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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없는 지하철 파업에 "타협 없다"…조속한 현장 복귀 촉구
  • 김창식 기자
  • 등록 2023-11-09 17: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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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9일부터 파업 돌입한 서울교통공사 노조에 유감 표명… 파업 철회 강력 촉구
  • ‘시민 불편 볼모’ 파업은 절대 타협 없어… 서울교통공사 자체 타임오프제 점검 착수
  • 노조 내부에서도 공감대 얻지 못하는 파업… 시 “즉시 현장 복귀않을 시 원칙적 대응”

서울시는 9일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하루 6백 만이 넘는 시민이 이용하는 시민의 발인 서울 지하철을 볼모로 명분 없는 파업에 돌입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조속히 파업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교통공사의 양대 노총 소속 노조는 지난 10월18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력감축으로는 지하철 안전 확보와 시민 서비스 유지를 담보할 수 없다며 10월9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시는 또 시민 불편을 담보로 노조측 불만을 드러내는 파업에는 타협 없이 원칙 대응, 이번 기회에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악습을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지난 8일 오후 3시 최종 노사 교섭을 시작하자마자 교섭을 중단시킨 데 이어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 9일 오전 9시부터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

 

8일) 노사 협상 당시 공사 측은 노사 간 협의를 거쳐 필요한 안전 인력을 채용하기로 제안했음에도 불구, 노조는 대규모 인력 채용을 요구하며 공사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노조가 ‘서울교통공사 경영혁신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나 해당 계획은 노조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강제적 구조조정 계획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공사가 추진 중인 경영혁신계획은 연차별로 퇴직인원이 발생하면 단계적인 업무재설계 등을 통해 정원을 조정해 나간다는 계획으로, 올해 말 기준 누적적자 18조 4천억 원, 당기순손실이 7,800억 원(시 지원금 제외시 1조 1,300억원)인 상황에서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자구 계획이 불가피하다.

 

이번 노사 협상에서 최대 쟁점이 된 것은 경영 효율화다. 공사가 추진하는 경영 효율화는 시민 안전이나 공사의 핵심업무와 관련성이 낮은 인력을 자회사 등에 위탁하고 퇴직자가 있으면 채용을 하지 않고 정원을 자연 조정하는 방식이다.

 

식당 조리원, 목욕탕 관리사, 이발사 등 후생지원 인력이 대표적이다. 2026년까지 목욕탕 관리사 10명, 이발사 12명, 식당 조리원 135명 위탁 예정이다.

 

과거 서울시 ‘노동존중특별시 서울2단계 특별대책’에 따라 시민 안전과 직접 연관이 없는 업무까지 정규직 전환이 돼 정원이 늘어났다.

 

지난 9월22일 서울시가 발표한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제도 감사 결과에서도 노조는 근로시간 면제 한도인 32명을 훨씬 초과한 311명이 제도를 이용, 이 제도를 악용하여 출근하지 않는 사례를 적발한 바 있다.

 

단 8개 역에 대해 샘플 조사한 결과, △△역에 근무하는 노조 간부 A씨는 지난 10개월간 단 한 차례도 출근하지 않았으며 같은 기간 □□역 근무 노조 간부 B씨는 단 하루, △△역 근무 노조 간부 C씨는 이틀 출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는 노동조합의 불법적인 관행을 타파하고, 법과 원칙에 의한 합리적인 노사관계 정립에 본격 나선다. 그 첫 단계로 지난달 초 타임오프 위반과 관련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근로시간면제자 전체 311명이 조사대상이다. 이는 서울시 감사 결과 노동조합 간부들이 근로시간면제 시간 외에도 정상 출근이나 근무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교통노조 지회장 D씨는 상습적으로 근무지에 출근하지 않고 당구장, 술집 등 유흥업소를 다니다가 적발되었으며, 또 다른 지회장 E씨 역시 근무지에 출근하지 않고 음주 및 자택 휴식을 하다 적발되었다. 또 같은 노조 지회장 F씨는 노조 활동을 한다고 출근하지 않은 채 강원도 양양군 바닷가에서 서핑한 것이 적발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처럼 노조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 현장 근무 인력 부족 사태까지 초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자정 노력 없이 경영혁신 거부, 대규모 인력 채용 등을 요구하며 엄청난 시민 불편과 불안을 초래하는 파업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파업에 한국노총 소속 노조는 참여하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과 연합교섭단을 꾸렸던 서울교통공사통합노동조합이 파업 불참을 선언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공사에는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동조합(한국노총 소속), 그리고 ‘MZ 노조’로 불리는 서울교통공사 올바른 노동조합까지 3개 노조가 있다.

 

교섭권이 없는 올바른 노조는 공식적으로 파업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파업을 놓고 노조 간 이견이 표출된 만큼 직원들 사이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익명게시판에도 파업 명분에 의문을 가지는 글들이 다수 게시되고 있다. “평타는 치는 합의문인데 왜 파업함? 노조 간부 징계 묻으려고 딜 쳤는데 안 돼서 했나”, “실무진들이 합의서 써놨는데 이대로 합의하는 건 민노총 입장에선 자기들 전략이랑 안 맞으니까 파업하라고 한 거고, 또 민노총이라면 껌뻑 죽는 우리 노조는 그대로 말 듣고 파업한 거죠” 등의 의견을 내놨다.

 

“노조가 바라는 것이 어느 정도길래 자칫 내년 평가급마저 박살 날 수도 있는 파업을 선택한 건지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등 파업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공사는 노동조합의 파업 강행으로 실무 교섭과정에서 작성된 합의안은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합의안에는 현장 안전인력 충원을 위한 신규 채용, 불합리한 임금 잠식구조 해소 등이 담길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공사는 하반기 예정이었던 신규 채용계획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명분 없는 파업을 즉시 철회하고, 천만 시민의 발인 지하철이 정상적으로 운행될 수 있도록 업무 현장에 복귀해 줄 것을 촉구했다. 시의 경고에도 파업을 이어 나가 시민 불편을 끼치는 경우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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