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 세재 등의 정책을 다루는 주요 부처와 산하기관 소속 1급 이상 고위공직자 107명 중 39명(36%)이 다주택자로 조사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6일 경실련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부동산·금융 세재 등 정책을 다루는 주요 부처와 산하기관 소속 고위공직자의 부동산재산을 조사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투기조장책, 설익은 개발책이 무분별하게 발표되는 데에는 정책을 생산하는 관료들의 책임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분석에 따르면 해당 부처 산하 1급 이상 고위공직자는 107명이며, 1인당 재산은 신고가액 기준으로 20억, 부동산 재산은 12억이다. 107명 중 다주택자는 39명(36%)으로 나타났다. 3주택 이상 보유자도 7명이며, 이중 공기업 사장이 3명이다.
상위 10명은 인당 평균 33억원을 신고했다. 1위는 한국철도시설공단 김상균 이사장(전 국토부 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75억원, 2위는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 39.2억원,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31.7억원 순이며, 10명 중 7명이 전현직 국토부·기재부 출신이다.
다주택자 39명 중 16명이 세종시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경실련은 “다주택자는 대부분 서울 강남 요지와 세종시에 주택을 여러 채 가지고 있었다”며, “세종시 아파트는 공무원 특별분양을 통해 취득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유주택자들도 세종시 특별분양을 받아 다주택을 보유했다면 명백한 특혜”라고 강조했다.
107명 중 강남에 집을 가진 사람은 39명이고, 39명이 총 42채를 보유하고 있다. 강남4구 주택보유자 중 국토부 공직자는 10명이 11채를, 기재부 공직자는 11명이 12채를 금융위 관련 공직자는 16명이 17채를, 공정위 관련 공직자는 2명이 2채를 보유하고 있다.
경실련은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보유 논란에 따라 집권 여당과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매각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차관, 실장, 공기업 사장 등 공직자들은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지금까지 매번 부동산대책이 국민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아닌 경기 부양, 건설업계 대변, 집값 떠받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된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부동산정책을 다루는 국토부, 기재부, 금융위 등에는 다주택 보유자나 부동산 부자를 업무에서 제외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재산공개 대상인 1급 이상뿐 아니라 신고대상인 4급 이상 공직자들까지 부동산재산 실태를 조사해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부동산투기 근절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