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르포] 군 초소 앞에서 월북...군은 까맣게 몰랐다
  • 이영선 기자
  • 등록 2020-07-29 13:59:44

기사수정
  • 월북 탈북민 탈출로 추정 배수로 200M 앞에 군 초소
  • 18일 오전 2시20분께 인천 강화읍 월곳리 도착 확인

월북한 김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 모습. (사진=이영선 기자) 

탈북민 김모(24) 씨가 18일 새벽 강화도의 한 배수로를 통해 월북하는 모습이 군 감시 장비에 포착됐지만 군 당국은 탈북 움직임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더욱이 월북 탈출로로 추정되는 연미정 인근에 군 초소가 있었지만 군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29일 오전 월곳리 연미정 부근에는 군 관계자가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경계를 서고 있었다. 현장의 군 관계자는 “월곳리 일대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위치를 파악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찾은 월곳리와 대산리 배수로에는 장맛비 영향으로 흙탕물이 흐르고 있었다. 배수로 수문에는 군에서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철조망이 처져 있었다. 대부분 수문 옆에 군 초소가 있었으나 일부는 통제구역이라는 안내문만 붙어 있었다.

 

배수로에도 기본적으로 감시 스크린은 설치돼 있지만, 지상 철책에 비해 허술한 점을 노렸을 것이라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화도 북쪽 일대는 이중철책과 CCTV, 감시장비(TOD) 등 경계가 더욱 삼엄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모 씨가 월북할 당시 군감시 장비 고장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월북 루트로 추정되는 배수로 수문에 철조망이 처져 있다. (사진=이영선 기자) 

인근 주민들은 월곳리와 대산리에 있는 배수로에 그물망이 없어 그쪽으로 월북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배수로에 경계초소가 있지만 오히려 경계가 더 느슨하다고도 전했다. 한 주민은 “군 경계 초소가 있으니 월북이나 월남 루트로는 삼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오히려 감시가 더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군은 월곳리 배수로를 월북 루트로 추정할 뿐 정확한 위치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탈북민 김 씨가 강화도 연미정 인근에 있는 배수로를 통해 월북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현재 합참에서는 감시 장비에 포착된 영상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17일 지인인 탈북민 유튜버의 차량을 이용해 강화도로 이동했고, 다음날 오전 2시 20분쯤 택시를 타고 월곳리 일대로 간 뒤 하차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은 월곳리 일대에서 김씨 이름이 적힌 소지품이 들어있는 가방도 발견했다. 강화도 북동쪽에 있는 월곶리는 가장 가까운 북한 해안과 직선 거리로 3㎞ 가량 떨어져 있는 곳이다.

 

경찰이 파악한 김씨의 마지막 동선은 18일 오전 2시20분이다. 김씨는 택시를 이용해 접경지역인 인천 강화읍 월곳리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김씨는 이 일대에 자신의 이름 등이 적힌 소지품이 담긴 가방을 유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배수로 인근 군 초소에서 바라본 북한 모습. (사진=이영선 기자)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과기정통부 4차 국정 핵심과제 브리핑, SKT 침해사고 대응 강화 및 인공지능 강국 도약 추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유상임 장관은 5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5년도 과기정통부 핵심과제 4월 실적 및 5월 계획을 국민에게 보고하는 브리핑을 실시했다.이번 보고회는 지난 1월 13일 개최된 `주요현안 해법회의`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4번째로 진행된 국민 보고회이다. 유 장관은 이날 SKT 침해사고 대응 현황과 함께 인공지능 ..
  2. 금융위, `24년도 하반기 기술금융 테크평가 및 품질심사평가 결과 발표 금융위원회(위원장 김병환)는 5월 8일(목) 테크평가위원회를 개최하여 `24년 하반기 기술금융 테크평가 결과를 의결했다. 이번 평가는 지난 「기술금융 개선방안(`24.4.)」에 따라 개편된 지표를 최초로 적용하여 진행됐으며, 동시에 개선방안의 현장 안착상황 등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보완 필요사항을 논의했다.하반기 테크평가 결과, 대형리.
  3. 인천공항공사,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 위한 굿윌스토어 `밀알주안점` 개소 인천공항공사(사장 이학재)는 지난 7일 밀알복지재단,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에 `굿윌스토어 밀알주안점`을 개소했다고 8일 밝혔다.개소식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을 비롯해 밀알복지재단 홍정길 이사장,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박용훈 사무처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이날 .
  4. "Start up! & Spring up!" 청년창업사관학교 2025 출정식 개최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오영주)는 9일 경기도 안산시 청년창업사관학교 본교에서 `2025년 청년창업사관학교 창업출정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Start up! & Spring up!"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출정식에는 중기부 임정욱 창업벤처혁신실장,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비롯해 청년 창업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청년창...
  5.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교육감이 간다` 첨단초 교직원과 간담회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은 8일, 인천첨단초등학교를 방문해 교직원들과 학교 현안에 대한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이번 간담회는 `교육감이 간다` 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교육 현장에서 자체 해결이 어려운 문제를 발굴하고 신속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이날 간담회에서 첨단초 교직원들은 학교 규모에 따른 인력 추가 배치, .
  6. `3년 최대 1440만 원` 마포구, 청년내일저축계좌 참여자 모집 마포구(구청장 박강수)는 5월 21일까지 청년내일저축계좌 신규 가입자를 모집한다.청년내일저축계좌는 일하는 저소득 청년의 경제적 자립과 안정적인 자산 마련을 돕기 위해 저축액의 최대 3배를 적립해주는 자산형성 지원사업이다.지원 대상은 기준 중위소득 50~100%에 해당하는 19세부터 34세까지의 일하는 청년이다.매월 10~50만 원을 저축.
  7. 서울시여성가족재단–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양성평등 교육 확대 위한 업무협약 체결 서울시여성가족재단(대표이사 박정숙)과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원장 김삼화)이 양성평등 및 폭력예방 의식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5월 8일 체결했다.이번 협약은 양 기관의 전문성과 자원을 기반으로 ▲양성평등 교육 전문강사 양성사업의 교육 협력 ▲폭력예방 콘텐츠의 공동 활용을 통해 서울시민 누구나 양질의 교육 혜택을 누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