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국회특활비에 대해 영수증 처리 등으로 양성화 하기로 합의하자, 정의당과 민주평화당 등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8일 오후 ▲내년도 2019년 예산부터는 운영위원회 ‘국회운영제도개선소위’에서 논의해 개선안을 확정한다 ▲올해 2018년도 7월 이후의 특활비는 2019년 예산 개선방안에 준해 처리하기로 한다 ▲올해 특활비 예산 중 영수증 등 증빙없이 사용하던 특활비는 폐지한다 ▲내년 예산에는 특활비 중 업무추진비, 일반수용비, 기타운영비, 특수목적경비 셩격의 비용은 양성화한다 ▲올해 예산의 미수령, 반납 등의 구체 방법은 원내수석과 사무처간 협의해 실행한다 등 4가지 항에 합의했다.
이 합의는 원내교섭단체 회동에서 양당 원내대표 간에 이루어졌는데,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회동 하루 전에 이미 “영수증 처리가 가능하더라도 특활비 자체를 일절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회 특활비가 국회의원의 특권이어선 안 된다. 특활비라는 우산 아래 숨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미 자신의 특활비를 반납했던 고 노회찬 의원 소속의 정의당은 더 강하게 양답합의를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9일 당 상무위원회의에서 “특활비 전체 금액은 그대로 둔 채, 업무추진비, 일반수용비, 특수목적경비 등 다양한 경로로 쪼개 쓰겠다는 꼼수”라면서 “국민들은 쌈짓돈 자체를 없애라고 했지, 쌈지만 바꿔서 다시 사용하라고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제 특활비는 더 이상 존재할 필요도 명분도 없다. 꼼수 특활비도 물론이다”라며 “정의당은 국회 내 양심을 모아서 특활비 폐지법안이 관철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두 당의 ‘영수증 처리를 통한 양성화’합의라며 “양두구육이 따로 없다”고 맹비난했다.
김철근 영수증 처리하면 괜찮다는 해명도 궤변에 불과하다. 쌈짓돈으로 사용되어온 특수활동
한편 민주당 내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불만과 아쉬움을 표했다.
고 노회찬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회 특활비 폐지 법’에 공동발의자로 참가했던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을 포함해 박주민, 서형수 의원 단 3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표 의원은 “입법부도 워낙 신뢰가 낮지만 특활비와 외유성 출장, 불체포 특권 남용, 제 식구 감싸기 등 숱한 문제 속에 있는 상황에서 정면 대응, 정면 돌파를 했었어야 한다”며 “과감하게 특활비 포기하고 꼭 불요불급한 예산 상황이 있다면 정식 예산으로 항목을 추가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론을 너무 가벼히 한다. 특활비 개선이니 특활비 유지 영수증 첨부니 이런 표현을 왜 쓰는지?”라고 의아해 하며 “특활비 폐지 수용이라 해라. 반드시 필요한 비용은 투명하게 제도화하면 될 터인데...”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참여연대에 의해 특활비 사용내역이 계속 공개되고 있고, 피감기관 비용의 해외출장 또한 계속 드러나며 국회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 양당만의 ‘양성화 합의’는 시민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