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자수첩] ‘부모 되긴 쉬워도 부모답긴 어렵다’···자질부터 키워야
  • 안정훈 기자
  • 등록 2021-01-05 16:15:48

기사수정

정인 양은 입양된 후 10개월 동안 학대를 받다 온몸에 멍이 든 채로 지난해 10월 13일 양천구 목동 한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쳐) ’부모 되기는 쉬워도 부모답기는 어렵다‘는 말이 있다. 자녀를 가진 어른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책임의 무게를 심플하게 설명한 문장이다.

 

2021년 첫 이슈는 정인이라는 16개월짜리 어린아이다. 1살을 갓 넘긴 아이는 성인도 겪어보지 못했을 폭행을 당하고, 그렇게 죽어갔다. 양어머니 장씨는 정인이를 쇄골, 늑골이 부러질 정도로 상습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로 구속기소됐으며, 양아버지 방씨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참담한 아동학대 사건에 일반인은 물론 정치인들까지 분개했다. 사건을 담당한 양천경찰서는 한때 홈페이지가 마비됐고, 양부모를 엄벌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도 폭주하는 상황이다.

 

입에 담기도 참담한 아동학대 사건이 일어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부천에서는 한 부부가 7살 아들을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사실을 적발당한 바 있다. 여중생이 아버지의 폭행으로 사망하고, 1년 뒤 백골로 발견된 사건도 있다.

 

두 사건이 발생한 2016년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의 원유철 원내대표는 “당정은 올해를 ’아동학대 제로의 해‘로 삼아 아동학대 근절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대안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아동학대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동거남의 9살 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40대 여성이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가정에서의 아동학대는 다른 아동범죄와는 결이 다르다. 아무리 제도적으로 제재하고 규제해도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모니터링을 아무리 강화한다 한들 가정이라는 개인적 공간을 정부가 모니터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은 부모의 아동학대나 방임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제재와 함께 ‘널처링 패런팅 프로그램’ 등의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부모에 일반적인 양육 지식을 가르치는 한편 가족의 특수한 문제에 대응해 맞춤형 교육을 제시해 가족구성원 간의 문제를 해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계적인 부모교육 프로그램 ‘인크레더블 이어스’는 0세부터 12세 사이 아동을 둔 부모를 대상으로 세분화된 교육을 실시한다.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부모의 훈육 방법, 지도 방법 등을 알려주는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개발되어 20여개국에서 활용하고 있다.

 

해외에서 이같은 부모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주목받는 이유는 가정 내 부모 교육이 가정 회복의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아동폭력 가해자를 격리하는 후속대처만큼이나 아동폭력을 근절시키는 선제적 대응도 필수적이다.


결국 부모 스스로가 ’내 자녀를 학대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는 부모가 아이를 갖기 전부터 자식을 낳은 후까지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부모다운 부모‘가 되도록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인천시 심야전용 시내버스 `별밤버스`…오는 20일 운행개시 인천광역시는 오는 7월 20일부터 지하철 이용객이 심야시간대 버스가 끊기는 교통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심야 전용 시내버스인 `별밤버스` 2개 노선을 신설해 시범운행한다고 밝혔다.이번에 시범운행에 들어가는 노선은 송내역(남부) ∼ 논현동(N50), 청라국제도시역 ∼ 청라5단지(N81)이다.경인선 전철 1호선 송내역(남부)에서 출발하는 N50..
  2. 안성시, 7월1일부터 폐비닐 분리배출 품목 확대 안성시(시장 김보라)는 종량제봉투로 버려졌던 폐비닐을 줄이기 위해, 7월 1일부터 `재활용 가능자원 확대에 따른 폐비닐 분리배출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2020년 코로나 이후 배달음식 이용과 1∼2인 가구 증가로 비닐류 사용 추세가 증가하고 있으며, 폐비닐은 재활용가능자원임에도 불구하고 가정이나 상업시설에서 재활용가.
  3. 현대자동차, 모빌리티 기술인력 신규 채용...10~16일 7일간 접수 현대자동차가 지난 상반기(1~6월) 모빌리티 기술인력 채용에 이어 하반기(7~12월) 기술인재 채용을 실시한다고 5일(수) 밝혔다. 전동화를 비롯한 미래 산업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모빌리티 기술직을 선발할 계획이다.이번 채용은 현대자동차 국내생산공장(울산·아산·전주) 내 완성차 제조/...
  4. 인구감소지역 청소년·여성 위해 행안부·여가부 함께 맞춤형 지원 추진 행정안전부와 여성가족부는 7월 5일, 공주시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인구감소지역 청소년·여성 지원을 위한 현장 소통 간담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번 현장 소통간담회는 지난달 17일 체결된 인구감소지역 청소년·여성 지원 업무협약*의 이행을 위해 지역의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행정안전부.
  5. LG U+, 무너크루 X 노브랜드 컬래버레이션 커피 2종 출시 LG유플러스가 대표 캐릭터 `무너크루`와 이마트 PB(Private Brand,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 컬래버레이션 상품 2종을 출시했다.`무너크루`는 발칙당돌한 K-직장인 `무너`, 왕년의 슈퍼스타 `홀맨`, 동묘의 패셔니스타 `아지` 등 3종으로 구성된 캐릭터 크루다.MZ고객와 소통을 늘리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 `2023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캐릭터 부.
  6. 국민의힘, 민주당의 검사 탄핵 추진 비판... "사법부 탄핵, 헌정질서 유린" 7월 4일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수사하는 검사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 사법부에 대한 탄핵이자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민주당의 탄핵남발 사법농단 규탄대회`를 열고 민주당과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맹렬한 비난을 퍼부었...
  7. LG전자, 매출액-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최대 LG전자가 2024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1조 7,009억 원, 영업이익 1조 1961억 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어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1.2% 올라 2분기 기준 1조 원을 처음으로 넘겼다.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8.5% 올랐다.직전 분기를 합친 상반기로 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