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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과 마지노선③ : 정권의 무덤 공영방송
  •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등록 2019-04-25 16: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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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지붕 덮기를 잊다


TBS 교통방송 같은 친문 방송들을 들으면 지금은 단군 이래 최고의 태평성대다, (사진출처 TBS)문재인 정권은 박근혜 정권이 마지노선에 의존했었던 탓으로 패망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눈치다. 문재인 정권은 박근혜 정권이 마지노선을 독일과의 국경선에만 설치한 이유로 말미암아 패전했다고 평가하는 기색이다.


실제 전쟁에서의 전개상황은 어땠을까? 전차와 항공기의 성능과 위력이 1차 세계대전 당시와 견주어 놀랍고도 월등하게 향상된 1940년도에 독일군은 어떻게든 마지노선을 우회했을 테고, 프랑스는 변함없이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었을 게다.


문제는 프랑스군의 마지노선을 우회하는 전략을 과감하고 융통성 있게 채택해 톡톡히 재미를 봤던 독일군 스스로도 2차 대전 말기에는 대서양 방벽에만 대책 없이 의지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히틀러의 제3제국은 벽은 높이 쌓았으되 지붕은 덮지 않았고, 오랜 역사와 유구한 문화유산을 자랑해온 독일의 대도시들은 영미 연합공군의 폭격을 밤낮없이 얻어맞고서 차례차례 잿더미로 변해갔다.


자유한국당의 시대착오적 반자이(萬世) 돌격


일본군의 무개념 반자이 돌격은 공격에 나선 부대 전체의 전멸 사태로 이어지곤 했다.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내가 기대하고 예상한 진로로 쳐들어와주는 적은 더 이상 적이 아니다. 사실상의 친구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참담한 경제성적표를 추궁하는 중차대한 일은 등한시한 채 국회에서 명분도, 실리도 없는 몸싸움에만 열중하고 있다며 개탄을 금하지 못했다.


필자는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이 문희상 국회의장을 육탄저지하는 사진을 구글에서 구경하고서 대뜸 태평양전쟁 말기에 일본군이 개발했던 전대미문의 엽기적인 대전차총검술이 떠올랐다. 문희상과 임이자 두 남녀 정치인 사이의 덩치 차이도 덩치 차이였거니와, 황교안과 나경원 ‘율사 남매’의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기껏 창안해낸 대여투쟁의 전략전술이 미드웨이와 과달카날과 사이판과 버마와 필리핀과 오키나와 전역에서 연전연패를 거듭하던 일본 대본영이 궁리해낸 전략전술에 버금가게 너무나 졸렬하고 함량미달이었던 연유에서이다.


문재인 정권의 안목이 마지노선만 믿으며 구제불능의 자폐증에 걸려 있던 1940년 5월의 프랑스 육군 수뇌부의 깜냥이라면, 자유한국당의 판단력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반자이 돌격과 가미카제 특공대의 자살 공격으로 불리한 전황을 타개하려던 태평양 전쟁 후반기 일본 대본영의 지능지수라고 하겠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상층부의 치명적 판단착오가 낳은 끔직한 인명피해는 물론 언제나 최전선 병사들의 몫이었듯, 눈감고 귀 막은 문재인 정권과 단순무식한 자유한국당의 틈바구니에서 극한의 고통을 강요받는 사람들은 늘 남한사회의 평범한 인민대중들이기 마련이다.


헌법재판소, 공영방송, 역사전쟁이라는 세 개의 마지노선


히틀러는 대서양 해안에 벽은 쌓았지만 독일의 대도시들에 지붕을 덮는 일은 잊었다.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문재인 정권은 자유한국당이 어제 국회의장실에서 명징하게 보여준 것처럼 미개하고 무모한 ‘반자이 돌격’을 앞으로도 되풀이할 것임을 상정하고서 방어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정권의 방어전략의 골간은 마지노선을 더 길고 깊고 튼튼하게 파는 것이다.


첫 번째 마지노선은 헌법재판소에 구축했다. 허나 전형적인 주식부자인 이미선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권은 막대한 희생과 출혈을 감수해야만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돈 좀 많은 게 뭐가 문제냐?”는 논조로 이미선 재판관을 옹호하는 바로 그 순간 문재인 정권은 참여정부의 계승자로부터 이명박 정부의 후계자로 본인들도 모르는 사이에 족보를 갈아탔기 때문이다.


마지노선을 한 개만 건설해서는 불안했는지 문재인 정권은 두 번째 마지노선을 KBS 한국방송, MBC 문화방송, TBS 교통방송, 그리고 YTN 같은 사실상의 국영방송들에 쌓았다. 그렇지만 공영방송을 철저하게 통제했던 박근혜 정권이 탄핵의 비운을 피하지 못한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 또한 무용지물을 만드는 데 귀중한 시간과 정력을 낭비한 꼴이다.


더욱이 특정 정권에 장악당한 공영방송은 국민들의 눈과 귀는 효과적으로 가리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정권 담당자들의 눈과 귀만 가리고 만다. 민생경제의 실상과 관련된 문재인 대통령의 빈번한 유체이탈 화법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잦은 유체이탈 화법과 매한가지로 그 근본적 원인은 허구한 날 주야장천으로 대통령 찬가만 읊어대는 국영방송들만 열심히 바라본 데서 비롯되리라.


이를테면 당신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저녁 늦게 버스에 탔다고 가정해보시라. 대중교통 승객들이 의무적으로 “시청당해야” 하는 교통방송만 보노라면 문재인 시대야말로 단군 이래 최고의 태평성대이다. 한데 단군 이래의 최고의 태평성대를 살아가는 대다수 힘없고 가난한 서민대중은 피로에 찌든 자신의 신체를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 억지로 욱여넣어야만 한다. 국민들이 공영방송을 일부 기회주의적 친문 어용 방송인들과 몇몇 부유한 강남좌파 연예인들을 위한 전용 현금인출기 이상도 이하도 아닌 세금 먹는 하마쯤으로 인식하는 까닭이다.


문재인 정권의 세 번째 마지노선은 지칠 줄 모르는 과거사로의 여행이다. 문재인 정권은 국민들을 타임머신에 태우고자 정말 열심히 노력해왔다. 문재인 정권이 국민들에게 탑승을 연신 종용하는 타임머신은 과거로만 갈 수가 있는 반쪽짜리 타임머신이다. 문재인의 타임머신에는 미래로 향하는 시간이동장치는 탑재되지 않았다. 그 결과 많은 청년들이 한국에서는 씨가 마른 괜찮은 일자리를 구하러 일본으로, 호주로 떠나는데 대통령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흔적을 찾아서 중앙아시아를 떠도는 블랙 코미디마저 급기야 빚어지고 말았다.


이렇게 헌법재판소와 공영방송과 과거사에 철통같이 3중으로 마지노선을 쳤음에도 불구하고 적병들이 아군 진영을 파죽지세로 유린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 사람들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주적으로 염두에 둔 자유한국당은 임이자 의원과 같은 미숙한 신병들을 앞세워 마지노선으로의 반자이 돌격을 고집하고 있으니, 마지노선을 우회해 나타난 이 무수한 적군의 정체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해답은 자명하다. 문재인 진영을 거침없이 유린하는 적군은 다름 아닌 민심이라는 적군이다. 여론조사라는 탈을 쓰고서 수시로 공표하는 죽은 가짜 민심이 아닌 팔팔하게 살아 숨 쉬는 진짜 민심!


마지노선을 쌓는 자에겐 미래가 없다


마지노선에 틀어박힌 박근혜는 몰랐다. 자신이 임명한 헌법재판관들도, 자신이 장악한 공영방송도, 자신이 강행하려고 하는 국정 역사교과서 발간 작업도 정권을 지켜줄 수가 없다는 사실을….


역시나 마지노선에 틀어박힌 문재인은 모른다. 자신이 임명한 헌법재판관들도, 자신이 장악한 공영방송도, 자신이 국민들에게 강제하는 철지난 역사전쟁도 정권을 지켜줄 수 없다는 사실을….


마지노선 깊은 곳에 들어선 안전하지만 밀폐된 사무실에서 귀 막고 눈감은 권력자들이 전쟁을 지휘하고, 정치를 선도하는 시대는 진즉에 종식되었다. 이제는 전쟁에서건, 정치에서건 귀 열고 눈 부릅뜨고서 객관적 현실과 냉정하게 대면하는 세력과 인물들이 승리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도 1분기 경제통계에 의거하면 실질 국내총생산이 10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문재인 정권이 시작된 다음 국민들이 외려 못 먹고 못 살게 되었다는 뜻이다.


압권은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통계청장 잘리겠다는 투의 반감 가득한 냉소가 주류를 이룬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이 마지노선에 계속 틀어박혀 이미 구닥다리가 돼버린 정책과 노선에 집착할 것임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자유한국당 식의 반자이 돌격이 통하던 시절이 한때 있었다. 문재인 정권 식의 마지노선 구축이 통하던 시절도 잠시잠깐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바뀐 민심은, 세상의 변화는 기존 정당과 기성 엘리트들에게 반응성과 미래지향성이 정치의 구도와 전장의 판도를 좌우하는 전격전의 시대에 적응할 것을 요구하는 중이다. 실상은 해외 3류 국가들을 전전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뜬금없이 김일성을 소환하는 자유한국당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바대로 문재인 정권도, 자유한국당도 변화의 의지와 혁신의 능력을 잃어버린 지 벌써 오래다.


문재인 정권이라는, 자유한국당이라는 옛것들은 분명 확실하게 죽어가고 있다. 필자는 욕심을 줄여나가며 생활하기로 결심한 터이다. 새것이 등장하지 않음에 애면글면 안타까워하지 않고, 옛것이 죽어감에 표 안 나게 기뻐하기로 했다. 신축은 못할지언정 최소한 철거나마 깔끔하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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