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정부가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대한 순차적 온라인 개학 발표를 결정한 가운데, 학원가를 위한 대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천시 학원들은 짧게는 1주일, 길게는 1개월여가 넘도록 휴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청소년이 밀집하는 학원가에서도 집단감염의 가능성이 지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기존 개학 일정을 연기하고 온라인 개학을 결정하자 학원가도 속속들이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학생들의 수업 진도를 따라가야 하고, 휴원이 장기화할수록 이탈 원생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부천시 학원 강사 안씨(27)는 “고등학생의 경우 겨울방학 때 모의고사 등에 필요한 기본 개념을 먼저 배우고 학기가 시작하면 내신을 대비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준비가 늦어진 만큼 허겁지겁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수업을 진행하지 않으면 재정적 어려움을 피해갈 수 없다는 점도 학원가의 영업 재개 요인 중 하나다. 학원 선생님 이씨(27)는 “우리 학원의 경우 이미 2주일간 휴업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다시 현장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재정적 위기는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씨는 “다시 오픈하긴 했지만 학생 수가 30%는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학원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논술학원 선생님 김씨(29)는 “학생 수가 확연히 줄었다. 출퇴근길이 항상 붐볐는데 요새는 한산하다”며 “근처의 태권도장은 아예 한 달이 넘게 쉬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결국 필요한 건 지원이다. 휴원했던 학원들이 다시 문을 여는 이유는 생계비, 건물 임대료 같은 금전 문제”라며 “학교도 온라인으로 개원했다. 학원은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와 각 지자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축을 해소하고자 묵혀둔 돈을 풀고 있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각 지자체는 재난기본소득을 통해서다. 그러나 학원가에 대한 현금 지원을 시행하는 곳은 서울시 성북·강북·노원·도봉구 등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휴업을 이어오던 학원들은 적자 문제로 하나둘 개원하고 있다. 새학기의 시작일이 확정됨에 따라 학원의 개원은 점점 늘어갈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