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A연구소가 구로구 항동에서 진행 중인 '주거관련 태도조사'를 두고 주민들과 마찰을 빚었다. 이 조사가 항동의 주요 이슈인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이하 광명서울고속도로)’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광명서울고속도로는 경기도 광명시부터 서울시 강서구 방화동까지 이어지는 20.2km의 민자고속도로 건설사업이다. 고속도로 구간 중 일부가 구로구 항동의 주택지구와 초등학교를 지하로 관통해 주최인 서서울고속도로와 지역 주민들과 안전 문제로 줄곧 갈등을 빚고 있다.
광명서울고속도로는 항동지구 주민들에게 가장 민감한 주제다. 주민들은 항동 곳곳에 ‘아파트, 학교 관통하는 광명서울민자고속도로 지하터널 공사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어둔 상태다. 또한 수년째 정기적으로 반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A연구소가 지난 28일부터 항동지구 내에서 ‘항동지역 주민 주거관련 태도조사’라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일부 주민들은 이 설문조사에 반발했다. 질문 내용 중 ‘광명서울고속도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있는 등 조사목적이 불분명해서다. 이 때문에 이 설문조사가 ‘광명서울고속도로 추진을 위한 설문조사가 아닌가’라는 의혹으로 번졌다.
이에 조사를 진행 중인 연구소 측은 “항동에 거주중인 주민들께서 생활 각 분야에 걸쳐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라고 해명했다. “설문조사도 자체조사일 뿐 특정 업체나 기관의 의뢰를 받고 진행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연구소 관계자는 “통계청의 가구총조사나 사회조사, 행정수요 조사처럼 추가적인 연구분석을 위한 기초 데이터 성격의 조사결과가 있어야 더 깊이있는 연구가 가능하다”며 “항동은 신규 조성지역이라 연구자가 참조할 수 있는 선행연구자료가 없는 곳”이라며 정주의식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광명서울고속도로는 광명시부터 부천시와 서울시 구로구, 강서구 등을 지나치는 노선이다. 해당 고속도로는 구로구는 안전문제, 부천시는 환경문제, 강서구는 교통정체, 광명시는 지하화 문제 등의 해소를 요구하며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