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김남주 기자] 상경계 대학생들의 희망과 꿈, 공인회계사 2차 시험 사전 유출 의혹이 불거지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일고 있다.
시험을 주관, 담당하는 금융당국 등이 사태 조사에 나서는 등 부산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어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해당 시험 수험생과 예비수험생들은 부정 의혹에 분노와 함께 허탈해 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공인회계사 2차 시험 사전 유출 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달 말 실시된 제54회 공인회계사 2차 시험 사전 유출 의혹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의혹의 발단은 해당 시험이 끝난 직후 한 포털사이트 공인회계사 시험 카페에서 제기된 사전 유출 의혹이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까지 등장하며 논란이 됐다.
포털사이트 카페를 통해 제기된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그간 회계감사 과목 출제위원으로 활동한 한 교수가 지난 4월 한 대학교 회계사고시반 학생들에게 파워포인트(PPT) 특강을 하면서 해당 과목의 중점정리 사항을 짚어줬는데 실제로 여기에서 시험 문항 대부분이 출제됐다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박권추 금감원 전문심의위원은 해당 논란에 대해 "PPT를 통해 정리된 중점정리 사항은 신외감법상 최근 새롭게 포함됐거나 실질적으로 중요한 절차라서 출제 빈도가 높은 것들"이라며 "일반 학원가라든지 회계감사를 하는 곳에서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부분이고 굉장히 포괄적으로 정리가 돼 있어서 이를 유출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이 대학교에서 사전에 실시한 모의고사 내 특정 문항이 시험에 출제된 문항과 거의 같았다는 논란이다. 외부 감사인 선정 주체 등을 묻는 이 문항은 정형화된 표와 함께 총 4개의 소문항으로 구성돼있다. 모의고사와 실제 시험에 출제된 4개 소문항 중 2개는 질문과 정답이 서로 같았고 2개는 질문이 서로 다른데 정답이 같았다.
이에 대해 박 전문위원은 "해당 대학교 모의고사는 상법상 감사가 있는 경우 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대해 물었는데 실제 시험은 감사위원회가 설치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물어 질문이 다르다"면서 "그럼에도 정답이 서로 같고 실은 모의고사 답이 틀렸는데 그 부분이 왜 틀렸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세 번째로는 포털사이트 카페에는 특강을 진행한 교수가 특강에서 올해 해당 과목 출제진들의 선발 여부를 언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해당 교수가 수험생들에게 "H대 L교수는 문제를 어렵게 내서 빠졌다" 또는 "출제진은 '기본서 파' 교수들이 석권한다"는 식의 언급을 했다는 의혹이다.
박 전문위원은 이에 대해 "특강이 있었던 때는 금감원 담당자들도 출제위원을 확정하지 않아 누가 출제위원이 될지 알 수 없는 시점"이라며 "우리나라에서 회계감사를 출제할 수 있는 교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기 때문에 '누가 들어갈 수 있겠다' 하는 부분은 다른 과목보다 비교적 쉽게 유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제기된 의혹들 가운데 모의고사와 유사한 문제(2개)에 대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시험 채점 과정에서 해당 문제와 관련해 특이사항이 있는지를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다. 조사 기간은 1개월 이상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