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평균 1만여 명이 이용하는 인천종합터미널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기초적인 검역 장비조차 지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코로나 확진자가 13명이나 늘어나 지역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어 터미널과 같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확산 방지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18일 오전 11시 인천 구월동 인천종합터미널에는 마스크를 쓴 이용객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터미널 어디에도 열감지 카메라 등 검역장비를 찾아볼 수 없었다.
터미널로 들어서는 양쪽 입구에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사례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면 터미널 내·외부 수유실, 광장 등 시민공간에 대한 사용을 중단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을 뿐이다.
19일 인천공사에 따르면 인천종합터미널은 롯데 소유로 열감지 카메라 등을 설치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터미널을 롯데가 소유하고 있어 방역 등에 대한 문의는 롯데 측과 연락해 달라”면서도 “공사는 시와 협력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감지 카메라 등 최소한의 검역장비가 설치 돼 있지 않은 것에 대해 공사 측은 ”터미널의 특성상 열감지 카메라를 입구에 설치해야 하지만 통로가 많다 보니 설치가 쉽지 않다“면서 장비 설치 문제도 롯데 측에 문의해달라고 일축했다.
인천종합터미널은 좌우 측 입구와 롯데백화점과 연결되는 지하 통로 등 다수의 출입구가 있어 열감지 카메라 한 대만으로 다수의 사람들을 감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이 계속되자 공사 측은 인천시에 검역 장비 구매를 위한 예상 지원을 요청했으나 시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자체가 예산 문제를 놓고 최소한의 방역 장비조차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터미널을 이용하는 승객들만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A씨(45.미출홀구)는 “발열 검사만으로도 주의를 주는 등 최소한의 검역을 할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면서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하면 무슨 소용있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