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천주교 신자들, "종교 안에도 다양한 목소리 있어··· 낙태죄 전면 폐지 적극 지지"
  • 서진솔 기자
  • 등록 2020-10-14 15:10:39

기사수정
  • "교구의 목소리는 여성 신자들의 경험과 의견 반영하지 못해"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14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하는 천주교 신자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진솔 기자)“종교 안에도 다양한 목소리가 있습니다. 교구의 목소리는 여성 신자들의 경험과 의견 반영하지 못합니다. 천주교 신자로서, 여성 시민으로서 낙태죄의 전면 폐지를 적극 지지합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모낙태)은 14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하는 천주교 신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부는 지난 7일 임신 14주 이내에는 일정한 사유나 상담 등 절차 요건 없이 임신한 여성 본인의 의사에 따라 낙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15주에서 24주 사이 낙태 가능 요건에 사회적·경제적 사유도 추가했다. 단, 상담 및 숙려기간을 거쳐야 한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임부나 배우자의 우생학적·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혹은 강간·준강간에 의한 임신,근친관계 간 임신, 임부 건강 위험 등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임신 24주 이내에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모낙태는 “정부의 입법예고안은 여성에 대한 처벌을 유지하고 보건의료에 대한 접근성을 제약하여 건강권과 자기결정권, 사회적 권리 제반을 제약하는 기만적인 법안”이라며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이어오고 있다. 

 

정부의 입법예고안은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올해 12월 31일까지 관련 법을 개정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낙태를 하고 싶어하는 여성은 없다. 다만 낙태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있을 뿐”

 14일 오전 ‘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하는 천주교 신자 기자회견’에서 사회활동가들이 천주교 신자들의 지지선언문 및 의견서를 들고 있다. (사진=서진솔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선 활동가들이 천주교, 개신교 여성 신자들의 의견을 대독했다. 모낙태는 9월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온라인 구글폼을 통해 의견 및 지지 성명을 취합했고, 총 1015명이 참여했다. 

 

세례명 마리아는 “피눈물을 흘리며 임신 중단을 선택하는 여자들보다 임신중단을 살인이라며 여자들을 죄인으로 몰아가는 한국 천주교회 성직자들과 수도자, 신자들이 더 반생명적이라는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안젤라는 “낙태를 하고 싶어하는 여성은 없다. 다만 낙태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있을 뿐이다”라면서, “형법으로서의 낙태죄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대신 낙태가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교회가 좀 더 힘써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소피아는 “천주교인 모두가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여성은 성직자가 될 수 없는 보수적인 천주교회에서 발언의 권력을 갖지 못한 여성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달라”고 전했다. 

 

모낙태는 이날 지지 선언문과 의견서를 법무부, 보건복지부, 청와대, 국회 각 국회의원실, 천주교 한국교구(서울대교구) 등에 전달했다. 또, 입법 예고 기간이 만료되는 11월 6일까지 청와대 앞 분수대 1인 시위 및 릴레이 항의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14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 낙태죄 전면 폐지를 지지하는 피켓들이 놓여 있다. (사진=서진솔 기자)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현대차 정몽구 재단, 복합위기 시대 대응할 국내 최고 전문가 육성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사장 정무성)과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원장 이재승)은 글로벌 복합위기의 시대 속 국제기구 및 INGO 진출을 통해 국제협력을 이끌 차세대 인재 육성 프로그램인 ‘온드림 글로벌 아카데미(OGA)’ 9기 25명을 선발하여 운영을 시작했다.지난 5월 9일, 명동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OGA 8기 25명, OGA 9기 25명을 ..
  2. 베이프·카시오·프리들…크림, 4월 패션 키워드 ‘S.T.A.G.E.’ 발표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이 4월 한 달간의 사용자 행태 분석을 통해 다섯 가지 패션 트렌드를 묶은 키워드 ‘S.T.A.G.E.’를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리포트는 소비자 검색, 거래, 저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행되는 월간 ‘크알리포트’의 일환으로, 급변하는 Z세대 및 젊은 세대 중심의 소비 흐름을 반영했다.크림이 선정.
  3. LG U+, 국내 최초 콘텐츠 환승 요금제 `프리미엄 환승구독2` 출시 LG유플러스가 국내 최초 콘텐츠 환승 요금제인 `프리미엄 환승구독`에 혜택을 강화한 `프리미엄 환승구독2(이하 환승구독2)`를 12일 출시했다.`환승구독`은 2023년 LG유플러스가 업계 최초로 출시한 콘텐츠 환승 구독 요금제로, 지상파 3사·종편 4사의 원하는 방송 콘텐츠를 VOD 월정액 상품 하나의 이용료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LG유플..
  4. 서울시, 상암 자율주행 시범지구에 3D 정밀도로지도 구축 시동 서울시는 오는 7월 말까지 마포구 상암동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20km 구간에 3차원 디지털 기반의 ‘서울형 자율주행 정밀도로지도’를 시범 구축하고, 이를 민간에 개방하겠다고 13일 밝혔다.정밀도로지도는 서울시가 자체 개발한 디지털트윈 플랫폼 ‘S-Map’을 기반으로 제작되며, 자율주행차의 안전하고 정밀한 운행을 위한 .
  5. 도심 광장에서 즐기는 생활체육…‘운동하는 서울광장’ 15일부터 시작 서울시는 오는 5월 15일부터 6월 26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서울광장에서 생활체육 프로그램 ‘운동하는 서울광장’을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올해로 3년 차를 맞은 이 행사는 시민 누구나 도심 속에서 운동을 즐기고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시민참여형 체육축제로 자리잡고 있다.올해 프로그램은 총 10회에 걸쳐 진행되...
  6. 다음(Daum), 제21대 대통령 선거 특집페이지 개편…유권자 맞춤 정보 강화 포털 다음(Daum)이 제21대 대통령 선거 특집페이지를 업데이트하며, 유권자 중심의 정보 제공과 실시간 선거 대응을 강화했다고 14일 밝혔다.카카오의 콘텐츠CIC가 운영하는 포털 다음(Daum)은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특집페이지에 유권자 참여 기능과 후보자 정보를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다음을 만...
  7. 서울관광재단, 말레이시아를 홀리다…2025 쿠알라룸푸르 서울관광설명회 성료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길기연)은 5월 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서울관광설명회 `SEOUL MY SOUL in Kuala Lumpur`를 성황리에 마쳤다고 밝혔다.이번 행사는 양국의 관광 교류 활성화를 위해 말레이시아의 주요 여행사와 미디어, 서울 관광기업 등 서울관광설명회 역대 최대 규모 220여 명이 모인 가운데 B2B 트래블마트, 서울관광설명회,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