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국토부의 광명서울고속도로 착공계 일시중지 명령 효력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민과 시행사, 국토부, 지자체는 어떤 합의점도 찾지 못한 채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 4월 말 국토교통부는 “항동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적극적인 설명·설득을 거쳐 공사가 재개될 필요가 있다”며 서서울고속도로주식회사에 2개월간의 공사 착수 일시중지 명령을 내렸다.
서서울고속도로는 항동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 유튜브 영상 제작, 두 차례 주민설명회 등 홍보활동을 진행했다. 항동 주민들은 카페와 유튜브 영상에는 광명서울고속도로 착공에 반대하는 댓글을 쓰고, 주민설명회에는 부부젤라로 맞섰다.
두 차례 설명회를 진행한 서서울고속도로 측 관계자는 “아직 3차 주민설명회 계획은 없다"면서도 “오는 31일 공사 중단 기간이 끝나면 착공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광명서울고속도로 철회를 주장하는 항동 주민들은 학교와 주거지 밑으로 지나가는 지하터널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재희 항동지구현안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착공에 들어간 뒤 협의를 하자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대책위의 요구는 착공과 협의의 병행이 아닌, 주민과의 협의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구로구는 “주민들과 뜻이 같다”는 입장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광명서울고속도로와 관련한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달라고 국토부에 계속 건의하고 있다"며 "다른 지자체들과 연계해 지자체장 명의로 국토부에 공동 건의문도 보냈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주민과의 협의체 구성을 통한 해결을 바라는 모양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협의 자체는 당장 오늘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면서 “주민들이 착수계 반려와 공사중지를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상태라 (협의를)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착공과 협의를 병행하자는 주장인 셈이다.
다만, 국토부 관계자는 “공사 이행을 위해서는 건설사가 준비하는 시간이 6개월에서 1년 정도”라면서 착수계 일시중지 명령의 효력이 끝난다고 해도 바로 착공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국토부가 시행사인 서서울고속도로 측에 주민들과의 원만한 협의를 이루라고 내준 60일간의 기한 가운데 45일이 지났다. 착공 일시중지 명령의 유효기간을 단 15일 남긴 지금 그 결과는 참혹하다.
부부젤라 소음이 집어삼킨 30분짜리 주민설명회와 항동 주민의 4일째에 접어든 목숨을 건 단식투쟁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