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한 신입생 중 32세 이상이 10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총 입학생 2,156명 중 단 5.05%에 불과한 수치로, 공식적인 연령제한을 두지 않은 전문대학원의 운영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남국 의원(무소속, 안산시단원구을)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학년도 로스쿨 합격자는 총 2,156명이다.
교육부가 산출한 연령구간별로 분석한 결과 ▲23세 미만 85명(3.94%) ▲23세~25세 1,026명(47.59%) ▲26세~28세 675명(31.31%) ▲29세~31세 261명(12.11%) ▲32세~34세 71명(3.29%) ▲35세~40세 30명(1.39%) ▲41세 이상 8명(0.37%)로 나타났다. 20대 합격자가 전체의 80%를 넘는 수준이다.
심지어 학교별로 보면 35세 이상 지원자가 입학하는 곳은 주로 비수도권 소재 로스쿨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 등 소위 ‘SKY’로스쿨 중, 연세대 로스쿨 소속이 된 1명을 제외하면 35세 이상 합격자는 전무했다.
수도권 소재 로스쿨(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아주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이상 14개교)로 확대하더라도 35세 이상 합격자는 단 7명뿐이었다.
이러한 상황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주된 요인은 입학전형이다. 교육부는 지난 2016년 로스쿨 입학전형에서 정량평가(학점, LEET성적 등) 비중을 60% 이상 반영하도록 했다.
그에 따라 도입 초기에 비등하게 고려되던 정성평가(사회경력, 학부전공, 봉사활동, 나이 등)가 상대적으로 적게 반영되면서, 로스쿨 입시를 대학 재학 때부터 준비하는 20대가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로스쿨의 저연령 선호현상이 변호사시험 합격률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올해 발표된 제12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1,725명의 평균연령은 30.82세로, 작년 31.11세보다도 젊어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30세 미만 합격자는 790명, 30세 이상 합격자는 935명이지만 응시자 대비 합격률은 각각 69.99%, 43.97%이다. 각 학교별 합격률이 공표되는 이상, 로스쿨로서는 합격률 제고를 위해 학생 모집단계에서 이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남국 의원은 “특정 연령대에 편중된 학생모집은 로스쿨 도입ㆍ운영 취지에는 들어맞지 않다”면서 “로스쿨이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기보다 변호사시험 합격을 위한 준비에만 매몰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수도권역 로스쿨에서 저연령층을 우선하고 상대적으로 고연령층을 배제하는 상황은 30대 이상 법조인 지망생에게는 수도권 소재 학교를 지원부터 망설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다른 곳도 아닌 법조인을 배출하는 로스쿨이 입학단계에서부터 연령에 따른 차별을 자행하는 구조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