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영상] 故문중원 농성장 저항에도 철거 강행···아내 쓰러져 병원 이송
  • 허지우 기자
  • 등록 2020-02-27 18:05:14

기사수정
  • 종로구, 세종대로 농성장 철거 시행
  • 대책위 "코로나19는 핑계일뿐···탄압"
  • "공공운수노조 관계자 등 4명 연행돼"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심 집회를 금지한 가운데, 故 문중원 경마기수 유가족이 운구차량을 지키기 위해 설치했던 정부청사 앞 농성장도 27일 강제로 철거됐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서로의 몸을 끈으로 연결한 뒤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종로구가 동원한 용역에 의해 끌려 나왔다. 


문 기수의 아내와 장인 등 유족도 천막 안에서 숨죽여 저항했지만 철거는 그대로 진행됐다. 

천막농성장에 대한 철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 관계자와 구청·용역 직원 등이 약 1시간 40분 동안 대치를 벌였다. 이 천막농성장은 세종로소공원 내 문 기수의 시신이 안치된 운구차와 시민분향소 관리 등 목적으로 시민대책위와 유가족이 지내는 곳이다.


천막을 철거하려는 구청 용역 직원과 이를 저지하려는 시민대책위 관계자들 간 대치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욕설이 터져 나오고 몸싸움이 발생했다. 천막의 철골 구조물이 쓰러지는 등 위험한 상황도 연출됐다. 


용역이 상황실 천막을 철거한 뒤 세종로공원에는 분향소와 운구차를 둘러싼 천막 만이 남았다. 


모든 것이 철거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중원 열사 아버지 문군옥 씨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많은 것이 아니다. 더이상 부산경남경마장에서 기수와 마필관리사가 죽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책위 측 참가자 4명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문 기수의 아내 오은숙씨를 포함해 공공운수노조 관계자 등 4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서울시 도심 집회가 금지된 가운데 그간 대화를 통한 자진철거를 위해 노력을 했지만, 장기 불법 점거에 따라 시민의 안전과 법질서 확립을 위해 불가피하게 행정대집행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민대책위는 행정대집행 직후 긴급 입장문을 내고 "공공기관 마사회의 책임기관인 정부에 호소해 온 유족과 시민들의 애끓는 외침을 외면과 무시로 일관한 문재인 정권이 (고 문중원 기수 사망) 91일 만에 내놓은 대답은 고인의 빈소 강제철거와 시신탈취 시도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진상규명 등 문제해결을 위해 어떤 진지한 노력의 모습이라도 보였다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유족들과 대책위는 '죽음을 멈추는 희망버스' 집회를 스스로 취소하는 등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최선을 다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 정권에 대한 모든 기대를 접으라면 우리는 더이상의 미련을 갖지 않겠다"며 "정부가 스스로 촛불의 정신을 부인하고 배신하는 한 이 정권이 촛불을 계승한 국민의 정권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오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인근에 설치된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원회 천막 농성장 철거를 두고 종로구청과 시민대책위가 대치하고 있다. (사진 = 허지우 기자)

문 기수의 아내 오은숙씨가 기자회견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 = 허지우 기자)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57대 1` 경쟁 뚫은 80팀, 한강서 멍때리기 승부 펼친다 서울시는 11일 오후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80팀 128명이 참가하는 ‘2025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열고, 시민투표와 심박수 측정을 통해 가장 ‘잘 멍때리는’ 시민을 선발한다고 밝혔다.‘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경쟁하는 특별한 대회가 오는 주말 서울 한복판에서 열린다. 참가자..
  2. 트랙터 집회에 서울시 “교통혼잡 우려”… 전농 “경찰이 길 가로막아” 서울시는 10일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주최한 트랙터 집회로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며 경찰에 즉각적인 대응을 요청했으며, 전농은 경찰이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며 이를 헌법적 권리 침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10일 오후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서울 시내에서 주최한 트랙터 집회를 두고, 서울시와 전농 간에 강한 입장 차가 드러나고 있..
  3. 국토부 "창원NC파크 재개장, 조속 안전조치 완료 시 가능... 타 구장 점검은 사용제한 의미 아냐" 국토교통부가 창원마산야구장(NC파크) 외벽 부착물 낙하 사고와 관련해 정밀안전진단이 재개장의 필수 조건이 아니며, 다른 프로야구장 점검도 사용 제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29일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외벽 부착물(루버) 낙하 사고로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에...
  4. LH, 청년센터 근로자 대상 ‘찾아가는 주거상담소’ 첫 운영 LH는 8일 서울광역청년센터에서 전국 청년센터 근로자를 대상으로 청년 주거정책 상담 역량을 높이기 위한 ‘찾아가는 청년 주거상담소(근로자편)’ 프로그램을 처음 시행했다고 밝혔다.는 8일 서울 용산구 서울광역청년센터에서 ‘찾아가는 청년 주거상담소(근로자편)’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청년 주..
  5. 경기도, 반려동물 진료 위해 동물의료기관 3곳과 손잡아 경기도는 ‘반려동물의 날’을 맞아 9일 반려마루 여주에서 도내 주요 동물의료기관 3곳과 보호동물 및 사회봉사견의 진료와 입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이번 협약은 도와 넬동물의료재단, 본동물의료센터, 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간의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보호동물 및 사회봉사견의 진료 지원, 입양 연계,...
  6. 민주당 “국민의힘 후보 교체는 새벽 쿠데타… 내란 본당 자처” 더불어민주당은 10일 국민의힘이 김문수 후보를 전격 교체한 데 대해 “민주주의를 파괴한 내란 쿠데타”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국민의힘은 더 이상 정당이라 부를 수 없다”고 주장했다.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신속대응단은 10일 오전 성명을 발표하고, 국민의힘이 공식 경선을 통해 선출된 김문수 후보를 자정 이후 비.
  7.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자격 취소… 권영세 “읍참마속의 결단”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후보 단일화 실패에 따라 김문수 후보의 자격을 취소하고 새로운 후보를 지명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다”고 강조했다.대통령 선거 공식 후보 등록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