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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일 ‘세계 펭귄의 날’ 빨라진 남극의 봄, 굶주리는 새끼 펭귄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6-04-23 12: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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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빙 붕괴로 드러난 황제펭귄의 생존 위기… IUCN 적색목록 등급 ‘위기’로 두 단계 상향
  • 돌로 집 짓고 함께 키우는 아델리펭귄의 생활 방식
  • WWF, 데이터 기반 연구를 통해 펭귄 및 남극 생태계 보호에 앞장서

해빙에서 이동중인 황제펭귄 무리(© Aflo, WWF)

매년 4월 25일은 ‘세계 펭귄의 날(World Penguin Day)’이다. 남극 생태계의 상징적 존재인 펭귄의 보호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이날은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선 동물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펭귄은 해빙, 먹이망, 기후 조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인 지표종으로, 이들의 변화는 곧 남극 생태계 전반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여겨진다.

 

최근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황제펭귄의 멸종위기 등급을 ‘준위협종(Near Threatened)’에서 ‘위기(Endangered)’로 두 단계 상향 조정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빙 감소와 번식 실패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영국WWF가 참여한 장기 위성 모니터링 연구는 해빙 붕괴가 황제펭귄의 번식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입증했으며, 이번 IUCN의 등급 상향의 핵심 근거로 활용됐다[1].

 

한국WWF는 매월 동물 보호 기념일에 맞춰 멸종위기종을 기억하고 응원하는 릴레이 캠페인 ‘해피애니버서리’의 4월 주인공으로 펭귄을 선정해 기후변화 대응과 남극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영하 50도는 견뎌도 녹아내리는 해빙은 견딜 수 없다

 

지구상에 서식하는 펭귄은 총 18종으로, 갈라파고스 펭귄을 제외한 모든 종이 남반구에 서식한다. 그중 가장 큰 종인 황제펭귄은 혹한에 완벽하게 적응한 동물이다. 두 겹의 깃털과 두툼한 지방층 덕분에 기온이 영하 50도 아래로 떨어져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황제펭귄이 평생 땅을 밟지 않는 유일한 새라는 것이다. 이들은 해빙 위에서 짝짓기, 산란, 육아를 모두 해결한다. 황제펭귄에게 해빙은 생존과 번식 전 과정을 지탱하는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이 해빙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본래 계절에 따라 형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주기지만, 2016년 이후 남극 해빙은 면적과 지속 기간 모두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2022년 벨링스하우젠해 중·동부 지역에서 그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황제펭귄 새끼는 방수 깃털이 완전히 자라기 전까지 물에 들어갈 수 없다. 해빙이 조기에 무너지면 아직 깃털이 덜 자란 새끼들이 바다로 내몰리고,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체온을 유지하지 못해 폐사하게 된다. 그해 예년보다 훨씬 이르게 찾아온 해빙 붕괴는 대규모 새끼 폐사로 이어졌다. WWF의 위성 관측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 사이 서남극 지역 황제펭귄 개체 수는 약 22% 감소했다[2].

 

돌을 모으고, 공동 육아하는 아델리펭귄

 

아델리펭귄은 남극에서 가장 작은 펭귄 종이지만, 개체 수는 현재 약 500만 마리로 가장 많다. 남극 전역에 널리 분포하며 집단생활을 기반으로 번식과 육아를 이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번식기가 되면 수컷은 조약돌을 부지런히 모아 둥지를 짓기 시작한다. 크고 안정적인 둥지일수록 암컷을 유인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좋은 돌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하고, 이웃 둥지에서 몰래 돌을 훔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3]. 눈이 녹아도 둥지 안으로 스며들지 않도록 경사진 곳을 골라 자리를 잡는 것도 이들만의 지혜다[4]. 짝이 정해지면 이후로는 해마다 같은 자리로 돌아와 같은 짝과 재회한다.

 

새끼가 부화하고 약 3주가 지나면 부모는 먹이를 구하러 자리를 비운다. 이때 새끼들은 여럿이 모여 체온을 나누고 포식자로부터 서로를 지키며 함께 지낸다. 혹독한 남극 환경에서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펭귄다운 방식의 공동 육아다[5].

 

펭귄 보호를 위한 WWF의 노력

 

WWF는 황제펭귄을 비롯한 남극 생태계 보호를 위해 과학적 연구와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5년 WWF의 지원을 받아 영국 남극조사국(BAS, British Antarctic Survey)과 함께 GPS 추적 연구를 처음 시작했으며, 이후 2023년 14마리, 2025년 6마리에 추적 장치를 부착했다. 올 11월에는 15마리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도 계획되어 있다. 연구는 번식 개체의 이동 경로와 해빙 변화 간 관계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위성 관측을 통해서는 남극 전역의 번식지와 개체군 변화를 추적한다. 펭귄 배설물 흔적을 활용해 번식지를 식별하고 면적과 밀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체 수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2024년에는 신규 번식지 4곳이 확인됐고,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던 번식지가 재발견되기도 했다. 추정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초고해상도 위성 이미지와 드론 관측을 병행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 중이다.

 

WWF는 오는 5월 11일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제48차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ATCM48)에서 황제펭귄의 특별보호종(Specially Protected Species) 지정을 다시 한번 공식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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