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송명숙③, “평등의 반대말은 강남(江南)이다”
  • 공희준 편집위원
  • 등록 2021-03-30 15:56:01

기사수정
  • 진보정당 재건의 원동력은 대중의 힘과 지혜에서 비롯돼
필자는 오래전에 열린우리당이 망하면 그 원인의 8할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탓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망하게 된다면 주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역사는 더불어민주당이 몰락한 책임의 8할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내 위선적인 ‘내로남불’의 태도로 시종일관한 강남좌파들에게 있다고 준열히 꾸짖을 듯하다.

강남좌파의 본질은 좌파가 아닌 강남에 있다. 이들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적인 주류세력으로 군림한 결과로 한국의 진보는 덩달아 위선과 탐욕의 상징으로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여러 진보정당들은 문재인 정권과의 과감한 선긋기에 실패한 까닭에 자칫하다간 더불어민주당과 동반침몰할지도 모를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남한에서 진보정당 운동이 시작된 이래 어쩌면 최대의 총체적 난국일 수도 있을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에 관해 송명숙 진보당 서울시당 후보의 견해를 들어보았다.

강남이 한국의 기준이 되어선 안 된다


송명숙 진보당 후보는 기성 정치권의 무분별한 강남 따라하기를 매섭게 비판했다. (사진 김한주 기자)

송명숙 :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는 박영선 후보도, 오세훈 후보도 예외 없이 말하고 있습니다.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의 구분이 없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주장이 됐습니다. 그런데 제게는 그분들이 주장하는 불평등 타파가 지구가 둥글다는 소리만큼이나 하나마나한 내용으로 들립니다.

 

관건은 해설자처럼 단순히 지적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근본적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내놓는 일에 있습니다. 서울에서 평등의 반대말이 무엇이겠어요? 다름 아닌 강남입니다.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영동 대개발의 첫 삽을 뜬 이래로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불로소득은 서울 강남 지역에 집중적으로 쌓여왔습니다. 이러한 부동산 자산의 불평등은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적나라하게 묘사된 것과 같은 교육의 불평등으로까지 마침내 확대되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강남과 인접한 지역구들에 출마하는 후보자들마다 “제2의 강남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기본 값으로 깔면서 선거에 출마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강남 추종 공약은 강남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삶이 마치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인생의 모습인 것처럼 국민들을 자꾸만 오도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강남이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의 기준이 되고 표준이 되고 말았습니다. 애꿎은 국민들까지 강남을 욕망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끊임없이 조성돼왔습니다.

 

저는 강남이 더는 한국인의 로망이 되어선 안 된다고, 대한민국의 이상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바로 그 이야기야말로 제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선거운동을 벌이면서 서울시민들께 반드시 전해드리고 싶은 중심적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진보정당의 역할은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들리게 하는 것


송명숙 진보당 서울시장 후보는 진보정당 부활의  방도를 삶의 현장들에서 찾았다. (사진 김한주 기자)

저는 허황된 장밋빛 개발 공약을 남발하지 않겠습니다. 대신에 저는 우리 사회의 그늘지고 소외된 곳들에 자리해온 계층과 개인의 애환과 고충을 꼭 대변하려고 합니다. 작년 한 해만 해도 무려 16명의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사로 소중한 목숨을 안타깝게 잃었습니다. 심지어 어제 아침에도 또 한 분의 쿠팡 기사님이 장시간의 고된 중노동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습니다.


택배 노동자들은 시민들의 일상에서 언제나 곁에 존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평소에는 마치 투명인간처럼 취급되고 있습니다. 죽어서야 비로소 사회의 관심과 주목을 아주 잠깐 동안만 받을 뿐입니다.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 주 5일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주말과 휴일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청년들의 소원이 지금 무엇인지 아시는지요?

 

공희준 : 어떤 게 그분들의 꿈인가요?

 

송명숙 : 결코 거창하고 화려한 게 아닙니다. 일주일에 6일만 일했으면 좋겠다는 굉장히 소박한 바람입니다. 휴일도 없이 일해야만 하는 국민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이 중요한 삶의 주제가 기성 정치권에서는 진정성 있게 다뤄지지를 못해왔습니다. 정치의 사각지대로 부르기조차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너무나 절박한 문제들이 정치의 공간으로 진입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껏 그 가치와 중요성에 견줘 터무니없이 무시되어온 사람들을, 문제들을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치의 수면 위로 확실하게 끌어올릴 생각입니다.

 

저는 진보정당의 재건이 누구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지를 다시금 명확히 하는 작업으로부터 시작되어야만 한다고 확신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노동조합에 가입할 여건마저 허락받지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규모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남들은 잠자리에 편안히 들었을 시간에 졸린 두 눈을 비벼가며 밤샘 근무를 해야만 하는 야간 아르바이트생들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단 하루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분들을 제대로 조직하고 확실히 대변해야만 과거의 진보정당들이 걸었던 오류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참다운 진보정치의 동력은 소수의 명망가의 이름값이 아닌 대중의 집단적인 힘과 지혜로부터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저는 더욱더 열심히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더 많은 여성과 청년과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그분들의 땀과 눈물 속에 진보정당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진보정치가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희준 :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귀한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송명숙 : 작은 정당 소속으로 출마한 후보자의 얘기에 진지하게 귀 기울여주셔서 고맙습니다.


덧붙이는 글

송명숙 진보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는 1987년에 태어나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였다. 한국대학생문화연대 대표와 민중연합당 부대표와 민중당 정책국장을 거쳐 현재는 진보당 공동대표 겸 중앙교육원장으로 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 앞두고 ‘자치구 정원 페스티벌` 열려 5월에는 서울 곳곳이 매력적인 정원으로 가득해질 전망이다. 오는 16일(목) 개막을 앞둔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이하 ‘정원박람회’)’와 연계해 자치구가 각 지역에 아름다운 정원을 만드는 경쟁을 벌인다.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협업하여 ‘자치구 정원 페스티벌’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구별로 정원을 조성하고 행.
  2. 5월1일부터 대중교통비 20~53% 환급, K-패스로 교통비 걱정 패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5월 1일부터 K-패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K-패스는월 15회 이상 정기적으로 대중교통(시내·마을버스, 지하철, 광역버스, GTX 대상)을 이용할 경우 지출금액의 일정비율(일반인 20%, 청년층 30%, 저소득층 53.3%)을 다음 달에 돌려받을 수 있는 교통카드이다. K-패스 이용 방법은 ①카드 발.
  3. 3월 주택 매매거래량 작년 12월부터 증가세...악성 미분양 8개월 연속 증가 국토교통부는 30일 ’24년 3월 기준 주택 통계를 발표했다.이날 발표에 따르면, 3월 기준 전국의 주택 인허가, 착공, 준공은 전월 대비 증가했고, 분양은 청약홈 시스템 개편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3월 기준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52,816건으로 전월 대비 21.4% 증가해 작년 12월부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24.3월 기준 ...
  4. 오세훈 시장, 저출생시대에 ‘40만 서울 어린이 행복’ 챙긴다 알파세대 어린이의 행복에 초점을 맞춘 전국 최초의 종합계획으로 지난해 5월 오세훈 시장이 발표한 `서울 어린이행복 프로젝트`가 1주년을 맞았다. 서울시는 심각한 저출생 속에서 어린이를 우선으로 배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중요한 만큼, 지난 1년간의 실천 노력과 성과를 토대로 올 한해 480억 원을 투입, 보다 대폭 확대‧강화된 「어린이...
  5. SKT, ‘AI 멀티엔진’ 시동… 韓 ‘텔코LLM’ 6월 출격 예정 통신 서비스를 잘 이해하는 똑똑한 ‘텔코LLM’이 이르면 오는 6월 선보인다.SK텔레콤은 5G 요금제, T멤버십, 공시지원금 등 우리나라의 통신 전문 용어와 AI 윤리가치와 같은 통신사의 내부 지침을 학습한 ‘텔코LLM’을 개발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오는 6월 중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텔코LLM’은 GPT, 클로드와 같은 범용...
  6. 삼화페인트, 서울시립미술관 지원…문화예술발전 도모 삼화페인트공업은 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 세마인과 `서울시민 문화향유증진을 위한 문화예술발전 지원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이번 협약을 통해 삼화페인트와 서울시립미술관후원회 세마인은 ▲문화예술 활성화 관련 사업 개발 및 공동운영 ▲문화예술 활성화 공동 홍보 ▲전시, 창작지원 등 각종 문화행사 지원 ▲협력모델 ...
  7. 수원 영통구에 `나혼자 사는 시민` 위한 거점공간 조성 수원시와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아이에이엠이 영통구에 수원시 1인가구 맞춤형 거점 공간을 마련한다. 두 기관은 지난 4월 29일 조스테이블 광교점에서 협약을 체결하고, 협력을 약속했다.수원시 1인가구 쏘옥 패밀리 회원의 소모임 활동을 지원한다. 조스테이블 광교점에서 2인 이상 예약하면 커피 가격을 10% 할인받고, 공간을 사용할 수 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