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현대로템, 우즈벡에 K-고속철 사상 첫 수출
  • 서원호 기자
  • 등록 2024-06-17 12:26:43

기사수정
  • 250km/h급 동력분산식 고속차량ㆍ유지보수 공급 계약
  • 정부의 수출 컨트롤타워 역할로 고속차량 해외 진출 포문
  • “현지 교통 인프라 개선 및 승객 편의 제공에 최선”

국산 고속철도차량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민관 합동으로 우즈베키스탄 철도청이 발주한 2700억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했다고 14일 밝혔다.

현대로템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민관 합동으로 우즈베키스탄(우즈벡) 철도청(UTYㆍUzbekistan Temir Yo’llari)이 발주한 2700억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내의 KTX-이음(EMU-260)과 유사한 이번 고속차량은 250km/h급 동력분산식 차량으로 총 6편성이 공급되며 편성당 6량이 아닌 객차 한 칸이 추가된 7량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총 좌석은 389석이다.

 

이번 고속차량에는 우즈벡 철도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설계도 이뤄진다. 한국처럼 표준궤(1435mm)가 아닌 궤도 폭이 넓은 1520mm 광궤를 현지에서 사용하는 만큼 이에 적합한 광궤용 대차가 적용되고 현지 전력에 호환되는 동력 장치도 탑재된다.

 

우즈벡의 역사 플랫폼 높이가 200mm로 낮은 점을 고려해 차량 내 계단도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사막 기후의 높은 고온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내고, 외부 먼지나 모래를 차단하는 방진 설계에 집중하는 등 쾌적한 승차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좌석 등급 또한 3개(VIP, 비즈니스, 일반)로 나눠 목적에 맞는 고속차량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장거리 운행을 고려해 차량 내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식당 칸도 마련될 계획이다.

 

이번 고속차량은 우즈벡의 수도 타슈켄트~부하라(590km) 구간과 개통 예정인 부하라~히바(430km) 구간, 미스켄~누쿠스(196km) 구간 등 총 1216km에 달하는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지에도 이번에 최초로 도입되는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인 만큼 기존에 운행되던 동력집중식 고속차량보다 높은 수송 효율과 개선된 가감속 능력, 승객 안전성 등으로 교통 인프라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산 고속차량의 역사적인 첫 해외 진출이 성사된 데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수출 외교와 전폭적인 지원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은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벡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고속철 등 대규모 교통 인프라 사업에서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번 사업 성사를 위해 우즈벡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으로 금융지원을 결정하면서 수출길을 열었다. 고속차량 기술을 보유한 해외 철도 선진국들이 국제 입찰에서 자국 기업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구매국에 양허성 자금을 제안하는 관례를 고려한 조치다.

 

또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제50차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장관회의를 개최하며 회원국인 우즈벡에 국내 고속철 기술을 알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외교부도 지난해 ‘한-우즈벡 비즈니스포럼’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 3월 ‘제16차 한-우즈벡 정책협의회’를 가졌고, 주우즈벡 대한민국 대사관과 주한 우즈벡 대사관 역시 양국의 사업 협력이 성사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앞선 2022년 11월 대통령 주재 수출전략회의 후속으로 출범한 정부 주도의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은 민간 기업의 수주 사업을 양국 정부간 협력 사업으로 격상시키는 맞춤형 지원을 진행했다.

 

지원단은 현대로템이 우즈벡 정부 고위급 인사를 대상으로 고속차량 제작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홍보할 수 있도록 정부 간 외교 채널을 가동했다. 지난해 9월 개최된 양국 경제부총리 회의에서는 고속차량 수주 사업이 논의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현대로템이 우즈벡 고속차량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는 밑거름 역할을 수행했다.

 

이번 수주는 향후 국산 고속차량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국내에만 국한됐던 고속차량 제작ㆍ운영 실적이 해외로 확장될 경우 추후 국제 입찰 시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속차량 연구개발부터 함께 해 온 국내 128개 부품협력업체들과의 지속가능한 철도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고속철 국산화 30년 역사, 수출로 최종 결실

고속차량 국산화는 해외 수출을 장기적 목표로 착수돼 약 30여년간 연구개발과 안정화 단계를 거듭하면서 2조7000여 억원 이상의 민관 자본이 투입됐다. 1994년 당시 프랑스 철도차량 제작사인 알스톰(Alstom)과 맺은 고속차량 제작 기술 이전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데다 제 3국으로의 수출 불가 등 제약이 뒤따랐기 때문에 한국형 고속차량 개발 필요성에 무게가 실렸던 것이다.

 

결국 1996년 현대로템을 포함한 70여개 산ㆍ학ㆍ연이 참여한 대형 국책 과제인 ‘350km/h급 한국형 고속차량 HSR-350X(G7) 개발 프로젝트’가 본격 착수됐다. 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2008년에 첫 국산 양산형 고속차량인 KTX-산천이 출고되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4번째로 고속차량 국산화에 성공한 철도 선진국으로 올라섰다. 2019년에는 KTX-이음의 첫 출고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기술까지 보유한 국가로 기록된 데 이어 2022년 성능이 향상된 KTX-청룡까지 성공적으로 출고됐다.

 

특히 ‘속도 350km/h 이상 고속차량 동력시스템 설계 및 제조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도 지정돼 있다. 국가핵심기술은 기술적ㆍ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유출 시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산업 기술을 말한다.

 

현대로템은 향후 국내는 물론 우즈벡에서의 안정적인 납품과 유지보수 경험을 바탕으로 K-고속철의 높은 기술력과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데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민ㆍ관 합동으로 이뤄낸 고속차량 국산화 성과가 해외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게 돼 자랑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최근 국내 KTX-청룡 개통에 이어 우즈벡에서도 국산 고속차량이 현지 시민들의 교통 편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폐식용유, 스마트수거함에 넣고 포인트 적립해요!” 폐식용유는 바이오디젤 등 바이오연료의 원재료로 재탄생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수거량보다 폐기량이 더 많은 실정이다. 관악구가 폐식용유의 회수와 재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동안 구는 폐식용유를 대형 아파트 단지나 주민센터에 비치된 드럼통..
  2. 가스공사 "획기적인 경영혁신으로 국민 기업으로 거듭날 것"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 경영진은 이번 정부 경영평가 결과의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께 더 나은 성과로 보답하기 위해 `경영성과 제고 TF`를 즉각 가동한다고 20일 밝혔다.가스공사는 이번 미흡한 경영평가 결과에 대해 ▲지속된 가스요금 동결에 따른 미수금 증가, ▲취약계층 요금 인하,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른 과거 가스요금 정산 등...
  3. 尹대통령 지지율 2주 연속 26%…국민의힘 32%·민주 28%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지난주와 동일한 수준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21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2024년 6월 셋째 주(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26%가 긍정 평가했고 64%는 부정 평가했으며 그 외는 의견.
  4. 구로구, 청년공간 청년이룸에서 취업 준비 다 이룸! 구로구가 청년공간 청년이룸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청년들의 취업 준비를 지원한다. 청년공간 청년이룸은 청년들의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구직 관련 교육과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일자리 토털 플랫폼으로 △청년 취업 역량강화 △상담 △일자리 발굴 △취업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구는 7월 프로그램으로 청년 취업역량 ..
  5. 영등포구, 2024년 도로점용료 정기분 부과…소상공인 등 25% 감면 혜택 영등포구가 물가 상승 등 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등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도로점용료 25% 감면 정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도로점용료는 주로 상가 등 영업소의 진·출입로 설치의 목적 등으로 행정 재산인 도로를 점용하고 있는 경우 부과한다. 감면 대상은 소상공인 등 민간 사업자 및 개인이며, 일시 도...
  6. 인천 해수욕장, 이달 22일부터 순차적 개장 인천광역시는 오는 6월 22일부터 해수욕장 11개소, 해변 18개소 등 총 29개소가 순차적으로 개장된다고 밝혔다.올해 인천의 해수욕장은 6월 22일부터 개장해 9월 8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 6월 22일 중구 왕산·을왕리·하나개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 7월 5일부터 옹진군 장경리, 십리포 해수욕장 등이 순차적으로 개장된다.천혜의 자.
  7. 인천 서구, 석남이음숲 테마있는 야간 경관조명 설치 인천 서구(구청장 강범석)는 지난 17일 석남이음숲 산책로에 공간별 테마가 있는 `야간조명 설치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이번 사업은 석남2동 지역 명소를 알리고 가꾸며 안전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지역주민의 숙원사업으로, 2023년 하반기 국비(특교세) 11억원을 확보·설계부터 시공까지 주민이 직접 참여해 진행됐다.녹지 산책로를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