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김남주 기자] 올 상반기(1-6월) 동안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5% 수준 감소했다.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대외여건이 악화된데다 수출주력품목인 반도체 등이 크게 고전하면서 국제수지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는 217억7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지난 4월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던 7년 만의 적자(-6억6000만달러)를 제외하면 흑자기조를 이어간 셈이다.
그러나 흑자 규모는 전년 동기인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71억3000만달러(24.7%) 감소했다. 반기 기준으로 '유럽 재정위기'를 겪었던 지난 2012년 상반기(96억5000만달러) 이후 7년 만에 최소규모다.
올 6월 경상수지는 63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흑자규모가 10억8000만달러(14.5%) 줄어든 수치다.
6월 중 수출은 15.9%(523억1000만달러→439억9000만달러), 수입은 11.8%(427억7000만달러→377억2000만달러) 각각 감소했다. 수출이 수입보다 많이 줄어 상품수지가 악화한 것이다.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든 건 상품수지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수출과 수입의 격차를 의미하는 상품수지는 370억6000만달러로 1년 전(524억8000만달러)에 비해 29.3% 감소했다. 이는 2013년 상반기(337억3000만달러) 이후 최소 수준이다.
한은은 "수출액과 수입액을 비교한 상품수지 흑자가 지난해 6월 95억4000만달러에서 올해 6월 62억7000만달러로 줄어든 게 경상흑자 감소의 원인"이라면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반도체·석유류 단가 하락, 대(對)중국 수출 부진이 수출 감소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6월 서비스수지는 20억9000만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 대비 적자 규모가 줄었다. 본원소득수지는 27억7000만달러로 흑자폭이 확대됐다. 이전소득수지는 5억7000만달러 적자다.
상반기 서비스수지는 123억5000만달러 적자로, 2016년 하반기(-95억5000만달러) 이후 최소 적자를 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일본인을 중심으로 입국자 증가세가 지속했고, 우리나라의 출국자 증가율과 여행소비가 둔화하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줄어든 게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