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가 후원금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논란에 기자회견을 열고 기금 운용에 문제가 없었다며 해명에 나섰다.
정의기억연대(이하·정의연)은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인권재단 사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는 지난 7일 대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며 “정의연이 성금·기금을 받아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고, 성금을 어디에 쓰는지도 모른다”고 폭로했다.
그는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10억엔이 일본에서 들어오는 걸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만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다음날인 8일 정의연은 기부금 사용 내역 등을 공개했다. 그러나 회계 관련 논란이 계속되자 정의연은 이날 추가로 기자회견을 열어 다시 해명에 나섰다.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할머니께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운동을 지지해준 시민들, 같이 연대한 단체들에게 의도치 않은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한 뒤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의연은 성금 내역에 대해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기부수입 22억 1900여만 원 중 41%에 해당하는 9억 1100만 원을 피해자 지원 사업비로 집행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액수에는 지난 2017년 100만 시민모금을 통해 모금한 7억여원에 일반 후원금을 더해 조성한 8억 원을 총 8명의 할머니들에게 1억원씩 ‘여성인권상금’으로 지급한 것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한경희 사무총장은 “피해자 지원사업은 후원금을 모아 할머니들께 전달하는 사업이 아니다”며 “할머니들의 건강치료 지원, 정서적 안정 지원 등으로 수행되고 있다”고 말하며 공시에 나와있는 피해자 지원 사업 예산으로만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연은 이후 열린 질의응답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지난 2015년 일본 위안부 문제 한일 합의에 따라 일본이 지급하기로 한 10억 엔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이상희 정의연 이사는 “화해·치유재단 기금의 수령 여부는 전적으로 할머니들이 결정하게끔 했고, 할머니들을 일일이 방문해 의사를 확인했다”고 “수령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다”며 반박했다.
또 일본이 10억 엔을 출연할 것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내용은 발표 전부터 언론 보도를 통해 거론됐다”며 “전날 윤미향 대표가 외교부에 연락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장 당시 언론에 나온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정의연은 지난해 수요집회를 통해 모금한 금액은 약 460만원으로, 전액 수요시위 진행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수요시위 진행비는 연간 1억 1000여 만원 가량이라고도 말했다.
한 사무총장은 “전담인력이 부족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데이터가 깔끔하게 처리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리고, 실무적으로 미진한 부분을 고쳐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