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초등생 때 성폭행 당한 선수, 체육계의 신고시스템 문제 지적
  • 오종호 기자
  • 등록 2018-08-21 10:21:36

기사수정
  • 김은희 “신고·상담·치료·법률대응 등에 이르는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 없어”

초등학생 때 테니스코치로부터 성폭행과 폭력 등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던 선수가 16년 만에 해당 코치를 강간치상혐의로 고소했고, 최근 1심 판결인 피고자에 대한 10년 징역형이 최종 확정됐다.



▲ 초등학교 때 겪은 성폭력 피해자 김은희 선수가 체육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 사건의 고소당사자인 김은희 선수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체육계 성폭력 문제의 원인분석과 해결방안 모색을 위하여’라는 주제의 토론회 발제자로 참가해 성폭력 관련 체육계 전반의 신고시스템 문제를 지적했다.


2001년 첫 피해를 입었던 김 선수는 대학교 3학년이던 2012년 조두순 사건의 영향으로 미성년자 성범죄 관련법이 개정된다는 보도를 접하고, 관계기관을 찾아 상담을 받으며, 소송을 위한 증거자료 등을 수집했다.


결국 2017년 10월 춘천지법에서 피고자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졌고, 올해 피고가 청구한 항소심을 2ㅣ심 재판부인 서울고법은 기각했으며, 대법원도 이를 인용했다.


김 선수는 “피해자가 신고를 꺼리는 이유 중의 하나가 가족에게 알려질까 두렵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관련 신고·상담기관에 접수를 하며 정보가 유출된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특히 대한체육회 산하의 스포츠인권센터를 예로 들면서 신고된 내용이 대부분 체육회에 전달된다고 말했다.


그밖에 스포츠비리센터도 있으나, 피해자가 법적대응에 이르기까지의 지원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뭘 잘 모르는 어릴 때 겪은 일이고, 오래된 일이라 증거수집이 너무 힘들었다”며 법률지원이 부족한 실태를 아쉬워하면서도 “저의 경험으로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면 돕고 싶다”고 말했다.



▲ ‘체육계 성폭력 문제의 원인분석과 해결방안 모색을 위하여’ 토론회

전문가들은 스포츠계의 특수한 구조가 성폭행이 빈발함에도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고쳐지지않는 이유라고 꼽는다. 


호서대 스포츠과학부 주종미 교수는 ▲지도자의 비정규직 신분 ▲전형적인 권력의 갑을 관계 ▲집단성과 폐쇄성 ▲낮은 성인지도와 민감도 ▲제한적인 진로선택 ▲침묵의 카르텔 등을 스포츠계의 특수한 구조로 꼽았다.


주 교수는 이를 위한 해결방안으로 ▲지도자의 고용과 처우개선 ▲지도자 선발시 검증체계 강화 ▲지도자의 절대권력 분산 ▲합숙소 전면폐지 ▲실효성있는 인권교육 강화 ▲‘학교체육진흥원’설립과 ‘학교체육진흥법 개정 ▲여성지도자 비율확대 ▲관리감독자 책임강화 등을 제시했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공동주최한 토론회에서 유 의원은 “그간 관련부처와 단체가 체육계 성폭력 방지를 위해 쏟아냈던 대책들은 정작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했다”며 “남성중심적인 체육계인사구조 개편과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단죄, 피해자에 대한 2~3차 가해 예방 등 시스템을 갖춰야한다”고 강조했다.


전혜정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은 “발생·은폐 구조에 대한 접근과 이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화가 필요하다”며 “여성인권진흥원이 플렛폼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광명시 신안산선 붕괴 사고 현장, 김동연 지사 긴급 방문..."마지막 실종자 구조와 안전 점검에 총력"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 즉시 광명시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장 붕괴 현장을 찾아 마지막 실종자 구조와 주변 시설 안전 점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12일 오후 5시 15분경 관세 협상을 위한 2박 4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즉시 붕괴 사고 현장으로 이동해 구조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2. 미추홀구, 찾아가는 보건 복지서비스 강화 위한 `통합사례관리 교육` 실시 인천 미추홀구(구청장 이영훈)는 14일 숭의보건지소 보건교육실에서 통합사례관리사 역량 강화 교육의 일환으로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와 간호직 공무원의 역할`을 주제로 교육을 실시했다.이번 교육은 간호직 공무원을 포함한 구와 동 통합사례관리 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현재 추진 중인 지역사회 돌봄 정책에 대한 이해를 ..
  3. 3월 ICT 수출 205.8억 달러…반도체·컴퓨터 중심 회복세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2025년 3월 정보통신산업(ICT)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며 이 기간 수출이 205.8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4% 증가했다고 밝혔다. 수입은 122.1억 달러로 6.8% 늘었으며, 무역수지는 83.7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2월) 대비 수출 24%, 무역수지 48%의 큰 폭 상승세다.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
  4. 1주택자 재산세 특례 2025년까지 연장…서민 부담 완화 지속 행정안전부는 1주택자 재산세 부담 완화를 위해 적용 중인 공정시장가액비율 특례를 올해도 연장하고, 인구감소지역 내 기업도시의 산업용 토지에 대한 재산세 분리과세 제도를 신설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4월 15일부터 22일간 입법예고한다고 14일 밝혔다.공정시장가액비율은 주택 공시가격을 바탕으로 재산세 과세표..
  5. 한덕수 권한대행 “미국발 통상전쟁, 마지막 소명으로 대응하겠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미국발 통상전쟁과 관련해 “그간의 통상 경험을 바탕으로 국무위원들과 함께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며 본격적인 협상 돌입을 선언했다. 한 대행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6회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정부와 민간의 대응 역량을 총결집해 국익을 지켜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
  6. 제19회 사회복지사의 날 기념 사회복지사 전국대회 성황리에 개최 한국사회복지사협회(회장 박일규, 이하 한사협)는 제19회 사회복지사의 날 기념 사회복지사 전국대회를 4월 11일(금) 서울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전국의 사회복지사 1000여 명 및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사회복지 현안을 논의하고, 사회복지사로서의 자부심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으로 진행됐다. 사회복지사의 날은 사회...
  7. 산불 피해 입은 고운사 복원 지원 논의…산림청 등 유관기관 합동 점검 산림청은 최근 경북 지역의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고운사를 찾아 국가유산청, 의성군, 산림조합중앙회 및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사찰 복원 지원과 재해 예방 방안을 논의했다고 7일 밝혔다.이번 현장 점검은 고운사 일대의 산불 피해가 문화재와 숲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 데 따른 긴급 대응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주요 논의 사항은 △2차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