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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강자다
  • 공희준 편집위원
  • 등록 2020-07-17 16: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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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사는 승부사를 이길 수가 없다

친문세력, 이재명에게 ‘무조건 항복’하다


이재명 지사가 대법원의 무죄선고와 나란히 받은 건 친문세력의 정치적 항복문서였다. (사진 김대희) 

필자는 삼권분립의 원칙을 신뢰하지 않는다. 법은 늘 강자의 편이었기 때문이다. 법은 기존의 권리, 즉 기득권을 지켜주는 데 그 본질적 역할과 존재의 의의가 있다. 이러한 연유로 말미암아 모든 무법자가 혁명가는 아니었지만, 모든 혁명가는 무법자여야만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사실상 무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7명의 판사가 무죄 입장을 밝히고, 5명의 법관이 유죄를 주장했다고 하니 이재명 지사가 ‘7 : 5’의 아슬아슬한 신승을 거둔 셈이다. 허나 점수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결론은 이재명이 이겼다는 점이다.


필자는 친문세력이 이재명을 어떻게 처리할 것 같으냐는 지인들의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일관되게 답변해왔다.

 

“요번에 제거하지 않으면 영원히 제거하지 못합니다.”

 

문제의 요번이 바로 어제 진행된 대법원 선고 재판이었다. 친문들이 이재명을 도모할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가 역사의 저 편으로 아스라이 사라져갔다.

 

친문재인 진영은 왜 이재명의 정치 생명을 과감하게 끊어놓지 못했을까? 필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돌연히 스스로 목숨을 내버린 충격적 사건이 친문들로 하여금 경기도지사 보궐선거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일을 저어하도록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단지 필자만의 유별나고 이단적인 견해가 아니다. 수많은 정치전문가들과 일반 유권자들이 필자와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는 분위기이다.

 

이상이 친문이 이재명을 대권 경쟁에서 들어내지 못한 외부적 조건이었다. 그럼 친문세력이 자신들에게 나중에 두고두고 커다란 화근이 될 게 명약관화한 이재명을 단호하게 날려버리지 못한 주관적 요인은 어디에 있을까?

 

그건 친문세력에 승부사는 없고, 모사만 득시글한 탓이다. 승부사는 승리의 영광도, 패배의 오욕도 기꺼이 감수할 용의가 있는 인간이다. 모사는 일이 잘못될 경우에 수반될 위험만 피하면 장땡이라고 계산하는 사람이다. 친노가 담대한 승부사들의 결사체였다면, 친문은 영악한 책사들의 집합체이다. 승부사는 강자와의 대결을 꺼리지 않는다. 책사 혹은 모사들은 강자 앞에만 서면 거의 자동으로 꼬리를 내린다. 이는 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친노와 친문을 구분하는 감별법이기도 하다.

 

강해지려면 강팀과 싸워야만 한다. 2002년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을 지휘한 거스 히딩크가 ‘오대영 감독’이라는 언론과 팬들의 조롱에 개의치 않고 월드컵 대회에 대비해 강팀들과의 연습경기를 쉬지 않고 자청한 이유였다. 반면에 승률 관리한답시고 몸만 사리다가는 기왕에 지녔던 체력과 정신력마자 나날이 고갈되어가기 마련이다.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심약하고 비루한 새가슴 정치인의 대명사가 돼버린 김부겸 전 의원의 사례가 여기에 정확히 해당한다.

 

이재명, ‘패리스 힐튼의 법칙’에 올라타다

 

이재명은 정통들, 즉 정동영 팬클럽의 수장으로 지내던 시절에는 당시 최강의 정파로 군림하던 친노세력과의 정면충돌을 불사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이 한창 잘나가던 무렵에는 보수정권의 심장부를 겨냥해 연일 불벼락을 날렸다. 여당 내 비주류는 물론, 심지어 야당마저도 문재인 정권의 서슬 퍼런 기세에 숨죽이고 있을 때에는 현직 대통령의 친아들을 직격하는 기상천외한 자폭작전을 구사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탈출했다.

 

‘패리스 힐튼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패리스 힐튼이 유명한 원인을 규명해놓은 이론이다. 듣고 나면 몹시 허망하다. 그러면서도 시쳇말로 뼈를 때린다. “패리스 힐튼은 유명하니까 유명하다”는 게 패리스 힐튼 법칙의 요지인 까닭에서다.

 

2020년 7월 16일 목요일은 이재명이 확실하게 생존에 성공한 날이다. 관건은 드디어 이재명이 패리스 힐튼 법칙의 수혜자가 되기 시작했다는 데에 있다.

 

“강자이기 때문에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았기 때문에 강자이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여태껏 이재명은 살아남았기에 강자가 되었다. 그러나 패리스 힐튼이 유명하니까 유명한 것처럼, 지금부터의 이재명은 강자이니까 강자일 것이다. 이재명이 누리게 될 강자의 지위는 이낙연 의원이 오랫동안 만끽해온 대세론과는 결과 궤를 달리한다. 대세론은 머리 좋은 책사들의 치밀한 기획과 조직적 관리 아래 만들어낼 수가 있다. 그러나 강자의 지위는 오로지 간 큰 승부사만이 누릴 수 있는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특권이다.

 

그렇다면 이재명을 능가할 강자가 혜성처럼 출현할 가능성은 있을까? 당연히 있다. 현재의 한국정치의 최강자로 화려하게 부상한 이재명에게 서슴없이, 두려움 없이 달려들 인물이 이재명을 제압하고 압도하는 강자로 우뚝 설 것이다. 승부사의 천적은 승부사이고, 고로 승부사만이 승부사를 이길 수가 있다.

 

필자는 이재명이 선인인지, 악인인지에 관해선 관심이 없다. 분명한 건 이재명이 도덕으로 포장하고 윤리를 마케팅해 성장해온 유력 대선주자는 아니라는 거다. 이재명은 착한 사람이 아니라 강한 사람이다. 그리고 정치는 근본적으로 착한 사람이 아닌 강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자, 해야만 하는 일이다.


따라서 친문들처럼 잔머리 굴리기에만 도가 튼 모사꾼들만 가득해서는 이재명에게 백전백패다. 이재명과의 최후의 대결전을 정정당당하게 선제도발할 또 다른 탁월하고 배포 있는 승부사의 출현을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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