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부, 엘리엇 ISDS 취소소송 승소... 1600억 배상 판정 뒤집었다
  • 김미경 기자
  • 등록 2026-02-24 17:05:07

기사수정
  • 영국 법원 "국민연금은 국가기관 아냐"... 중재판정 취소 후 사건 환송
  • 8년 사투 끝 `3전 4기` 결실, 국민연금 독립성 인정 및 국익 수호 성과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와의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영국 법원으로부터 중재판정 취소 판결을 이끌어내며 약 1,600억 원에 달하는 배상 책임 위기에서 벗어났다.

 

대한민국 정부는 23일 19시 30분경(한국시간) 엘리엇을 상대로 제기한 ISDS 사건 중재판정 취소소송 환송심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정성호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대한민국 정부는 23일 19시 30분경(한국시간) 엘리엇을 상대로 제기한 ISDS 사건 중재판정 취소소송 환송심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우리 정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던 기존 중재판정은 효력을 잃게 됐으며, 사건은 다시 중재절차로 환송되어 재심리를 거치게 된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찬성 의결권을 행사한 것을 문제 삼았다. 엘리엇은 이 과정에서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정부의 부당한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1조 원 이상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ISDS를 제기했다.

 

지난 2023년 6월, 국제중재재판부는 엘리엇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우리 정부에 약 600억 원의 배상원금과 지연이자 등 합계 약 1,600억 원(2026년 2월 기준)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를 국가기관의 행위로 간주해 배상 책임을 지운 중재판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정부는 2023년 7월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2024년 8월 1심에서 각하 판결을 받으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정부는 포기하지 않고 항소해 2025년 7월 항소심에서 `적법한 취소 사유`임을 인정받아 사건을 다시 1심으로 돌려보냈고, 마침내 이번 환송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번 환송심의 핵심 쟁점은 국민연금공단을 한-미 FTA상 배상 책임의 주체인 `국가기관`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영국 법원은 우리 정부의 논리를 수용해 `국민연금공단은 정부와 별개의 법인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금기금 운용은 국가의 핵심 기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국민연금의 일상적 의사결정이 정부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하며 원 판정을 취소했다.

 

다만 재판부는 당시 청와대와 보건복지부가 합병 과정에 개입한 행위 자체는 FTA상 `관련성 있는 조치`에는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향후 환송될 중재절차에서는 국민연금이 국가기관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청와대와 복지부의 행위만으로 엘리엇의 손해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성립하는지를 다시 따지게 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SNS를 통해 `8년에 걸친 치열한 법적 대응 끝에 얻어낸 값진 성과`라며 `이번 판결은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을 해외 투기자본으로부터 지켜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영국 법원의 중재판정 취소 인용률이 3%에 불과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법리를 주장해 얻어낸 결과`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승소가 법무부 ISDS 대응팀을 중심으로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가 합심해 이뤄낸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론스타 ISDS 취소절차 승소에 이은 연이은 성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는 향후 엘리엇 측의 항소 가능성에 대비하는 한편, 남은 중재절차에서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민연금기금의 운용 독립성과 자율성을 인정받음으로써 향후 해외 자본의 무분별한 ISDS 제기를 차단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구체적인 취소 범위와 소송비용 분담 등 남은 쟁점에서도 전문성을 총동원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하나금융그룹, 생활 금융 플랫폼 ‘하나머니’ 하나손보·핀크·GLN 합류로 금융영토 확장 나선다 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은 그룹의 대표 생활 금융 플랫폼 ‘하나머니’에 하나손해보험, 핀크, GLN인터내셔널 등 3개사가 새롭게 회원사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3개사의 합류로 ‘하나머니’는 포인트 적립 및 트래블로그 무료 환전 등 기존 핵심 기능을 포함해 손님의 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금융 플랫폼으로서 기능을 확대했다....
  2. 삼성SDS, 우리은행 ‘AI 에이전트 뱅킹’ 구축 나선다… 금융권 AX 전환 주도 삼성SDS가 우리은행 AX(AI Transformation)를 위한 핵심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며 금융권 AX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은행, ‘AI 에이전트 뱅킹 구축’ 사업 수주 삼성SDS는 우리은행 ‘AX를 위한 AI 에이전트 구축’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우리은행의 다양한 업무 시스템을 연결해 175개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AI...
  3. LG유플러스, 로밍패스 데이터 최대 2배 상향 개편 LG유플러스가 대표 상품인 `로밍패스`의 데이터 제공량을 최대 2배 상향하는 개편을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개편된 로밍패스는 5월 초 연휴에 맞춰 다음달 1일부터 이용할 수 있다.이번 개편은 지난 4월까지 진행된 로밍패스 `데이터 2배 제공` 프로모션 수준의 혜택을 정규 요금제에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LG유플러스 고객은 해외에서도 데이..
  4. AI 시대, 카페에서 ‘취향’을 편집한다 생성형 AI가 일상 도구로 자리 잡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모른다.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에 문을 연 ‘생성형 취향 편집실’은 이 질문에 답하는 공간이다. 커피를 마시며 AI로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국내 최초의 ‘AI 편집’ 복합 문화 공간이 4월 4일 정식 오픈했다. ‘도구’에서 ‘편집’으로: AI 활...
  5. KB금융, 한국은행과 ‘프로젝트 한강’ 추진 위한 업무협약 체결 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은 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본격적인 ‘프로젝트 한강’ 수행을 위해 한국은행과 ‘디지털화폐 및 예금 토큰 기반 지급결제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이창권 KB금융지주 미래 전략 부문장을 비롯한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차세대 디지털 금융 인...
  6. 구글 클라우드, 제미나이 기반 실시간 중계 서비스 ‘MLB 스카우트 인사이트’ 출시… 스포츠 테크 혁신 주도 구글 클라우드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과 협력해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문적인 해설을 제공하는 ‘MLB 스카우트 인사이트(Scout Insights)’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구글의 최신 AI 모델인 제미나이(Gemini)를 기반으로 구축된 스카우트 인사이트는 최근 시즌 개막에 맞춰 MLB 공식 애플리케이션 내 실시간 중계 ...
  7. 평택시, `안정 커뮤니티광장 조성사업` 준공식 개최 평택시(시장 정장선)는 지난 2일(목)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지원사업으로 추진한 `안정 커뮤니티광장 조성사업` 준공식을 개최했다.당일 준공식에는 평택시장을 비롯해 경기도의회, 평택시의회 및 지역주민 등 90여 명이 참석해 시설 준공을 축하했다.안정 커뮤니티광장은 총사업비 343억 원(국비 181억 원, 시비 162억 원)을 투입해 202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