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년 동안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는 국민들이 내릴 것으로 전망하는 국민보다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5%는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갤럽이 2024년 7월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향후 1년간 집값 전망을 물은 결과 42%가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내릴 것` 23%, `변화 없을 것` 26%, 의견 유보 10%다. 올 초 하락론 우위에서 반 년 만에 상승론 우위로 전환했다. 이는 2022년 대선 직후와 비슷한 수준이다.
2020년 여름부터 60% 안팎으로 고공 행진하던 집값 상승론은 2022년 3월 대통령선거 직후 급감, 한동안 하락론이 70%에 육박했으나 그해 가을 기류가 달라졌다.
현 정부 출범 후 부동산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됐고, 이듬해인 2023년에는 다시 집값 상승론이 늘었다. 그러다 지난 가을 가계부채 규모가 급증하고 연체율이 상승하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중단하는 등 대출 규제를 다시 강화했다.
그 여파로 달아오르던 주택 시장 열기가 올 초 잠깐 식은 듯 보였으나,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 30년 이상 노후주택 안전진단 면제 등 부양책, 스트레스 DSR 시행 연기 등이 맞물려 불안정성이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2년 가파르게 상승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3년 1월 이후 3.5%에서 멈춰있다.
2017년 6.9 부동산 대책을 필두로 관련 대책 발표 때마다 주요 관심 지역 집값은 일시적 침체 후 폭등·과열 현상이 반복됐다. 그러한 양상은 집값 전망 조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2018년 9월 집값 상승 전망 50%, 2019년 12월 55%, 2020년 7월 초 61%로 매년 높아졌고 이후 2021년 9월까지 정부가 어떤 대책을 발표하건 등락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상승 전망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2019년 3월(20%)이다.
향후 1년간 전월세 등 주택 임대료 `오를 것` 56%, `내릴 것` 9%, `변화 없을 것` 25%
향후 1년간 전월세 등 주택 임대료에 대해서는 56%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고 9%만 `내릴 것`, 25%는 `변화 없을 것`이라고 봤다. 9%는 의견을 유보했다. 선행 질문인 집값보다 주택 임대료 상승 전망이 한층 강하다. 이는 지역 간 수요·공급 불균형, 전세사기 우려로 인한 반전세·월세 가속화 등 영향으로 추정된다.
임대료 상승론은 무주택자가 많은 20·30대에서 강하다(67%; 70대 이상 34%). 비싼 집값에 내 집 마련은 난망하고, 고금리 여건에서 전세보증금 대출이나 월세를 감당해야 하는 주택 임차인의 처지를 반영한 결과라 하겠다. 지난 10여 년간 여러 조사에서 대체로 젊은이들이 더 집값이나 주택 임대료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정책 평가: `잘하고 있다` 17%, `잘못하고 있다` 55%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17%가 `잘하고 있다`, 55%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그 외는 평가를 유보했다. 집값 보합론자보다 상승·하락론자가 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과거에도 유사한 경향이었다. 이는 부동산 시장에서 변동성보다 안정성이 더 중시됨을 시사한다.
이번 부동산 정책 긍정률은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치다. 올 초까지는 전 정부 후반기보다 긍정적으로 평가됐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전 정부 부동산 정책 긍정률 최고치는 출범 초기인 2017년 8월 44%, 최저치는 2021년 9월 6%다(19회 조사 평균 22%). 부정률은 2018년 9월, 2019년 12월, 2020년 7월 등 집값 상승 전망이 급증할 때마다 동반 상승했고 2021년 9월 최고치(79%)에 달했다.
부동산 정책 긍정 평가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173명, 자유응답) `집값 안정화`(27%)가 가장 많았고, `전 정부보다 낫다`(11%), `세금 인하`(10%), `집값 하락`(7%), `공급 확대`(4%) 등이 뒤이었다.
부동산 정책 부정 평가자는 그 이유로(547명, 자유응답) `집값 상승/높은 집값`(17%), `관심 부족/노력 미흡`(7%), `부자 위한 정책`, `시장 불안정/변동 심함`(이상 5%), `전세사기 대책 부실`(4%), `실효성·효과 없음`, `공급 부족`, `실수요자 위한 정책 부족`, `고금리`, `대출 규제`, `경기 침체`, `지역 간 격차 확대`(이상 3%) 등을 답했다. 부정 평가 이유에서는 집값과 규제 관련 상반된 지적이 혼재한다.
이번 조사에서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의 집이 있는 사람(유주택자)은 61%며, 연령별로는 20대 10%, 30대 47%, 40대 65%, 50대 이상에서 80% 내외다. 또한 주관적 생활수준이 중층 이상(60%대; 중하/하층 50%대), 정치 관심도가 높을수록(고관심층 71%; 저관심/무관심층 50% 내외) 유주택자가 많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1.2%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