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특화거리③ 구로구 깔깔거리] 특색 잃은 깔깔거리···거리명 뜻도 모른다
  • 안정훈 기자
  • 등록 2020-11-08 16:26:50

기사수정
  • '깔깔운동' 하지만···방문객 "뭔지 모른다", 점주 "깔깔운동으로 오는 고객 거의 없어"

평일 저녁 퇴근시간대의 구로구 깔깔거리의 모습. (사진=안정훈 기자)

“글쎄요, 즐겁게 깔깔 웃는다는 뜻 아닌가?”

   

늦은 밤 깔깔거리에서 식사를 마친 행인에게 한 ‘깔깔거리의 뜻을 아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서울시 구로구의 음식특화거리 ‘깔깔거리’는 지난 2009년 ‘(음식점은) 깔끔하게 차리고 (고객은) 깔끔하게 먹자’는 의미를 담아 음식문화개선운동의 일환으로 지정된 거리다. 같은해 서울시로부터, 이듬해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음식특화문화거리로 지정됐다.

   

구로디지털단지역 앞에 길쭉하게 늘어진 깔깔거리는 직장인과 지역 사람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퇴근 후 직장인들에게 ‘회식 명소’로 그들의 노고를 풀어주는 데 역할을 톡톡이 했다.

   

또한 2010년 특화거리로 지정된 이후부터 주기적으로 축제를 열어 구로구에서 부족하다고 평가받은 문화행사 수요를 충족시켰다.

   

그러나 현재에 이르러서는 깔깔거리가 하나의 특화거리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화거리’로서 거리만의 특색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깔깔거리 핵심 ‘깔깔운동’, 구로구 캠페인화(化)

   

구로구는 깔깔거리를 특화거리보다 하나의 캠페인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이는 구로구가 깔깔거리와 함께 행하는 ‘깔깔운동’에서 드러난다.

   

깔깔운동이란 구로구 음식문화개선운동 슬로건으로, ‘음식점(깔깔가맹점)에서는 깔끔하게 차리고, 고객(깔깔회원)은 깔끔하게 먹자는 운동’을 의미한다. 

   

깔깔운동 가맹점은 음식을 깔끔하게 먹은 손님들에게 음식값의 2%를 할인(포인트 적립)해주고, 손님이 음식을 남길 때 포장용기에 담아 싸가도록 한다. 깔깔거리의 슬로건과 상통하는 운동인 셈이다.

   

깔깔거리는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깔깔운동’에 참여하는 가맹점 중 깔깔거리에 소재한 음식점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11월 8일 기준 구로구청이 게재한 깔깔거리 가맹점은 총 85건으로, 이중 깔깔거리 소재 음식점은 20곳밖에 되지 않았다. 그 외에는 고척, 온수, 대림 등 구로구 곳곳에 고루 분포되어 있다. ‘깔깔운동’이 음식특화거리 ‘깔깔거리’와 무관한 캠페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무도 모르는 깔깔운동···특화거리 색채 없어

   

구로구 깔깔거리의 입구. (사진=안정훈 기자)

깔깔운동은 주민들에게 알려지지도 않는 편이다.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의 깔깔가맹점 사장님 A씨는 “특별히 깔깔가맹점이라고 해서 손님이 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퇴근시간대에 오는 손님이 대부분이고, ‘깔깔가맹점’이라 찾는 손님은 몇 분 정도밖에 없다”고 말했다.

   

깔깔거리에서 식사하는 손님 중 상당수는 깔깔운동이 있는지도 몰랐다. 깔깔거리의 한 횟집에서 식사하던 B씨(30대)는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며 “그런 게 알려져야 찾아서 먹든 하지, 누가 찾겠나”라고 지적했다.

   

여느 특화거리처럼 이색적인 음식을 판매하지 않는데, 홍보조차 되지 않고 있다. 깔깔거리가 생기고 11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는 이름뿐인 특화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최신뉴스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스공사, 2025년 CBC KOREA 창업경진대회 지원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는 11월 24일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2025년 CBC 창업경진대회 지원금 전달식을 가졌다고 밝혔다.이날 행사에는 김천수 가스공사 경영관리부사장과 허영우 경북대학교 총장 등 양 기관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CBC(Creative Business Cup) 대회는 창의적 사업 모델 지원 및 청년 기업가 양성을 목적으로 덴마크 CKO(Center for Cul...
  2. 수출입은행, `셀트리온 미국 생산시설 M&A` 3500억 원 지원 한국수출입은행(은행장 황기연, 이하 `수은`)은 셀트리온의 미국 `일라이 릴리`(Eli Lilly) 생산시설 인수(M&A)를 위해 3500억원의 금융을 제공한다고 25일 밝혔다.이번 수은 금융지원을 통해 셀트리온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내 생산과 판매체계를 일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바이오산업은 국가 안보의 핵심요소이자 세계 경제 성장을 견...
  3. 오세훈 시장 “용산, 대한민국 미래 여는 도시 표준”… 국제업무지구 기공식 개최 서울시가 27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기공식을 열고 2028년 부지조성 완료와 2030년 초 입주를 목표로 하는 초대형 도시혁신 프로젝트의 본격 착수를 선언하며 용산을 국가 미래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기공식은 27일 오후 2시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서 시민과 사업시행자 등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lsq...
  4. 관악구, 오래된 지하보도의 변신…문화 활력 더한 `언더그라운드 관악`으로 재탄생 관악구(구청장 박준희)가 어둡고 오래된 지하보도 공간을 전면 개선해 쾌적한 `도시형 문화 보행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며 주민 일상에 활력을 더했다.지난 27일 개최된 준공식에는 박준희 관악구청장을 비롯한 시의원, 구의원 등 80여 명이 참석해 새로운 형태의 복합 문화공간 조성을 축하했다. 주민과 함께 공간개선 과정을 영상으로 시청..
  5. 하나은행, 맥도날드와 생활금융 생태계 확장 나서 하나은행(은행장 이호성)은 지난 24일 서울시 중구 을지로 소재 하나은행 본점에서 글로벌 외식 브랜드 맥도날드 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손님 중심의 생활금융 서비스 확대를 위한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이번 협약식에는 이호성 하나은행장과 김기원 맥도날드 코리아 대표이사를 비롯해 양사 임직원들이 참석했으며, 금융과 라이...
  6. “어르신의 참여가 지역을 따뜻하게 만든다” 구로구, 2026년 노인일자리 5,014명 모집 구로구가 내년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5,014명 모집해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 확대와 일자리 기회를 강화한다.28일 서울 구로구(구청장 장인홍)는 내년 ‘2026년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 5,014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올해보다 모집 규모가 383명 늘고 총사업비도 8% 증가한 207억 원이 투입되며, 다양한 유형의 일자리를 통해 지역 내 ..
  7.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통과 `가결`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됐다. 이날 오후 본회의에 상정된 `추 의원 체포동의안`은 총 투표수 180표 중 찬성 172표, 반대 4표, 기권 2표, 무효 2표로 국회 동의를 얻어냈다. 국회법상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