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이종범 기자] 서울시 구로디지털단지에서 가산디지털단지 방향의 도로가 교통 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구로 고가가 철거되면서 편도 3차로인 이 도로에 좌회전 차로가 신설됐고, 교통 신호체계도 변경되면서 야기된 상습 정체는 민원 폭탄으로 이어지고 있다.
관리 당국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만 “교통 흐름 모니터링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뽀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어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만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서울시는 교통정체 해소와 주변 경관을 위해 구로 고가를 철거하고 지난 4월 7일 전면 개통했다. 현재는 남부순환로 양방향의 보도확장 및 교통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부순환로는 양방향 직진 8개 차로, 좌회전·유턴차로, 우회전 전용차로 등 총 11개 차로를 설치하고, 구로디지털단지에서 디지털단지 방향으로는 디지털단지오거리에서 좌회전 신호가 신설됐다.
문제는 이 좌회전 차로로 인해 편도 3차로인 도로의 정체가 심각해졌다는 데 있다.
구로 고가 철거 이전에 이 도로는 1·2차로가 직진 차로였고, 3차로는 직진과 우회전을 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현재 바뀐 교통 체계로는 구로디지털단지에서 가산로데오거리 방향의 직진 차량을 소화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가 철거 후 구로디지털단지에서 디지털단지오거리 방향으로 내려가는 약 120m의 좌회전 차로는 차량이 거의 다니지 않는다.
게다가 직진과 우회전 차로인 3차로는 바뀐 교통체계로 인해 디지털단지오거리에서 원활한 차량 소통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뒤따르던 직진 차량도 함께 정체되고 있다.
결국 구로디지털단지에서 디지털단지오거리 방향 편도 3차로에서 실질적으로 직진이 가능한 차로는 2차로 하나뿐인 셈이다.
구로디지털단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강모씨(46)는 “평상시에도 이 도로는 상습적으로 정체되지만 출퇴근 시간이면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며 “최근에는 걸어서 8분 거리를 25분이나 걸린 적도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서울시와 서울경찰청은 쏟아지는 이 도로의 교통 불편 민원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교통처리계획 규제 심의 결과에 따라 시공을 했고, 교통 흐름을 모니터링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에서 교통 흐름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모니터링 후 이용자와 주민 모두에게 좋은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좌회전 차로 이용차량이 많지는 않아도 교통 흐름이 발생하고 있는 한 차로를 없애면 또 다른 민원이 발생할 것이고, 좌회전과 직진을 함께 주는 방법도 주도로인 남부순환도로가 막혀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초에 설계할 때 사거리 체계로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었는데 주민들 의견에 따라 오거리체계로 진행한 것”이라며 “공사 완료 후 교통 흐름을 분석해 최선의 개선 방향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