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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④, 중국에 승리하는 길은 비즈니스에 있다”
  • 공희준 편집위원
  • 등록 2021-05-20 21: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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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도했던 베트남도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마침내 굴복해
한국과 베트남은 중국과 수천 년 동안 국경을 맞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화문명에 동화ㆍ포섭되지 않고 궁극적으로 독자적인 국가와 문화와 언어를 성공적으로 유지해온 대표적 국가들이다. 두 나라는 20세기에 모택동의 중국 공산당 정권이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개입한 동족상잔의 내전을 치렀다는 공통된 경험을 갖고 있기도 하다.

지금부터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과의 살벌한 무력충돌을 불사했던 베트남마저 중국의 무차별한 경제공세 앞에 차츰차츰 굴복해가는 현재, 한국은 과연 어떠한 방법과 대책을 마련해 중국의 동진(東進) 정책을 저지해야 할지에 관하여 김영선 대표의 견해를 들어보았다.

역사전쟁에만 목매지 말고 장사로 이문을 남기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합니다. 더욱이 동아시아의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려면 과거의 현재와 미래를 빠짐없이 균형 있게 시야에 넣어야 합니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에 한중일 3국까지 억지로 연루되었던 1950년 이후의 현대사만 염두에 두면 동아시아 역사 전체를 정확하고 입체적으로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혁신하는 중국, 퇴보하는 한국


김영선 대표는 중국은 전쟁처럼 헛되이 돈을 쓰는 일에는 나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 김한주 기자)

김영선(이하 김) : 중국은 늘 새로운 시도를 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치하고 엽기적인 문물이 종종 등장하곤 합니다. 게다가 아직은 기술력이 부족한 탓에 완성도가 부족한 제품과 서비스 역시 자주 출현합니다. 그러나 확실한 사실은 중국에서는 지속적 혁신이 쉬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에 한국은 정체된 인상을 안팎으로 계속 주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는 특히 문화 분야를 중심으로 정체도 모자라 아예 퇴보를 거듭하는 중입니다.

 

공희준(이하 공) :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을 송시열의 노론이 주도하던 퇴영적인 예송논쟁으로 날밤을 지새우던 조선시대로 되돌려놓았다는 게 확연히 느껴지더라고요. 이 정권 출범한 이후 허구한 날 하는 일이 추모와 계승이거든요. 그로 인해 향불 피우는 냄새가 나라 여기저기에서 끊일 날이 없습니다.

 

김 : 저는 남북한의 통일의 필요성에 조금은 회의적입니다.

 

공 : 어떤 연유에서인가요?

 

김 : 바로 중국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국경선을 직접 맞대게 되면 국방비 부담이 큰폭으로 커질 테니까요.

 

공 : 중국이 한국을 곧장 침공하지는 않을 텐데 우리가 왜 방위비 걱정을 해야 하나요?

 

김 : 중국이 한국을 침략할 의도가 있든 없든 간에 우리가 중국과의 국경선을 지키는 일에서 손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공 : 국방비 부담이 가중되기로는 중국도 한국과 피차일반 아닐까요? 왜냐면 한국에는 남북한 통일에 만족하지 말고 내친 김에 우리민족의 고토인 요동까지 수복해야만 한다는 강력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만만찮게 있거든요. 저도 그런 생각이고요.

 

김 : 중국은 한국에서 아무리 요동 수복을 떠들어도 콧방귀도 끼지 않습니다. 중국은 마음만 먹으면 한반도 상공을 단숨에 하늘 반, 전투기 반으로 뒤덮을 수 있는 나라입니다. 중국이 한국 안에서 아무리 대륙 진출을 떠든다고 한들 긴장이나 하겠어요? 물론 중국이 동북 3성으로 일컫는 만주 지방과 관련해 염려를 하기는 합니다. 한국의 요동 수복 움직임 때문이 아니라 만주 자체가 원래부터 중국에게는 위협적 활동이 잦았던 공간인 이유에서입니다.

 

공 : 그러고 보니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와 청나라 모두 만주 지방을 무대로 발흥해 만리장성을 넘어 중국 본토를 정복했네요.

 

김 : 만주는 20세기에는 중국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암암리에 꾀하는 군벌들이 활개 쳤던 곳입니다. 한국에서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간 다수의 조선족들도 그곳에 삶의 터전을 잡고 거주해왔습니다. 옛날 만주족과 현재의 조선족 전부 중국인과 비교하면 기가 셉니다. 아주 강해요. 중국인들이 그래서 만주족과 조선족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요.

 

공 : 대표님 설명을 들으니 대륙을 도모하고 싶은 제 가슴속 욕망이 더더욱 뜨겁고 간절해집니다. (웃음)

 

김 : 전쟁은 곧 돈입니다. 전쟁처럼 돈이 뭉텅이로 들어가는 일도 드물어요. 중국이 왜 굳이 그 아까운 돈을 낭비적인 전쟁에 쏟아 부으려고 하겠어요.

 

공 : 저처럼 북한을 요동으로 나아가는 징검다리로 여기는 인간에게 남북통일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대표님의 말씀은 마치 이성계가 민족의 오랜 염원인 요동 정벌을 포기하고서 위화도에서 회군할 때 내세운 네 가지 옹색한 불가론처럼 들립니다.

 

김 : 중국 당국이 만에 하나 무력을 동원해 국제분쟁의 해결에 나선다면 그곳은 한반도와 인접한 장소가 아니라 미얀마와의 접경지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에 중동으로부터 산출된 에너지를 공급하는 송유관과 가스관이 미얀마를 통과하거든요. 중국 정부와 미얀마 군부가 밀착된 원인도 결국에는 중국 산업에 혈액을 공급하는 대동맥 역할을 하는 가스관과 송유관이 미얀마 영토를 지나가는 데 있습니다.

 

공 : 미얀마가 중국에게는 집에 들어오는 전기를 통째로 올렸다 내렸다 하는 두꺼비집 같은 존재네요.


중국을 이기려면 중국인들의 지갑을 열어야


가냘픈 몸매의 한 베트남 여성 민병대원이 포로로 사로잡힌 건장한 중국군 병사들을 엄중히 감시하고 있다. 현대 중국 역사 최악의 굴욕적 장면을 담은 사진이다. (출처 구글)

김 : 중국은 히말라야 산맥을 뚫고 건설된 버마 공로(公路)를 만드느라 엄청난 인적 희생과 막대한 물적 대가를 치렀습니다. 중국의 무수한 건설 노동자들이 그 길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니 중국이 버마를 어떻게 순순히 단념하겠어요?

 

공 : 원유와 천연가스 등의 동력자원은 어느 나라에게나 사활적 요소라 절대 포기 못하죠.

 

김 :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만 안정적으로 확보ㆍ유지되면 동남아 전체가 중국의 안마당으로 자리하게 됩니다.

 

공 : 중국과 동남아 제국(諸國)의 관계가 미국과 중남미 여러 나라의 관계 같이 되는 셈이네요. 중국이 중심이고 동남아가 주변부인 아시아판 종속이론 구도입니다.

 

김 : 중국이 한국을 먹으면 그 다음은 더 까다로운 강적을 맞이합니다. 일본과 대한해협을 사이에 두고서 대치하게 됩니다.

 

공 : 중국 입장에서는 한반도가 일본과의 직접적 격돌을 막아주는 유용한 완충지대일 수도 있겠네요?

 

김 : 중국이 한국을 삼켜서 일본과 대치해 획득할 수 있는 이득이 뭐가 있겠어요? 중국이 한국을 먹어봤자 손에 쥐는 건 동해에서 자유롭게 오징어 잡고, 남태평양으로 참치 어로하러 가는 항로가 단축된다는 것 정도입니다. 겨우 그걸 얻자고 일본과, 그 배후의 미국과 마주하게 되는 위험한 상황을 중국이 뭐 하러 자청해서 감수합니까? 중국이 정말 차지하기를 바랐던 나라는 월남입니다. 그래서 1979년 초에 양국 군대가 대규모로 교전한 적도 있습니다.

 

공 : 중월전쟁 말씀이시죠? 중국 인민해방군이 월맹군에게 처절하게 참교육당한. 중국이 참 뒤끝이 작렬한 게 자기들이 잠시 점령했던 베트남의 도시와 마을들을 철저하게 초토화시키고 철수하는 것으로 경무장한 민병대가 주력이었던 월맹군에게 굴욕적으로 고전한 데 대한 분풀이를 지질하게 했다고 하더라고요.

 

김 : 중국은 자국이 중월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지만 그건 중국 측의 일방적 주장일 따름이었습니다. 내용적으로는 베트남의 완승이었습니다. 그만큼 중국과 베트남, 베트남과 중국은 앙숙 중의 앙숙입니다. 예를 들면 베트남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그럼에도 베트남 국민들의 주요한 교통수단인 오토바이는 현재 거의 중국제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요. 성능이야 한국제와 일본제에 당연히 뒤처지지만 값이 워낙 저렴하거든요.

 

공 : 마지막에는 언제나 가격이 깡패더라고요.

 

김 : 중국은 미국과는 달리 요란하게 총포 쏘아가며 쳐들어오지 않습니다. 조용히 소리 없이 야금야금 잠식해 들어옵니다. 그런데 한국은 중국에 잠식을 당했다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잠식을 자초한 측면이 강해요. 저처럼 이렇게 대놓고 직설적으로 의견 밝히는 사람은 외려 중국에 잠식당하지를 않습니다.

 

공 : 문재인 정권 차원에서는 중국에 대해 시종일관 나약하고 굴종적인 태도였지만, 저를 비롯한 대다수 한국인들은 외면적으로는 중국에 대단히 강경하고 적대적입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큽니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에서 관제운동 성격이 짙었던 일제불매 운동이 한창 달아올랐을 때 다이소마저 보이콧 대상이 됐는데, 막상 다이소 매장에 가보면 제일 흔한 상품이 중국제거든요.

 

김 : 중국이 정말 그렇게 미우면 중국을 상대로 돈 벌 궁리를 해야죠. 중국은 욕으로 제압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중국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뺏어간다고 비난만 하지 말고 우리가 역으로 중국의 복식과 음식과 주거양식을 우리 고유의 것으로 포장해 전 세계로 내다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은 왜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공 : 최고의 극중이자 반중은 중국으로부터 실리를 취하는 것이겠네요?

 

김 : 오로지 역사전쟁에만 목매지 말고 장사로 이문을 남기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합니다. 더욱이 동아시아의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려면 과거의 현재와 미래를 빠짐없이 균형 있게 시야에 넣어야 합니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에 한중일 3국까지 억지로 연루되었던 1950년 이후의 현대사만 염두에 두면 동아시아 역사 전체를 정확하고 입체적으로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고조선이 멸망하자 유민들의 대부분이 한반도 남쪽으로 이주해왔다고 배워왔습니다. 실제로는 중국 쪽으로 훨씬 더 많은 숫자가 넘어갔다고 합니다. 단군 할아버지의 자손이 한국에도 있지만, 중국에도 적잖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공자도 동이족이었다는 얘기들을 자주 합니다. 그런데 공자처럼 이름난 인물들만 동이족인가요? 고조선의 후예로서 인생 잘 풀리지 않은 사람들도 지금의 중국에 꽤 살고 있을 터인데. 제가 왜 이런 구구절절할 소리를 늘어놓느냐면 역사를 긴 호흡으로 거시적으로 조망했을 때 한국인과 중국인과 일본인을 두부 모 자르듯 정확히 구분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공 : 성공하면 내 자식이고, 실패하면 남의 자식인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 보편의 공통적 역사적 서술기준이더라고요. (⑤회에서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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