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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은 이준석을 왜 저격하는가
  • 공희준 편집위원
  • 등록 2021-05-31 1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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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청래와 강용석과 진중권 트리오의 동병상련

‘이준석 현상’은 가세연 슈킹 대박 행진의 장애물


이준석 돌풍은 한국의 기성세대가 도처에 구축한 수많은 철밥통을 깰 걸로 보인다. (사진 김한주 기자)

강용석 일행이 예상에 걸맞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방향도, 내용도 세간에서 예측된 것과 한 치의 오차가 없었다. 강용석 전 의원이 운영하는 가로세로연구소가 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강용석과 그의 동업자들이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되지 못하도록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기로 결심한 근본적 동기는 딱 하나다. 이준석이 대한민국 제1야당의 당수로 뽑히면 가로세로연구소, 정확히 표현하자면 (주)가로세로연구소의 영업활동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게 분명한 탓이다. 왜냐? (주)가로세로연구소의 핵심적 수익구조(Business Model)는 더불어민주당 정권의 지속가능성과 연동돼 있기 때문이다.

 

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가망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태극기부대로 표상되는 극우 성향의 장ㆍ노년층 누리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주식회사 가로세로연구소에 쏴주는 각종 명목의 후원금이 강용석과 그 동업자들을 일약 돈방석 위에 앉혀주었다.

 

이준석의 놀라운 약진은 야당과 그 지지자들이 강용석과 그의 동업자들이 퍼뜨리는 비루하고 황당한 음모론에 더는 기대지 않아도 됨을 의미한다. 이준석 당대표 체제는 문재인 정권의 정권재창출 가도에 빨간불을 켜고, 이는 주식회사 가로세로 연구소의 재무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기괴하고 비정상적인 먹이사슬이 현재는 여당과 야당을 뛰어넘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해 형성돼 있다. 강용석의 이준석 저격이 구국의 결단이 아닌, 회사를 살리겠다는 구사의 각오인 연유이다. 이준석의 죄가 있다면 그건 강용석의 밥그릇을 깬다는 죄일 것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준석이 당대표로 당선되면 국민의힘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당연히 정청래의 엄살일 뿐이다. 국민의힘은 사라지기는커녕 친박이 완벽히 정리되고 태극기부대와 철저히 결별한 덕분에 완벽한 환골탈태에 성공하게 된다.

 

결국 정청래의 발언은 엄살인 동시에 공포에 찬 비명이기도 하다. 원내 경력이 전무한 이준석이 당대표로 등장한다는 건 정치권의 전면적 세대교체와 대규모 물갈이를 필연적으로 뜻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거대한 전환의 정세가 조성되면 그동안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능구렁이처럼 똬리를 쳐온 정청래 부류의 기득권 철밥통 다선 중진의원들은 가장 먼저 짐을 싸 집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이준석의 죄가 있다면 그건 정청래의 밥그릇을 깬다는 죄일 것이다.

 

구주류의 대변인 진중권


진중권 전 교수와 이준석 후보자가 과거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외삼촌과 친조카 사이를 연상시키는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BS 교육방송 갈무리)

그렇다면 천하의 진중권은 자신과는 이념으로나 취향으로나 전부 상극일 강용석과 정청래 두 전ㆍ현직 국회의원과 과연 어떠한 남모를 곡절과 사연이 있기에 기꺼이 공동운명체가 되기로 작정할 것일까? 이 대목에서는 미리 천기(?)를 누설해야만 할 듯싶다. 이준석의 죄가 있다면 그건 진중권의 밥그릇을 깬다는 죄일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아주 오래전부터 페미니즘의 수호자를 자처해왔다. 그 과정에서 페미니즘 신봉자들은 진중권의 고정 고객층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습관이 오래되면 본능이 되듯이, 이념이 오래되면 직업이 된다. 특정한 주의(主義)를 옹호하는 행동 자체가 일종의 영리행위처럼 고착되는 것이다.

 

진중권은 남한 페미니즘 시장의 큰손이다. 그로 인해 진중권의 위기가 페미니즘의 위기인지, 페미니즘의 집단적 위기가 진중권 개인의 위기인지 이제는 구분하기조차 난감하게 되었다. 단지 확실한 부분이 있다면 최근의 이준석 현상은 “직업이 페미니스트인 사람들” 입장에서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닐 거란 점이다.

 

진중권은 여의도 제도정치권에서 구주류와 신주류가 격돌할 때마다 어김없이 늘 신주류 측의 편을 들어왔다. 그러한 까닭으로 말미암아 진중권은 참여정부 초기의 새천년민주당 분당 정국에서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을 열렬히 지지했고, 민주노동당으로부터 진보신당이 분화해나갈 시기에는 노회찬과 심상정과 조승수의 약칭인 노심조를 열화와 같이 응원했더랬다.

 

남한의 인민대중이 알고 있는 평소의 진중권이라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도 구주류인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을 응당 극렬히 비토하고,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려는 이준석에게 무조건적 성원을 보내야 마땅할 터였다. 한데 괴이하고 수상쩍게도 진중권은 구주류 가운데에서도 찐찐찐 구주류에 해당하는 나경원과 주호영 구태 콤비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발언만을 선별적으로 고집스럽게 내뱉는 중이다. 필자가 워낙 식견이 짧은 탓인지 몰라도 이준석 돌풍이 진중권의 주요한 영업기반인 페미니즘을 심각하게 무너뜨리기 때문일 거라는 유물론적(唯物論的) 이유 이상을 발견할 수가 없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963년생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65년생이다. 주식회사 가로세로연구소의 실질적 사주인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은 1969년생이다. 세 사람 공히 지금의 한국을 꼰대민국으로 만든, 라떼공화국으로 전락시킨 1960년대 생 50대 남성 무리의 일원이다. 이준석이라는 외로운 젊은 다윗 한 명에 맞서서 수천, 수만 명의 덩치는 산만 한 구태 골리앗들이 강철 같은 스크럼을 짜고서 “흩어지면 죽는다. 흔들려도 우린 죽는다”를 악을 바락바락 써가며 노래하고 있는 게 2021년 상반기 한국사회의 부끄럽고 엽기적인 자화상인 셈이다.

 

1968년생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1955년생 대선배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향해 유통업계의 패권을 두고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정청래, 강용석, 진중권 기성세대 3인조를 일컫는 ‘정용진 연대’는 세대교체의 대장정에 씩씩하고 용감하게 나선 이준석을 겨냥해 인정사정없는 돌팔매질에 열중하고 있다. 성경 속의 블레셋 사람 골리앗은 그나마 다윗과의 정정당당한 일기토를 선택했건만, 현실의 한국의 중년 사내들은 자기들이 골리앗이면서도 되레 다윗에게 치사하게 돌을 던진다. 그것도 막말과 저주라는 가래침을 잔뜩 바른 지저분한 돌멩이를.

 

필자 또한 전형적인 50대 배불뚝이 중년 남자이다. 변변하게 이뤄놓은 것도 없이 쓸데없이 나이만 잔뜩 먹고 말았다. 그럼에도 필자는 정용진 트리오와 달리 장강의 뒷물결에 밀려나는 사태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뒷물에 의연히 밀려난 앞물결만이 광활한 바다에 마침내 다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고로, 정청래와 강용석과 진중권 3인방에게 동세대로서 진심으로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이다. 우리, 비록 푸른 바닷물은 되지 못할지언정 웅덩이에 고인 썩은 물만은 되지 말자. 오래갈 부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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