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12일 저녁 6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대통령 관저에서 이명박 前 대통령 부부와 만찬을 했다고 정혜전 용산대통렬실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만찬에는 윤 대통령 부부, 이 前 대통령 부부, 정진석 비서실장 부부가 함께 했다. 이번 만찬은 윤 대통령과 이 前 대통령의 첫 공식 만남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 前 대통령 부부가 만찬 참석을 위해 관저에 도착하자 영접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님, 잘 계셨어요"라고 묻자 이 前 대통령은 "반가워요, 고생이 얼마나 많아요"라며 손을 맞잡았다.
만찬이 시작되자,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나토 순방 기간 중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할 당시 하와이 날씨를 이야기하며 최근 지속되는 폭염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만찬은 윤석열 정부와 이명박 정부 두 정부의 공통점을 이야기하며 정감이 넘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이 前 대통령께서 재임 시절 2008 베이징·2012 런던올림픽 때 역대 최다 13개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번에도 공교롭게 13개 역대 최다 금메달을 딴 공통점이 있다"며 "파리 올림픽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둔 태극전사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젊은 세대가 미래에 짊어질 부담을 덜기 위해 기성 세대들이 더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13개 금메달과 총 32개 메달을 확보, 이 前 대통령 재임 시절 기록한 역대 최다 금메달(2008 베이징·2012 런던올림픽 각각 13개)과 원정 올림픽 경기 역대 최다 메달 수(2008 베이징 32개)와 타이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의 방문을 떠올리며, 모하메드 대통령에게 "한-UAE 관계가 이렇게 좋은 것은 이명박 前 대통령께서 초석을 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모하메드 대통령이 "맞다"고 크게 공감한 일화를 소개했다.
이에 이 前 대통령은 2009년 12월 UAE 바라카 원전 건설 수주 당시 수출경험도 없고 열세였던 한국이 신뢰와 우정으로 역전 드라마를 쓰게 된 회고담을 전했다. 또 한국과 UAE 관계가 지난 정부때 위기에 놓였던 상황을 우려감으로 지켜봤고, 윤석열 정부가 그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 역시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윤석열 정부의) 24조원 체코 원전 수주는 엄청난 쾌거"라고 높이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 前 대통령께서 UAE 바라카 원전 건설을 수주한 것이 토대가 돼 이번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낸 것"이라고 화답하며 무너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치 상황과 관련해, 이 前 대통령은 "국회의 극단적인 여야 구도 속에 국민의힘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前 대통령은 특히 "난관을 헤쳐 나가는 길은 대동단결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前 대통령은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국, 일본, 중국과 300억달러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며 위기 극복이 가능했던 스토리와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 前 대통령께서 소상하게 말씀하신 부분이 큰 도움이 된다"며 "다음에 다시 날을 잡아 상세하게 듣고 싶다"고 말했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3시간 가까이 진행된 만찬을 마친 후, 윤 대통령 부부는 함께 이 前 대통령 부부를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