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보건의료 단체들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지역의료개선과 의료전달체계, 보건의료발전계획수립 등을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일대일 논의구조를 회피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다른 단체들과의 협잡이라며 참여를 거부했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11일 12시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제1차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상훈 회장,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 대한약사회 김대업 회장,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이 참석했다.
강도태 제2차관은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면서, 국민 신뢰와 의료 질을 높일 수 있는 발전적인 보건의료 미래상을 제시하는데, 지혜를 모으길 기대한다"며 "협의체에서 논의된 내용을 밑거름으로, 국민들이 보다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강 차관은 의협의 불참에 대해선 아쉬움을 나타냈으며 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보건의료발전협의체는 코로나19 대응을 포함해 지역의료개선, 의료전달체계, 보건의료발전계획수립 등 보건의료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와 보건의료 단체가 참여하는 조직이다. 세부 의제에 대해서는 각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매주 또는 격주로 열릴 실무회의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의협, “일대일 논의구조 회피해 원하는 결과 얻어내기 위한 협잡”
의협은 정부가 협의체의 명칭 및 구성, 논의주제 등을 변경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참여 거부 의사를 밝혔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40분 보건의료발전협의체 회의가 열린 더플라자 호텔 4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의체 이름을 변경하고 논의주제도 코로나19 대응실무에서 보건의료정책 전반으로 확대할 것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통보했다“며, ”의협과 일대일 논의구조를 회피하고 정부가 가진 권한과 영향력을 통해 각 단체를 움직임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협잡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복지부는 의료계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보건의료발전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의협에 제안한 바 있다. 올해 연말까지 로드맵 마련을 목표로 복지부 차관과 의사협회 회장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다. 그러나 당시 의협은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이를 거부하고 집단행동을 강행했다.
9월 4일 정부와 의협은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중단하고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는 합의문을 작성했다. 이어 복지부는 지난달 15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의협에 의정협의체 구성을 논의하자고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다자 협의체로 확장되자 의협은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최 회장은 ”보건의료체제의 문제점에 대해 의료계와 정부가 논의하기로 결정한 것인데도 타 의약단체들을 포함하는 별도의 협의체를 또 구성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더군다나 당사자인 의약단체들과 사전협의 없이 기존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만들어진 협의체의 용도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