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율을 놓고 대립각을 세워온 현대자동차와 카드사 간의 가맹점 수수료 협상이 현대차의 판정승으로 가닥이 잡혔다.
14일 삼성·롯데카드 등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가맹점 수수료 협상이 마무리됐다.
현대차와 수수료 협상을 마친 카드업계는 이제 다른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을 벌이게 되는데, 현대차와의 협상에서 불리한 입장이어서 제2라운드 협상에서도 수세에 몰리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동통신, 유통, 항공 등 대형가맹점에 0.2%포인트 안팎으로 수수료율을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현대차의 인상 수준이 0.05%포인트에 불과해 인상 계획 수준과의 격차가 큰 상황인 셈이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현대차처럼 대형 가맹점이 협상력에 우위를 점하고 있어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당초 계획대로 0.2%포인트 내외로 인상하는 것이 용이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와 가맹점 수수료 협상에 따른 수수료 인상 수준은 현대차가 지난 8일 제시한 조정안인 1.89%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현대차의 수수료율을 기존 1.8% 초·중반대에서 1.9% 후반대로 올리겠다고 통보했으나 현대차는 0.01∼0.02%포인트밖에 올려줄 수 없다고 맞섰다.
이에 갈등 봉합 차원에서 현대차는 1.89% 내외 인상이라는 조정안을 제시했고, 카드업계는 하나둘 이 같은 현대차 조정안을 수용했다.
삼성·롯데카드는 현대차가 제시한 수준으로 이른바 '수수료 역진성'을 해소할 수 없다며 마지막까지 버텼지만 결국 현대차에 조정안 수용 의사를 이날 밝혔다.
카드업계는 현대차와 협상을 지켜본 다른 업종의 대형 가맹점들이 현대차 수준으로 수수료 재협상 요구를 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