 대통령,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 접견…AI 협력 및 양극화 해소 논의 이재명 대통령은 10월 19일 청와대에서 `글로벌 AI·디지털 서밋` 참석차 방한한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그룹(WBG) 총재를 접견했다.이 대통령은 방가 총재를 환영하며 이번 서밋이 여러 나라의 경험과 지혜를 모아 AI의 혜택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돌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이 날 이 대통령은 각국이 AI의 혜택뿐 아니라 부작용..
  6. 현대건설, 목동10단지 재건축 시공권 확보… ‘디에이치’ 브랜드 최초 적용 현대건설이 목동신시가지 재건축사업 시공권을 처음으로 확보하며 목동10단지 재건축 사업자로 선정됐다.현대건설은 18일 열린 목동10단지 재건축사업 전체회의에서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이번 사업은 서울 양천구 신정동 311번지 일대의 기존 2,160세대 아파트를 최고 40층, 총 4,248세대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로 재건축.
  7. 반도체 분야 2조 원 상생 무역금융 출범…대기업-소부장 동반성장 본격화 반도체 대기업과 소부장 기업의 상생 협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2조 원 규모의 반도체 분야 상생 무역금융이 새롭게 출범했다.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은 19일 용인 일반산단을 방문해 SK하이닉스의 용인 1호 팹 구축 현장과 트리니티팹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반도체 산업의 상생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과 간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