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발표한 친환경 자원환경시설 건립 기본계획안을 놓고 고남석 연수구청장이 반기를 들었다. 쓰레기 소각장 예정지 때문이다.
고 구청장은 지난 16일 기본계획안을 놓고 “화물주차장과 승기하수처리장 등 환경문제가 산적한 연수구를 비롯한 해당 기초단체 주민과 충분한 협의 없이 발표된 이번 기본계획안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환경문제는 지역 간 이익을 떠나 지구촌 모두가 함께 떠안아야 할 국제적 이슈라는 점에서 인천시의 깊은 고민도 이해가 간다. 2025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완성하기 위해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연수구는 현재 송도권역에서 하루 530t 처리가 가능한 소각장들을 운영중이다. 이는 연수구 하루 발생량인 140t의 4배에 가까운 용량”이라며 “그동안 나머지 처리용량을 미추홀구, 남동구, 옹진군 등에 할애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최근엔 송도 악취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발생건수가 현저하게 줄어든 상황에서 또다시 근교 중구소각장(250t)과 남동구소각장(350t)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취에 대한 구민들의 우려가 깊어가고 있다”고 했다.
고 구청장은 “계획대로라면 송도 주변생활권역에 기존 530t에 신설 예정인 600t을 포함해 하루 연수구 발생량의 8배가 넘는 1130t의 소각장 시설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게 구민 대다수의 걱정”이라고 호소했다.
고 구청장이 중구와 남동구 소각장에 연수구민들이 우려한다는 이유는 두 지역 소각장의 위치 때문이다. 남동구 소각장의 경우 구의 남서쪽, 연수구 바로 옆에 위치했으며 중구 소각장도 최남단, 연수구 바로 위에 있기 때문이다. 연수구 쓰레기 소각장은 의 끝자락에 있으므로, 송도 주민들은 삼면이 소각장인 셈이다.
고 구청장은 “행정적으로도 각종 국제기구가 들어선 송도국제도시의 미래 비전에 걸맞지 않고, 재활용률을 높이고 소각량을 최저치로 낮춘다는 정부의 기본 정책과도 배치되는 사안”이라며 “연수구는 기본계획안에 대해 지역이기주의가 아닌 구민 건강권 확보와 송도국제도시의 세계경쟁력 차원에서 늦었지만 보다 과학적인 검증과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 구청장은 자체적인 TF팀을 운영하고 공론화를 위해 인천시와 전문가, 주민이 함께하는 공론화위원회 구성 및 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고 구청장은 “연수구는 이번 상황이 자칫 지자체간 갈등으로 확산되지 않길 바라며 항상 주민들과 소통하며 공론화 과정에서의 연수구의 책임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