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이종범 기자] 정부 추진 사업 과정에서 ‘지하구분지상권’ 설정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이익이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구분지상권 설정시 근거가 되는 ‘공용 이익 우선’의 정부-주민 권리관계 법령이 올해 일부 개정될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재건축 및 재개발 등 재산권 행사가 수월해지게 됐다.
20일 인천시 동구의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오는 12월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를 개정해 시행할 예정이다.
구분지상권이란 타인의 토지 지하 또는 지상에 일정한 범위를 정해 건물 기타 공작물(터널, 고가도로, 송전선, 지하철 등)을 소유하기 위해 그 구분 층을 사용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권리다.(서남투데이 2019년 5월 24일 ‘수십년간 재산권 행사 발목잡는 ’구분지상권‘ 보도)
주민들은 이 구분지상권 설정으로 인해 터널 공사 후 최소 20~30년,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재건축 및 재개발 등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앞서 동구의회는 인천-김포 인천터널 고속도로 건설공사 지하구간 구분지상권 설정에 관한 문제점 및 대책 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했다.
특별위는 ‘저당권 등을 말소해야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다’는 이행 법령에 대해 문제 삼고 이행부처인 국토교통부에 법령 정비를 건의했다.
이에 대해 국무조정실 규제혁신기획관이 ‘수용’ 입장을 밝히면서 오는 12월 법령 일부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일부 개정안에는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는 토지소유자 권리보호를 위해 구분지상권자 동의 ,사전 공지 등을 조건으로 한 예외조항이 추가된다.
또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는 토지보상법에 따라 설정된 철도·도로 구분지상권의 경우 저당권 등의 말소 예외사유로 보고 입주자모집공고 및 주택공급계약서에 구분지상권의 내용을 표시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입주자 모집 조건’에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구문이, 단서 조항에 ‘국가사업으로 설정된 권리관계’가 추가된다.
또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도 ‘토지소유권 확보의 예외 등’ 단서 조항에 ‘국가사업으로 설정된 권리관계’가 담긴다.
동구의회 특별위는 국토부의 법령 일부 개정에 만족하지 않고 ▲입체적 도로구역 내 신축 또는 재건축, 입주자 모집 가능 여부 ▲구분지상권 설정 후 금융기관 대출시, 담보취득제한부동산 해당 여부 ▲개인간 부동산 거래 및 금융기관 대출 제한사항 발생 등 재산권 침해에 대한 대책 ▲상당 부분 공사 진행 후 입체적 도로구역 지정의 법령 위반 여부 ▲편입토지에 대해 구분지상권 등기 설정 목적 ▲공사 착공 및 공사 진행 후 입체적 도로구역 지정 전국 사례 ▲구분지상권 등기 설정 안한 토지 사용의 허가에 대한 불법 여부 ▲지하터널의 경우 입체적 도로구역 지정 전이나 보상금 지급 전이라도 공사에 착공 할 수 있는 법령상 근거 여부 ▲입체적 도로구역 지정시 주민 협의를 위한 주민설명회가 무산됐다면 절차상 하자는 없는지 등을 국토부에 질의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윤재실 특별위 위원장은 “이번 법령 일부가 개정되면서 그동안 정부 사업으로 인해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던 주민들이 조금이라도 재산권 행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국토부에 질의한 내용의 답변을 보고 향후 더 좋은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