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를 한 달여 앞두고 법무부가 30일 경찰청, 여성가족부와 함께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조두순이 복역한 지 무려 12년 만에 나온 대응이다.
법무부는 이같은 대응방안을 마련한 게 정세균 국무총리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가 조두순으로부터 지역 주민을 안심시키라고 지시한 건 불과 3일 전인 지난 27일이다. 조두순이 복역한 지 12년이 됐는데, 12년간 손을 놓고 있다가 국무총리가 지시하자 3일 만에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준비한 혁신적인 대응이 ‘24시간 밀착 감시’와 ‘CCTV’다. 이미 범죄자의 위치를 감시하기 위해 전자발찌가 있는데 말이다. 성범죄자를 감시하기 위한 전자발찌가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며,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하는지를 보여주는 꼴이다.
조두순 사건 이후 성범죄에 대한 처벌과 대응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사건 당시 정부 수장이던 이명박 대통령도 “아동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보다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처방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12년 사이 변한 것은 없었다. 정 총리의 주문이 나온 것도, 공동 대응 방안이 나온 것도 조두순의 출소가 한 달여 남았다는 사실이 이슈가 되고부터다. 심지어 피해자 가족은 이사를 결심하기도 했다. 피해자를 보호할 방안이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나라가 돕지 못하자 결국 국민들이 나섰다. 지난 9월 피해자 부모님이 이사를 결심했으나 돈이 없다는 말에 국민들은 모금을 시작했고, 순식간에 2억여원이 모였다. 가해자 처벌은 빈약하고, 피해자 보호가 부족하니 피해자는 떠나겠다 하고, 국민이 노잣돈을 챙겨준 셈이다.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약하고, 피해자 보완대책이 미비하다는 비판은 오래된 이야기다. 수차례 정권이 바뀌었지만 환부에 칼을 들이댄 정부는 없었다. 그리고 이제 최악의 가해자가 석방되고, 피해자는 고향을 떠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관심과 나태함이 곪고 곪아 터지기까지 1개월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