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김남주 기자] # 오전 9시 30분 어린이집에 등원한 사랑이는 실내자유선택활동으로 블록을 하다가 선생님 주도아래 이야기나누기, 교구를 활용한 대소집단활동을 한다. 이후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고 실내에서 체육활동을 한다. 반 별로 일정에 따라 활동해야 해 바깥놀이를 마음껏 할 수 없다.
# 반면, 야외활동이 많은 핀란드 어린이집에서는 모자와 장갑, 장화가 필수이고, 뉴질랜드 어린이집은 아이들이 실내든 실외든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데 가서 논다. 아예 바깥 담당 선생님과 안을 담당하는 선생님으로 나눠서 운영된다. 선생님이 한 반을 데리고 다니면서 다 안에서 놀거나 다 밖에서 노는 한국의 어린이집 풍경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서울시는 교실 안 학습교재‧교구 중심의 보육과정을 탈피, 영유아의 생태체험과 놀 권리를 보장하는 거점형 ‘생태친화 어린이집’을 2022년까지 자치구별 5개소, 125개소를 조성‧운영한다. 올해 처음으로 4개구 20개소를 조성한다고 15일 밝혔다.
그동안 국공립어린이집을 획기적으로 확충해 보육 인프라를 늘려왔다면, 이제는 보육의 질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어린이집은 정해진 보육일정에 따라 학습과 수업중심의 일과에 맞추어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공간, 연령구분 및 교재교구 활동 등 교사의 통제에 따라 일과를 진행하다보니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우기 어렵거나 아이주도적 놀이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늘 이어져왔다.
마침 정부도 놀이‧유아중심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누리과정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가 지난 4월 보육교직원 및 부모 2,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태보육 관련 설문조사 결과, 생태친화 보육에 대한 정책적 요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태친화형 보육에 대해 교사, 원장, 부모 모두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90%가 넘었으며, 놀이공간 조성(35.9%), 생태친화형 프로그램 개발 보급(32.1%)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시가 조성‧운영하는 생태친화 어린이집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두지 않고 자연‧아이‧놀이 중심의 다양한 보육과정을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말한다.
예컨대, 어린이집 내 공간이나 인근에 다양한 생태보육이 가능한 텃밭, 실내외 놀이터를 조성해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한다거나, 유아숲체험원, 태양의 놀이터 등 서울시 생태 시설과 연계해 바깥놀이, 산책 시간을 늘린다.
시는 또 어린이집의 부족한 야외놀이공간을 지원하기 위해서 유아숲체험원(52개소), 유아동네숲터(199개소), 태양의 놀이터(에너지드림센터), 시민자연학습장(농업기술센터) 등 서울시 유관시설도 연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