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는 전국 초‧중‧고교에 공급되는 모듈러교실 계약 과정에서 가족과 친족 회사를 동원해 1,300억 원 규모의 입찰담합을 저지른 업체들을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가족업체 동원해 1,300억 규모 `모듈러교실` 입찰담합 적발
국민권익위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전국 13개 지역 33개 학교를 대상으로 모듈러교실 계약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2022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4년간 특정 업체들이 99건의 계약을 독점하며 입찰 질서를 교란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는 특정 업체가 가족 및 친족으로 구성된 관계사들과 공모해 카탈로그 계약 방식을 악용하고 있다는 신고에 따라 착수됐다. 조사 결과, 해당 업체들은 경쟁 입찰 과정에서 들러리 업체를 세우거나 고의로 가격을 조절하는 수법으로 낙찰을 유도했다.
특히 담합을 주도한 ㄱ업체 대표는 자신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ㄷ업체, 친족과 공동대표를 맡은 ㄴ업체를 동원했다. 이들은 전체 카탈로그 계약 물량 중 상당 부분을 독점했으며, 총액 입찰 방식보다 최대 3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해 공공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국민권익위는 ㄱ업체가 계약 조건을 어기고 관계사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 뒤 수익을 분배해온 정황도 포착했다. 또한 교육기관들이 납품업체에 맡긴 실내공기질 측정 결과 역시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점이 발견됐다.
이와 관련해 국민권익위는 입찰담합 조사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사건을 이첩했다. 또한 직접생산기준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청에, 부정당업자 제재와 부당이득 환수는 조달청에, 교육기관의 관리 소홀 문제는 각 시‧도 교육청에 조치를 요구했다.
제도개선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조달청에는 표준단가 제시와 견적 절차 강화를, 교육기관에는 외부 전문가 참여를 통한 평가 항목 개선과 직접생산 의무 점검, 객관적 기관을 통한 실내공기질 측정 의무화를 각각 권고했다.
이명순 국민권익위 부패방지 부위원장은 `특정업체들에 의한 입찰담합은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시장 신뢰를 훼손시켜 국가경제를 위태롭게 하는 중대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모듈러교실은 학생과 교사의 안전과 건강에 직결되어 있으므로 이번 입찰담합과 품질관리에 대해서는 엄정한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민권익위는 불공정 계약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