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가만 있는 그릇도 흔들려”···독산역 ‘초역세권’의 소음 고충
  • 안정훈 기자
  • 등록 2020-05-30 15:04:00

기사수정
  • 인근 아파트 소음 고통···한국철도시설공단 “방음시설 추가 설치, 근거 부족”

독산역 앞 한 아파트단지. 철로 바로 옆에 있어 소음 문제가 우려된다. (사진=안정훈 기자)

[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서울 금천구 독산역 ‘초역세권’ 거주 주민들이 ‘너무 역세권이라’ 고통에 호소하고 있다. 집 바로 옆을 달리는 기차와 전철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은 소음에 시달리지만 한국철도도시공단 측은 “방음시설을 추가 설치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독산역은 지난 1998년 운행을 시작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독산역 코앞까지 확장해 일일 승객도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다. 코레일에 따르면 독산역의 지난달 승차객은 36만2309명, 하차객은 37만5577명이다.

 

디지털산업단지가 확장하면서 독산역 경제도 활성화하고, 그에 따라 신축 아파트단지와 주거시설도 늘어났다. 지난 2002년 금천현대홈타운아파트가 입주한 이래로 독산중앙하이츠빌아파트, 롯데캐슬골든파크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

 

독산역 인접 지역은 급격한 발전을 이루고 있지만, 주민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밤낮으로 집 옆을 지나가는 기차와 전철 때문이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70대 할머니는 “너무 시끄러워서 TV도 못 볼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기차가 지나갈 때면 가만히 있는 그릇도 흔들릴 정도”라며 “입주한 지 2년 정도 됐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안 들어왔다”고 하소연했다.

 

같은 아파트의 또다른 주민은 “겨울엔 창문을 겹겹이 닫아놓으니 소음이 덜하지만, 여름은 정말 심하다”며 “창문을 열어놓으면 밤에 잠 못 들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단지 전체가 소음에 시름하는 상황이다.

 

인근 건물 옥상에서 내려본 독산역 철로. 철로와 주택가 사이엔 좁은 왕복 2차선 뿐이다. (사진=안정훈 기자)

주민들의 피해는 현재진행형이지만, 금천구청에서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금천구 관계자는 “철도소음은 철도 관련 쪽에서 처리를 해 줘야 한다”며 “구청에서도 근본적 대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지만, 그쪽에서 처리를 못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은 21일 “방음시설을 추가 설치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독산역의 상황이 방음시설 설치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공단 관계자는 “(방음시설) 설치 기준은 쉽게 말해 ‘누가 먼저 들어왔느냐’”라며 “철도가 인근 주택보다 먼저 들어왔다. 주민들은 (철도 존재를) 알고 들어왔기 때문에 철도소음방지대책으로 방음벽을 세운다거나, 이러기가 곤란한 실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독산역은 안전 문제로도 논란을 빚고 있다. 한쪽 면이 아예 방음벽 없이 울타리만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서 승강장으로 담을 넘어서 무단승차하거나 철로로 난입할 수 있어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산업부-KOTRA, 추경 847억원 편성… 관세 애로기업 2000개 사 추가 지원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안덕근, 이하 산업부)와 KOTRA(사장 강경성)는 미국 관세 정책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관세 대응 바우처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오는 5월 20일(화) 오전 10시에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사업 개요와 신청 요건, 제출 서류 등을 상세히 안내할 예정이다. 지난 5월...
  2. 서울시, 도심 품격 높이는 흡연부스 디자인 3종 공개 서울시가 도심 내 흡연 문제와 도시 미관 저해를 해소하기 위해 시민 배려와 공공성을 반영한 ‘서울형 흡연부스 디자인’ 3종을 26일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디자인은 개방형, 부분개방형, 밀폐형 등 3가지 유형으로 구성됐으며, 청량리역 광장에서 밀폐형 부스를 시범 운영한 뒤, 5월 중 관련 지침을 배포해 자치구와 민간이 활용할 ...
  3. 모두투어, 골프와 여행을 동시에 ‘모두시그니처 유럽 골프 여행’ 신상품 출시 모두투어는 프리미엄 해외 골프 여행 수요를 겨냥해 ‘모두시그니처 유럽 골프 여행’ 신상품을 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모두시그니처’는 모두투어의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로, 여행의 본질적인 가치인 ‘경험’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기사·가이드 팁 등의 필수 경비와 현지 인기 옵션을 포함해 여행의 부담을 줄였으며,...
  4. 사회연대은행, 자립준비청년 멤버십 프로그램 확대 운영 함께만드는세상(사회연대은행)은 전국의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WE CARE_DREAM’ 청년 멤버십 2기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19일 밝혔다. ‘WE CARE_DREAM’ 청년 멤버십은 한화생명과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자립준비청년들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과 자립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50명의 1기 멤버로 시작한 ‘WE CA...
  5.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고우넷과 함께 AINSI 프로젝트로 교원 디지털 역량 강화 ‘오빠두엑셀’ 연수 성료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주관하는 AI 사회공헌 프로젝트 ‘AINSI (AI National Skills Initiative)’가 교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와 업무 경감을 위한 실무 교육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교육기기 및 교육 솔루션 전문기업 고우넷은 지난 5월 15일과 17일 서울 고우넷 트레이닝센터에서 전국 교원 및 교육공무직을 대상으로 Excel 실무 교...
  6. 오세훈 시장,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행사 참석…“분열 넘어 연대의 길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5월 1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제45주년 기념 서울행사」에 참석해,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와 감사의 뜻을 전했다.오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행사에서 헌화와 분향으로 추모의 뜻을 표한 뒤, 기념사를 통해 “평범한 시민들의 비범한 결단과 ...
  7. 현대엘리베이터, 삼성물산과 ‘모듈러 승강기 고도화’ MOU 체결 현대엘리베이터가 삼성물산과 함께 모듈러 승강기 기술 고도화에 나선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6일 삼성물산과 충남 천안 삼성물산 모듈러 승강기 R&D LAB에서 ‘모듈러 승강기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이태원 현대엘리베이터 CTO(전무)와 조인수 삼성물산 건설부문 M&E 본부장(상무) 등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