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동성애대책시민연대, 부천시기독교총연합회 등 105개 단체가 부천시 인권조례 제정에 반발해 21일 집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이날 본회의를 진행한 부천시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안’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박명혜 시의원이 대표발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12명 시의원이 공동발의한 2020년 인권조례는 작년 부천시민들의 항의에 의해 철회된 성평등조례, 문화다양성조례, 인권조례 등을 짬뽕시킨, 아주 끔찍하고 패악한 조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작년 6월부터 9월까지 연속적으로 발의되었던 나쁜 조례들에 부천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얼마나 많은 의견서접수와 항의방문, 항의전화, 항의집회 등을 했었는지 우린 기억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 박 의원은 또다시 부천시민들을 우롱하고 부천시 예산을 낭비하는 조례를 발의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조례안 즉각 철회 ▲즉각 폐기 ▲공개토론회 및 공청회 ▲대표발의자 박명혜 시의원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조례안 ‘인권’ 정의 두고···성소수자 갈등
기독교 단체가 조례안에 반발하는 이유는 조례안에서 ‘인권’의 정의 때문이다.
조례는 인권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 및 법률에서 보장하거나 대한민국이 가입·비준한 국제인권조약 및 국제관습법 등에서 인정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라고 규정하고 있다.
부천시 동성애대책시민연대, 부천시기독교총연합회 등은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가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까지 인권을 보장하는 내용이며, 이번 조례안도 지난해 철회된 문화다양성조례 등과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부천시와 관내 기독교단체의 갈등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부천시의회는 지난해 4월 ‘부천시 문화다양성 보호 및 기본 조례 제정안’을 상정했으나 기독교 단체의 반발에 부닥쳐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조례안은 개인이나 집단의 국적·민족·인종·종교·성 등 문화적 차이로 참여를 제한하거나 금지하지 않고,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독교단체 등은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고, 시의회는 강한 반발에 부닥쳐 자진 철회했다.
한편, 부천시의회는 이날 조례안을 수정 의결했으며, 본회의에서 찬성 16명, 반대 10명, 기권 2명이 나와 재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