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12일 ‘쓰레기 독립’을 선언하고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일대를 자체매립지 후보지로 선정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쓰레기 자립을 통해 친환경 자원순환을 선도하는 환경특별시 인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수도권 2,500만의 쓰레기로부터 과연 인천시가 독립할 수 있겠는가’라는 물음은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향한 인천시민의 간절함이 담긴 질문이자 연장을 향한 서울 등의 욕망과 안일함이 담긴 질문이기도 하다”며 “그래서 ‘인천은 다르다, 할 수 있다, 스스로 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부터 우리의 쓰레기를 스스로 처리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며 “우리 내부로부터 ‘발생자 처리 원칙’에 입각한 환경정의를 바로 세울 때 수도권 2,500만의 쓰레기를 떠안는 도시, 직매립이라는 후진적 자원순환 정책을 이어가는 도시에서 벗어나 친환경 자원순환을 선도하는 미래도시, 환경특별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모두발언을 마친 뒤 ‘친환경 자원환경시설 건립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발표안에서 시민공론화 결과를 반영한 사항으로 쓰레기 발생량 감축과 매립쓰레기를 95%까지 줄이는 친환경 소각시설 설치, 최소한의 소각재를 매립하는 친환경 자체매립 시설 계획의 구체적인 방안이 담겼다.
시가 발표한 친환경 자원환경시설 건립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종량제 쓰레기봉투 20리터의 경우 이를 소각하면 80%가 줄어들고 소각제 20%가 남는다. 또 남은 소각제를 재활용해서 당초 20리터의 쓰레기를 최대 95%까지 줄이고 이를 매립한다는 것이다. 쓰레기량을 5%까지 줄이는 방식도 기술적으로 100% 가능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이를 위해 인천 중구, 남동구, 부평·계양, 강화군에 자원순환센터를 증설하거나 설치해 이곳에서 쓰레기를 소각한 뒤 자체매립지에 매립한다는 계획이다. 시가 추진하는 자체매립지는 기존 매립시설과는 달리 지하 30~40m 깊이에 소각재를 매립하고, 상부는 밀폐형 에어돔을 설치해 먼지조차 날리지 않도록 건립된다.
영흥면 주민들 집단 반발..."석탁화력발전소에 이제는 쓰레기 매립장까지"
그러나 시의 이같은 계획은 시작부터 영흥면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진통이 예상된다. 2025년 현 수도권매립지 종료 전까지 자체 매립지 조성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옹진군 영흥도 주민들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쓰레기 매립장을 영흥도에 조성한다면 죽을 각오로 저지하겠다”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영흥도에 거주는 주민들과 상의 없는 일방적으로 후보지 발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이같은 반발을 의식한 듯 자원순환시설 설립에 따른 시민들의 걱정과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주력했다.
박 시장은 “분명히 말씀드린다. 인천에코랜드는 소각과 재활용을 거치고 남은 최종·최후의 소량 소각재와 불연성 폐기물만 매립하는 그야말로 ‘친환경’ 시설”이라며 “인천에코랜드라는 임시 명칭은 시민 여러분께 해를 끼치지 않을 친환경, 친시민적 시설로 조성하겠다는 인천시의 의지를 담은 약속”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자원순환센터에 대해서도 “최첨단, 친환경 선진기술을 도입한 소각시설이 될 것”이라며 “설계기준을 법적기준보다 더욱 강화해 법적 유해물질을 정상수치 이내로 최소화 하고, 악취와 굴뚝연기 또한 완벽하게 제어해 쾌적한 시설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이날 발표한 예비후보지에 대해 군·구 및 주민들의 공론화 합의나 입지선정위원회 논의 등 지속적인 소통과 협의 과정을 거쳐 자원순환시설 조성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