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월 17일, 7월 10일 연달아 21번째,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부동산 가격 안정 의지를 밝히자 ‘다주택 보유’ 고위공직자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2일 다주택을 보유한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에게 이달 안에 1채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정세균 총리도 8일 각 부처에 “고위공직자 주택보유 실태를 파악하라"며 매각을 지시한 바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10일 전국 성인 남녀 500명에게 임의 걸기 전화면접(응답률 5.2%)으로 조사한 결과, 고위공직자·정치인 다주택 보유에 대해 63.1%가 ‘적절하지 않다’ 응답이 63.1%에 달했다. ‘보유할 수 있다’는 27.5%에 불과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즉각 행동에 나섰다. 1일 청와대 앞에서 다주택 청와대 공직자 교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7일엔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찾아 “총선 당시 약속했던 주택처분 권고 불이행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다주택 국회의원들의 주택보유 실태를 조사해 처분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16일 오전 21대 국회 초선의원 151명의 부동산 현황도 공개했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서남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공직자 10명은 1인당 평균 10억, 많이 번 사람은 17억까지 벌었다. 이것이 바로 불로소득 주도 성장”이라며, “그 사람들이 집을 팔든 안 팔든 관심 없다. 공직을 맡지 않으면 된다”고 일갈했다.
인터뷰는 16일 오후 경실련 회관 강당에서 1부 고위공직자·국회의원 다주택 보유 문제, 2부 정부 부동산 대책 진단으로 나눠 진행됐다.
-오전에 21대 국회 초선 의원 부동산 재산 관련 기자회견이 있었다.
“151명의 초선 의원이 21대 국회에 들어갔다. 부동산 재산을 분석해보니 신고액으로만 평균 12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민 평균 3억의 4배인 셈이다, 이는 공시가이기 때문에 실거래가로 하면 15억원이 넘는다. 특히 주목할 점은 151명 중 10%인 15명의 평균 부동산 신고액이 58억원이다. 국민 평균의 20배다.”
-정당별로는 어떻게 나타났나.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 평균은 16억원, 더불어민주당이 8억원이다. 야당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대안만 제시했으면 이번 총선에서 다수당이 될 수 있었다. 더 중요한 점은 총선 이후 부동산 정국으로 온 나라가 뜨거운 데 제1야당이 대안도, 목소리도 못 내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당이 (부동산 정책에서) 망가진 시점은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고, 아파트 가격이 폭등했을 때다. 권력을 빼앗긴 지 얼마 안 돼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
-민주당은 어떤가.
“총선 전 여당이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팔겠다는 서약서를 받았다고 해서 확인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새 원내대표는 전임에게, 전임 원내대표는 사무총장에게 미루더라. 그래서 민주당 당사 앞에 가서 서약서를 달라고 요구했더니 거부했다. 명부 작성하고 대책을 세우겠다고만 했다.
이낙연 의원을 보자. 1999년 서초동 아파트를 2억원에 샀다. 이 아파트가 2007년에 13억원, 총리 재임 3년 만에 22억원이 된다. 총리사임 후 팔아서 20억원을 벌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의원 재임 20년 동안 서초동 58평 아파트가 8억원에서 57억원이 됐다. 민주당이 여당만 되면 집값이 오른다. 이런 사람들이 현재 대한민국 국회의장이고, 거대 여당의 당대표 후보다.”
-다주택 보유 청와대 공직자에 대한 교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작년 11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담화에서 집값이 안정적이라고 말하는 데 깜짝 놀랐다. 그때부터 청와대 공직자 부동산 현황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고) 청와대 공직자 소유 아파트값이 평균 42%가 오른 것을 확인했다. 상위 10명은 1인당 평균 10억, 많이 번 사람은 17억까지 벌었다. 이것이 바로 불로소득 주도 성장이다.
또, 청와대 참모 중 다주택자는 37%에 달한다. 언론에서 이를 보도하니까 비서실장이 한 채만 남기고 팔라고 권고했다. 6개월 후 경실련이 청와대에 현황을 문의했더니 답이 없었다. 그래서 한 달을 기다린 끝에 청와대까지 찾아가 다주택자 공직자들을 교체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 사람들이 집을 팔든 안 팔든 관심 없다. 공직을 맡지 않으면 된다.”
-문 대통령이 14일 발표한' 한국판 뉴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밝혔다.
“내용을 자세히 보니 4대강 사업을 포함한 이명박 정부의 녹색 뉴딜이 연상됐다. 그땐 투입 예산이 50조원이었는데, 이번엔 160조원에 달한다. 지금까지 많은 정부가 경제가 안 좋을 때 뉴딜을 붙여 사업을 시행했는데, 이명박, 문재인 정부가 유독 집착하는 모양새다. 부동산 시장에 투기를 조장했던 정책이 도시 재생 뉴딜이다. 또, 대규모 토건 사업을 수주 받는 회사는 대부분 대기업이다. 50조원으로 모자라서 그 2, 3배에 달하는 사업을 재벌에 혜택을 주기 위해 시행하려고 한다.
정부가 토건 사업을 하겠다고 하니까 시국 선언 등 정면 대응을 할 타이밍이 왔다고 생각한다. 경제가 어렵고 힘들더라도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돈이 사회적 약자에게 생산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