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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은①, “미래당, 청년세대의 목소리 제대로 대변 못해”
  • 공희준 편집위원
  • 등록 2020-08-07 17: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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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호정 의원의 분홍색 물방울 원피스 패션은 당당하고 아름다워
사업가는 돈 안 되는 일은 안 하는 사람이다. 정치인은 표 안 되는 일은 안 하는 사람이다. 청년 문제와 관련된 일은 한국정치에서 표가 안 되는 대표적 일이다. 표가 안 되는 일이니 선거전의 막바지가 되면 가장 후순위로 밀리기 일쑤다.

기성 거대 정당의 일을 열심히 해주면 어느 정도 밥은 먹고 산다. 반대로, 원내에 진입하지 못한 소수 정당의 일은 개인 수준에서는 열심히 하면 할수록 손해일 따름이다. 최시은 미래당 정책국장은 표 안 되는 의제인 청년 문제를 중심으로 돈 안 되는 정당인 소수 정당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정말로 열심히 일해왔다. 거대 정당들이 싫어할 소리만 골라서 하기로는 남부럽지 않고, 돈 안 되는 일만 꼭 집어 열심히 하기로 명성이 자자한 필자가 최시은 국장과의 인터뷰를 추진하기로 결심한 건 따라서 일종의 동병상련의 발로였다.

필자는 아쉬울 때마다 음으로, 양으로 의지할 수 있는 86 세대 지인들을 약간이나마 마련해놨지만, 필자 아랫세대인 최시은 국장은 필자만큼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지 않다. 고단하고 심란하기 이를 데 없을 소수 정당 당직자로서의 삶을 어떠한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해오고 있는지 최시은 국장으로부터 들어봤다. 인터뷰는 중부지방을 강타한 기록적 폭우로 말미암아 한강 수위가 기록적으로 높아졌던 2020년 8월 6일 목요일 오후, 서남투데이 사무실에서 진행되었다.

류호정 의원 옷차림, 낯설 수는 있어도 틀리지는 않다

 

최시은 정책국장은 청년의 관점에서 류호정 의원의 옷차림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김대희) 

공희준 (이하 공) : 때가 때이니만큼 최시은 정책국장님께 사전에 보내드렸던 원래의 질문지에는 없었던 현안에 관해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의당 소속 류호정 의원이 기존의 여의도 정치권 눈높이에서는 굉장히 파격적일 수 있는 옷차림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한 일 때문에 화제의 인물로 급작스럽게 떠올랐습니다. 국장님께서는 류호정 의원이 또래의 직장 여성들이 입었을 법한 하늘하늘한 원피스 복장으로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정활동에 임한 것이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시끄럽고 요란하게 오르내릴 만한 사건이었다고 평가하시는지요?

 

최시은(이하 최) : 저는 류호정 의원이 분홍색 물방울무늬가 들어간 여름용 원피스를 입고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간 일을 청년세대의 시각에서 한번쯤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많은 여성들이 그와 비슷한 복장으로 일터에서 근무하거나, 또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들이 류호정 의원의 의상이 국회의원의 복장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기성세대의 지적에 과연 얼마나 기꺼이 수긍할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류호정 의원의 복장이 부적절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공 : 류호정 의원이 노이즈 마케팅을 염두에 두고서 일부러 튀는 의상을 골랐다고 비판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최 : 류호정 의원이 화제가 된 옷을 골랐을 때 해당 복장이 사람들 사이에 논란이 되리라는 걸 물론 약간 예상했을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류호정 의원이 대변하려는 세대에게는 그가 국회에서 입은 옷이 아주 일반적 유형의 복장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한번 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의 행동을 얄팍한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쯤으로 일방적으로 재단하거나 폄하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공 : 기성세대, 즉 꼰대들의 억지스러운 과민반응이 이번 국회 물방울 원피스 소동의 진정한 원인일 수도 있겠네요?

 

최 :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꼰대들의 과민반응’이라고만 단정하는 것도 역시나 자의적 판단으로 보입니다. 기성세대에게는 류호정 의원의 복장이 대단히 낯설게 느껴졌을 테니까요. (단호한 어조로) 그러나 낯선 것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공 : 솔직히 낯설지는 않습니다.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흔히 구경하는 ‘스트리트 패션(Street Fashion)’의 일부였습니다.

 

최 : 저는 류호정 의원이 그날 착용한 복장이 멋지고 당당하게 느껴졌습니다. 더 본질적 내용으로 들어가면 정치인이 어떤 옷을 입느냐는 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어떤 말을 하고 있고, 어떤 삶을 살아왔느냐에 있습니다.

 

공 : 옷 얘기를 자꾸 계속해서 죄송한데, 국장님께서 지금 입고 계신 옷의 색깔은 범여권 색상입니다.

 

최 : 이건 미래당의 고유한 당색입니다. 저희는 범여권이 아닙니다.

 

미래당, 청년세대와 문재인 정부 사이에서 머뭇머뭇해

 

최시은 국장은 미래당이 정치적 판단착오를 저질렀음을 솔직히 시인했다. (사진 김대희 사진전문기자)

공 : 국장님께서는 청년세대의 이해와 요구가 우리나라 제도권 정치에서 효과적으로 관철될 수 있도록 오랫동안 활동해오셨습니다. 그러나 정당 차원에서 올해 총선에서 미래당, 즉 청년당은 원내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국장님 개인적으로는 벌써 중년이 되셨습니다. 「청년진보당」이 1998년에 창당된 것을 효시로 하여 우리나라 청년정치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지 거의 사반세기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럼에도 청년정당이, 청년정치가 여전히 제자리에서 무의미한 공회전만을 거듭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그리고 20년이 넘는 지지부진함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는 청년정치에 어떠한 획기적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최 : 저는 제가 현재 몸담고 있는 미래당의 상황에 국한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미래당은 창당된 지 8년이 된 정당입니다. 2012년에 치러진 제19대 총선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당선자를 내지 못하고 해산이 되었습니다. 정당으로서의 문을 닫은 다음에는 청년단체의 형태로 활동을 이어오다가 2017년 3월에 정식으로 재창당을 했습니다. 그러나 2018년 선거와 올해 총선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아쉽게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청년세력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제도권 정당으로 도약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을 저 또한 인정하는 바입니다.

 

세상을 확실하게 바꿔나가는 일에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마련입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어른이 되려면 20년은 기다려야만 합니다. 저는 지속가능한 정치세력을 만들어내는 일도 사람이 어른이 되는 일과 비견될 수 있다고 봅니다. 많은 정성과 노력이 요구되는 과제입니다.

 

우리나라는 IMF 관리체제에 더해서 2008년에 발생한 전 세계적 규모의 금융위기까지 겪으면서 완전한 저성장 사회로 진입했습니다. 경제가 더 이상 고도성장을 이루지 못하는 체제가 고착되면서 저성장이 가져온 고통과 어려움은 오롯이 청년세대의 몫이 되었습니다. 청년세대가 저성장 시대의 일차적 희생자가 된 것입니다. 저는 1970년대 생들도, 1980년대 생들도, 그리고 1990년대 생들도 저성장 시대의 경제구조가 낳은 희생자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당이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정당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들 가운데 우선적 사항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암호화폐 규제 파동의 경우처럼 청년들과 문재인 정부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에서 미래당이 선명하고 단호하게 청년들의 편에 서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도리어 머뭇거리며 주저했습니다.

 

공 : 정의당과 동일한 문제점을 드러낸 셈이네요. 그렇다면 ‘미래당=원외 정의당'으로 등식화가 가능할 수 있을 듯합니다. 미래당도 정의당처럼 중차대한 정치적 승부처마다 범여권으로 분류될 수 있는 정치적 태도를 띠었기 때문입니다.

 

최 : (조금은 어두운 표정으로) 예. 그렇습니다. (②편에서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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