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에 걸맞는 치매 고령자 등을 위한 법안 마련을 위한 세미나가 지난 13일 국회에서 개최돼 시선을 끈다.
한국 후견협회(협회장 소순무)와 웰다잉시민운동(이사장 차흥봉)이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시행된 지 6년이 된 성년후견제도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고, 발달장애인·정신장애인 등을 지원하는 공공후견제도 역시 널리 이용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점을 점검하면서, 기본법 제정의 필요성과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원혜영·정갑윤·김상희·이춘석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치매 고령자 등을 위한 의사결정 지원 기본법 제정 세미나’를 열고, 치매 고령자 등 의사능력 취약 계층을 위한 정부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과 관련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원혜영 의원은 “인간은 누구나 존엄한 삶을 살아야 하고, 그 존엄성의 가장 근본은 바로 ‘자기 결정권’ 행사의 가능성 여부에 있다”라며,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치매 고령자의 인구도 급격히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의사결정 능력 부족 계층을 위한 의사결정 지원제도가 시급히 정비되어야 한다”고 세미나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소순무 한국후견협회장은 “우리나라에 약 100만 명에 이르는 의사결정능력 부족 성인들 중 후견제도의 도움을 받고 있는 분들은 1%가 채 되지 않는다”며, “치매고령자와 같은 분들이 기본적인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존중받고 살아갈 수 있도록 관련 기본법 제정과 종합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차흥봉 웰다잉시민운동 이사장은 “웰다잉(존엄사)은 자기결정권의 실현을 통해 죽음을 품위 있게 맞이하고 준비함으로써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이라며, “후견제도 관련한 산발적인 정책시행과 전달체계의 연계성·효과성 부족의 문제를 서둘러 시정하고,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홍보와 안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자로 나선 박은수 법무법인(유) 율촌 고문(18대 국회의원)은 “후견관련 정책이 컨트롤타워 없이 각 정부 부처가 여러 개의 법률에 근거해서 제각각 시행하고 있어 종합적인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하는 ‘의사결정지원제도 이용확산 위원회’ 설치, △의사결정지원 종합계획 수립, △공공후견 의사결정 지원센터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한 ‘치매 고령자 등을 위한 의사결정 지원에 관한 기본법’의 제정”을 제안했다.
또한, 인하대 박인환 교수(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는 “일본의 법 제도와 비교하여 △의사결정 능력 장애인의 인권과 권익에 대한 인식개선 등 대국민 홍보 활동, △의사결정 능력 장애인 및 가족에 대한 전문적인 지원체계 구축, △공공후견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및 의사결정 지원에 부응하는 성년후견제도 운용, △후견 대체제도 활용방안이 법 제도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도윤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사무관, 김정희 보건복지부 치매 정책과 사무관, 정유나 법원행정처 사법 지원심의담당실 사무관, 송인규 대한변호사협회 성년후견법률지원특별위원회 위원장, 한수연 남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웰다잉시민운동 이사), 고명균 장애인개발원 중앙장애아동발달장애인 지원센터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제정법 마련을 위한 다양한 보완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