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미래통합당, ‘강경화’ 완성에 실패해 망하다
  • 공희준 편집위원
  • 등록 2020-04-16 16:05:37

기사수정

또다시 재연된 5천 표의 악몽


황교안은 강남과 영남의 지지는 되찾았자만 자영업자의 지지는 얻지 못했다. (사진 황교안 페이스북) 

딱 부활당하는 수준까지였다. 2020년 4월 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미래한국당은 영남과 강남을 중심으로 어정쩡하게 부활은 당했으되 전국적인 확실한 승리는 결국에 당하지 못했다.

 

필자는 학창 시절, 국어시간에 수동태 문장은 영어식 표현이므로 가급적 사용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정치의 현실은 능동태가 들어설 틈이 없다. 선거가 나의 실력이 아닌 상대의 실수 덕분에 이기는 게임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 지역에서 완벽한 승리를 당했다.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전체 지역구 의석의 절반 가까이가 걸린 서울과 경기와 인천에서 통틀어 20석도 채 얻지를 못했으니 승리를 당하려야 도저히 당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개표 결과를 찬찬히 살펴보면 많은 지역에서 5천표 미만의 박빙 승부가 벌어졌고, 대다수 접전 지역에서 야당 후보들은 지난 20대 총선처럼 다시금 미역국을 마셔야 했다. 선거 막판까지 어떤 당의 어느 후보를 찍을지를 결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최후의 순간에 집권여당을 선택한 까닭에서였다.

 

미래통합당은 영남과 강남의 전통적 지지기반을 복원하고 여기에 수도권 지역의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 계층의 표를 더하면 승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영남과 강남의 전통적 지지기반은 분명히 되찾았다. 불과 2년 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는 부산경남의 대부분은 물론이고 심지어 서울 강남구에서마저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했었다.

 

미래통합당에게 이제 남은 탈환 대상은 수도권의 분노한 자영업자들이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인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에 격분해 현 정권을 총선에서 응징하겠다고 단단히 별러온 것으로 알려진 터였다. 강경화, 곧 강남과 경상도, 그리고 수도권의 ‘화난 자영업자들’은 야당에게는 준비된 표밭이었다.

 

바보야, 문제는 리더십이야

 

“인물 위에 정당 있고, 정당 위에 구도 있고, 구도 위에 바람 있다.”

 

선거판에서 오랫동안 회자되어온 격언이다. 필자는 이 말에다 “바람 위에 리더십”있다는 이야기를 보태고 싶다. 민심의 분위기가 아무리 좋아도 리더십이 나쁘면 말짱 꽝이고, 반대로 리더가 명민하고 강단이 있으면 나쁜 정세와 조건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가 있다는 뜻이다.

 

41 : 8. 수도 서울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각각 획득한 지역구 의석의 개수다.

 

304만 표 대 238만 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서울의 전 지역구에서 확보한 투표수를 대략적으로 합산한 숫자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53.53% 대 43.03%. 미래통합당의 경우에는 공천된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에 제명된 관악갑 선거구를 제외한 수치이다.

 

의석수에만 착목하면 여당이 야당을 일방적으로 압도한 듯싶지만, 실제 득표수는 60만 표 남짓이다. 소선거구제의 묘미이자 맹점이라 하겠다. 한마디로, 천만 명의 시민들이 거주하는 서울에서 통틀어 60만 표 차이로 말미암아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운명이 당분간 극과 극을 달리게 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은 KBS, MBC, TBS, YTN 등의 사실상의 국영방송사들을 장악하고 있다. 야당은 이에 맞서서 샤이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장 기표소에서의 조용한 ‘커밍아웃(Coming out)을 은근히 기대해왔다. 샤이 보수는 수도권 지역의 화난 자영업자들 가운데 많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계층과 이념이 혼재된 고객들을 상대해야만 하는 이들 화난 자영업자들은 진보진영이 정권을 잡은 상황 아래에서는 웬만해서는 스스로의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지 않아왔다.

 

시대가 바뀌며 자영업자의 인적구성 분포도 크게 달라졌다. 지방에서 무작정 상경해 악착같이 삶을 살아온 노년의 자영업자들은 상당수 현업에서 은퇴했다. 현재의 자영업자들의 중핵은 고등교육을 받고, 자영업에 종사하기 전에는 화이트칼라로 생활했던 경험을 지닌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정치인의 자질과 우열을 평가하는 데에서 품격이라는 요소를 매우 중시하기 마련이다. 동시에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강력하고 안정된 리더십도 정치인에게 아울러 바란다. (②에서 계속…)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폐식용유, 스마트수거함에 넣고 포인트 적립해요!” 폐식용유는 바이오디젤 등 바이오연료의 원재료로 재탄생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수거량보다 폐기량이 더 많은 실정이다. 관악구가 폐식용유의 회수와 재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동안 구는 폐식용유를 대형 아파트 단지나 주민센터에 비치된 드럼통..
  2. 가스공사 "획기적인 경영혁신으로 국민 기업으로 거듭날 것"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 경영진은 이번 정부 경영평가 결과의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께 더 나은 성과로 보답하기 위해 `경영성과 제고 TF`를 즉각 가동한다고 20일 밝혔다.가스공사는 이번 미흡한 경영평가 결과에 대해 ▲지속된 가스요금 동결에 따른 미수금 증가, ▲취약계층 요금 인하,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른 과거 가스요금 정산 등...
  3. 구로구, 청년공간 청년이룸에서 취업 준비 다 이룸! 구로구가 청년공간 청년이룸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청년들의 취업 준비를 지원한다. 청년공간 청년이룸은 청년들의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구직 관련 교육과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일자리 토털 플랫폼으로 △청년 취업 역량강화 △상담 △일자리 발굴 △취업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구는 7월 프로그램으로 청년 취업역량 ..
  4. 尹대통령 지지율 2주 연속 26%…국민의힘 32%·민주 28%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지난주와 동일한 수준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21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2024년 6월 셋째 주(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26%가 긍정 평가했고 64%는 부정 평가했으며 그 외는 의견.
  5. 영등포구, 2024년 도로점용료 정기분 부과…소상공인 등 25% 감면 혜택 영등포구가 물가 상승 등 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등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도로점용료 25% 감면 정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도로점용료는 주로 상가 등 영업소의 진·출입로 설치의 목적 등으로 행정 재산인 도로를 점용하고 있는 경우 부과한다. 감면 대상은 소상공인 등 민간 사업자 및 개인이며, 일시 도...
  6. 인천 해수욕장, 이달 22일부터 순차적 개장 인천광역시는 오는 6월 22일부터 해수욕장 11개소, 해변 18개소 등 총 29개소가 순차적으로 개장된다고 밝혔다.올해 인천의 해수욕장은 6월 22일부터 개장해 9월 8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 6월 22일 중구 왕산·을왕리·하나개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 7월 5일부터 옹진군 장경리, 십리포 해수욕장 등이 순차적으로 개장된다.천혜의 자.
  7. 인천 서구, 석남이음숲 테마있는 야간 경관조명 설치 인천 서구(구청장 강범석)는 지난 17일 석남이음숲 산책로에 공간별 테마가 있는 `야간조명 설치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이번 사업은 석남2동 지역 명소를 알리고 가꾸며 안전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지역주민의 숙원사업으로, 2023년 하반기 국비(특교세) 11억원을 확보·설계부터 시공까지 주민이 직접 참여해 진행됐다.녹지 산책로를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