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올라온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이 29일 기어코 40만 명을 넘어섰다. 청와대에 올라온 국민청원 중 특정 정단의 해산을 요구하는 글이 게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2일 시작된 이 청원은 여야4당의 ‘패스트트랙’과 그를 막기 위한 한국당의 ‘육탄방어’를 기점으로 폭발했다. 무려 1주일 만에 40만에 육박하게 된 셈이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국민들이 특정 사건에 대한 의견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20만 명 이상이 동의할 시 청와대 직원들이 직접 영상을 통해 답변을 내리는 시스템이다. 국민과 소통하고자 하는 현 정부의 방침을 적극 반영한 것이다.
현재까지 청와대 측이 답변한 청원들, 즉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구한 청원들을 보면 미성년자 성폭행 형량 강화, 주취감경 폐지, 조두순 출소 반대 등 사회적 이슈에 즉흥적인 반응을 보였음을 알 수 있다. 한국당 폐지 청원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패스트트랙’에 대한 정치인이라고는 볼 수 없는 무데뽀식 훼방에 국민들이 분노한 것이다.
정치인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지경이었던 이번 육탄전은 지난 2012년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이래 처음이다. 한국당은 국회선진화법의 첫 사례가 될지도 모를 위험에 처했다. 민주당은 이번 일에 강변하며 한국당을 무더기 고발한 상태다.
이해찬 의원은 29일 “한국당의 감금·점거·폭력사태로 국회 기능이 완전히 마비돼 있다”고 말하며 “제 이름으로 직접 고발 조치를 하겠다”고 강변했다.
이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민주당은 여당이 됐다고 국회선진화법을 야당 겁박용 도구로 남용하고 있다”며 “결사의 각오로 문재인 정권의 독재에 항거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이래로 꾸준히 ‘협치’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문재인 정부 3년차에 이른 지금, 여야간의 갈등은 서로를 향한 맞고발이라는 형태로 되돌아왔다.
국민들도 더이상 협치를 기대하지 않게 됐다. 청와대 청원에 처음으로 정당 해체 요구 게시글이 올라왔고, 그에 반발해 민주당 청원 글까지 올라온 상태다. 그중 한국당 청원은 무려 30만을 넘겼다.
한국당 측에서도 이 청원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미 고발까지 간 국회의 갈등을 두고 청와대는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