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과 구로, 부천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에서 이뤄지는 대형건설사업이 국토부의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로 점철되면서 지역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수도권 서남권 지역 주민들은 광명서울고속도로 건설사업과 광명시흥R&D사업, 구로차량이기지 이전 문제 등 국토부가 추진하는 대형사업들에 대한 주민 설득작업이 부실하거나 없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 서남부를 세로로 관통하는 광명서울고속도로가 그 중심에 있다.
광명서울고속도로는 광명에서 부천을 거쳐 서울 강서구 방화동을 연결하는 총 20.2㎞, 총사업비 1조6천69억원이 소요되는 민자 사업이다.
2003년 광명서울고속도로가 최초 제안되었을 때 부천 천왕지구와 신정3지구를 지날 예정이었지만, 해당 노선 지역민이 반발하면서 지금의 노선으로 변경됐다.
문제는 해당 노선이 아파트 밀집지역과 초·중등학교 밑으로 관통하는 등 특정 지역에 큰 불편과 불이익을 가져온다는 데 있다.
구로 항동지역은 왕복 6차선의 지하터널이 초·중등학교와 아파트 단지를 관통하고, 부천 고강동 지역은 대한항공이 인접해 있어 이미 소음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광명서울고속도로로 인한 피해까지 추가로 감수해야 할 처지다.
광명서울민자고속도로 건설 반대 공대위는 지난 1년 동안 집회와 항의,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지만 국토부의 주민 설득작업은 없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정책이니 따라와라" 주민 집단 보이콧
광명시흥테크노벨리 사업도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해당 지역은 지난 10년 동안 특별관리대상 지역으로 묶여있어 개발이 제한돼 왔다. 그러다 갑자기 R&D지구계획이 결정되면서 주민들에게 토지수용을 강행하고 있다.
지난 22일 광명시 학온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광명시흥 R&D 조성사업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이 개발 사업을 원점에서 검토하라며 보이콧을 선언하고 집단 퇴장했다.
해당 지역은 지난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었다가 2014년 해제됐지만, 다시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서 10년 가까이 묶여 있었다. 주민들은 오랜 시간 재산권을 침해당했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당초 계획에서 빠졌던 선하지 지역이 갑자기 포함되면서 해당 주민들이 이주 대책조차 마련할 여유없이 토지를 수용당할 처지가 되자 크게 반발했다.
여기에 당시 설명회에서 참석한 경기도시공사 관계자가 "정부정책이니 협조해 달라"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국토부 "추가 주민설명회 개최 예정 없다" 강행 예고
광명시는 구로차량기지 이전 문제까지 겹쳐있다.
구로차량기지 이적지 주민들은 소음과 분진 등 구로구 주민의 민원 때문에 옮기는 차량기지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의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 사업 강행에도 크게 분노하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주민 반대로 무산된 ‘구로차량기지 이전 주민설명회’를 더 이상 개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주민들이 반대했는데 할 이유가 없다”면서 주민들을 설득하려는 최소한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았다.
국토부는 오는 31일 광명시민 공청회를 끝으로 주민과 직접 대화하는 방식은 사실상 끝낼 것으로 보여 공청회 이후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강행할 태세다.
광명서울민자고속도로 건설 반대 공대위 관계자는 “국토부가 주민 피해가 예상되는 대형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 설득이나 소통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사실상 수도권 서남부에 사는 시민들의 권익을 짓밟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